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11가지 징후 - 미국 응급의학 협회
입력:2010-01-31 일 며칠 전에 삼성전자 부사장이 자살을 해서 그런지,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11가지 징후'라는 글이 포털에 보이더라. "오잉~ 내 전공분야(?) 글이 떳구나~ㅋㅋㅋ"라는 반가운(?) 마음과 함께 "대체 어떤 내용일까?"라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어 보고 그 감상문(?)을 이렇게 적고 있다.ㅎ 사실, 나는 이런 류의 글을 볼 때 웃음이 나오는 사람이다.---다른 사람은 어떤 기분이 들까나? 나랑은 관계없는 남의 불행을 본다는 생각에 재미가 느껴질까? 아니면 혹시나 나도 해당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느껴질까나?---내 전공분야의 글을 본다는 사실에 너무나 기뻐서 웃음이 나오는 걸까? 아니다, 저 웃음은 빈정거림이 많이 베인 웃음인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저 미국 의사 집단이 자살에 관해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기에 저런 11개의 징후를 도출해 냈겠지만, "저 사람들이 자살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알고, 생각해 보면 얼마나 생각해 봤겠냐?"싶어 나는 좀 회의적인 생각이 들어 이렇게 빈정거림이 많이 베인 웃음이 나오는 거다. 저 사람들이 직업적으로 자살을 많이 경험해 봤다고 한들, 그건 자신들이랑 상관없는 타인의 자살이지 자신의 자살이 아니지 않냐? 그러니, 타인의 자살에 관해선 자기들이 비록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들 그건 남의 일에 관해서 일 뿐이지 자신의 자살이라는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본질적 자살에 관해선 자기들도 초보자일 수 밖에 없을게다. 이러니 나는 그 방면에 관한한 누구보다도 깊게 오래 섭렵한 전문가(?)이니 아무리 쟤네들이 저명한 자살 상담 전문가라고 한들 최소한 내 앞에서는 자살에 대해 많이 안다고 우쭐댈 순 없을거라는 이 자가 당착적인 뿌듯함이 내게서 샘솟을 수 밖에... 푸하하~ 이건 내가 생각해도 정말 어이없는 생각이지만 나의 이런 생각은 어쩔 수 없도다. 그렇게 심하게 근거없는 얘기는 아니고, 저런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의식이 내 행동에 별다른 부정적 영향을 안 줄 뿐만 아니라 저런 투지(?)가 나의 얼마남아 있지 않은 최소한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역할도 하니 나는 저 투지를 귀하게 여길 수 밖에 없는거다.
"자살이 두려워서 그걸 제압해 내기 위한 반동형성이 저런 어이없는 생각을 만들어 내고 있나?"싶은데 그건 아닌 것 같고, 나는 저 전문가들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얘기하는 저 징후가 적용되는 단계를 완전히 뛰어 넘은 사람이라는 자신감(?), 교만함(?), 충만감(?)때문에 저런 생각이 드는거지 싶다. 이건 죽음, 자살을 두려워 하는 내 자신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대의 허세일 수도 있기에 진짜로 죽을 때가 내 앞에 도래해도, 이런 생각이 유지될런지, 안 될런지 지금 단정한다는 건 완전 개소리에 지나지 않는 거다. 그러니 저건 내가 내 삶에 대해 가지는 궁극의 호기심 중의 하나가 될 수 밖에 없고 죽을 때가 되면 저건 분명히 알게 될 것이라는 '어떤 궁극의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궁극의 지적호기심을 풀려면
맨정신으로 죽어야 한다ㅋㅋㅋ 각설하고, 나는 이제 충만감을 느낄 수 있는 상태로 자살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 같아---내 관점에선, 이건 자살예비자가 이를 수 있는 최고 단계가 아닌가 싶다. 자살예비자는 자살을 안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충만감, 기쁜 마음을 가진 채 자살하는 게 더 높은 목표라고 할 수 있을테니까---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자살해도 그리 아쉬울 것 없고, 안 하고 있어도 역시나 아쉬울 것 없는 단계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사실 저 얘긴 괜히 우쭐거리픈 생각에 지껄인 개소리고,ㅋㅋㅋ 당연히 후자가 좋긴 좋다. 자살 안하고 살아 있으니, 예전에는 부정으로 정리돼 있었던 게 지금은 긍정으로 전환되는 게 있어 그 고급스러운 쾌감이 좋고, 깨달아 지는 것도 많으니 말이다. 하여튼, 일체유심조 즉 받아들이는 자의 자세에 달린 거라고 내 주위를 둘러싼 상황은 그리 안 변했는데도, 나이가 들고 거친 젊음도 떨어져 나가고---나는 내게는 별 의미가 없었던 이 거친 기질의 젊음이 정말로 고통스러웠었다. 젊음이 고통스러웠으니 역설적으로 나이듦의 미덕을 이렇게 열렬하게 느끼고 있는 것일테고...--- 미성숙한 의식도 성숙해지는 식으로 사람의 의식도 농익어가는 것 같다. 이러니, 예전에는 부정적으로 느껴졌었던 게 지금은 "꼭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니구나." "내 생각이 짧았었건 거구나"라는 식으로 좋은 깨달음이 느껴지는 게 어이가 없고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까지 하다. 삶에는 자기가 예상못한 이런 우발적인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에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소멸시키는 어리석음을 범해선 안되는 건가?라는 생각까지 든다.(물론, 자살이 궁극의 좋은 선택이라는 충만, 감사함의 자살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살을 해야하는 게 맞다.) 하지만, 나는 부정이 긍정으로 전환되는 경우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 우발적인 변수가 '퇴행'이라는 형태로 삶에 발생하게 되면, 나와는 반대의 경우로, 즉 긍정, 행복이 부정, 불행으로 바뀔 수도 있을 게다. 그러니 사람은 현재의 좋음에 너무 취하지 말고, 겸허할 수 있으면 겸허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야 되는거지 싶다. 이게 도덕적이고 윤리적이고, 사회에 도움이 되니 그렇게 살라는 의미는 아니고, 자신의 삶에 가장 피해가 덜한 방법, 즉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가장 이익이 되는 삶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자, 넋두리 그만하고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11가지 징후' 본 글 시작이다. ① 이유 없이 우울하거나 슬퍼진다. 그리고 이 비루하고 우울한 삶에 이제 상당히 적응되어서, 우울하고 슬픈 상태가 삶의 기본치로 설정된 것 같으니, 이제 이 상황보다 더 추락할 확률보다는 상승해서 행복을 느낄 확률이 월등히 높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기도 하고...ㅋㅋㅋ ② 삶의 의욕이 사라져 무엇을 해도 기쁨이나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 이렇게 우울하고 슬픈 게 기본치가 되었다 보니 거짓말 좀 보태, 아침에 일어나도 오늘도 후회없는 보람찬 하루를 보내자는 의욕이 불현듯 솟는다.(물론, 늘 그런 건 아니다.) 농사꾼이 새벽녘에 일어나 오늘도 보람차게 농사지으러 가는 기분, 땅과 투쟁하러가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아마도 이건 희망이라는 상승욕구를 억제한 채로 오래 버텨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게 아닐까?싶다. ③ 최근들어 부쩍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리고 벽이랑 대화하는 기술을 익혀놓으면 언제나 대화 상대가 있는 것이 돼 외로움과는 영원한 이별이 되는 것일텐데,(혹은 외로움에 대한 건설적 수용이 되던가.) 이 얼마나 좋은 것인가? 나는 세상의 온갖 것들이 지금 내게 "저희에게 관심을 가져 주세요"하는 단계라(정신분열의 초기 단계같기도.ㅋㅋㅋ) 이미 저 단계에 와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④ 자살에 소용되는 약물에 대한 정보가 궁금해진다. ⑤ 갑자기 명랑해지거나 돌연 우울한 느낌이
드는 등 감정의 기복이 크다. 그래서 남에게 저런 말을 표현할 수 있는 상황, 아니 옆에 사람이 없어도 혼잣말이라도 저런 말이 나오는 상황이면 오히려 그 상황은 행복한 것일 수도 있는 거다. 이런 단계에선 감정의 기복이 있을 리가 없다. 물리학에 절대0도란 게 있듯이, 저건 의식이 떨어질 수 있는 최저의 단계에 착 달라 붙은 상태라고 해야 할테니 말이다.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수많은 것들을 놔두고 결코 만나선 안 되는 저런 최저 수준의 차원을 경험하는 것처럼 불쌍한 사람이 또 없으리라.(링크: 접해선 안되는 무저갱의 그늘과 접하다) 그 경험을 한다는 것은 그게 선사하는 어쩔 수 없는 황량함, 무기력함에 모든 의식이 해체돼 버려. 그동안 자기가 쌓아 왔었던 모든 것이 붕괴되는 경험을 하는것이니 말이다. 나도 그걸 겪었긴 한데, 나는 그래도 그 바닥에서도 어느 정도 나를 건사해 낸 것 같아서 내 자신에게 고마울뿐이다. 아마도, 유영철같은 희대의 사이코패스도 저 단계에 들어 가는 경험을 했었었기에 사람이 그렇게 변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싶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절대0도 차원의 초라함이 유영철을 그렇게 괴물로 만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이다. 나 역시도 이런 초라함이 '지기는 싫다'라는 최소한의 투지로 발현되었다는 게 유영철과 다르다면 다른거고.(무저갱의 절망에 의도적으로 학습한 무기력으로 대응하는 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닌거다.ㅋㅋㅋ) 만일 이런 미약한 투지라도 발현되지 않았었다면 그냥 공허에 빠져 자살하지 않았을상 싶다. 자살이라는 자신의 죽음이 아니라 유영철처럼 반사회적인 방향으로 발현되었다면 나도 정남규같은 유영철 아류가 되지 않았을거라고 감히 장담 못한다. 유영철은 자기관리 등등 여러 면에서 난 놈이기에, 난 그 정도 차원의 사이코패스는 되지 못 하리라. 돼봤자 정남규같은 유영철 아류나 되지. 정남규는 유영철을 넘어 서려 했었지만 아류니까 교도소에서 자살한 것일테고. 물론, 자살한 게 정남규가 유영철보다 우등한 인간임을 방증하는 걸 수도 있긴 하다. 본론으로 원위치. 나는 감정의 기복이 그리 크지 않으니 저 항목 역시도 내게 해당안된다고 해야겠다. 희망을 접고서 절망, 우울, 무기력을 생활화한 덕에 얻은 혜택이자 축복이다. 지금은 그냥 은은한 행복감이 느껴져서 이게 대단히 감사하고 좋을 뿐이다. 웃기는 건, 요즘 들어서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라는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황당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는 거다. 최고 단계의 자기최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일 확률도 무척 높다.ㅋㅋㅋ 저 생각을 계속 밀고 나갈까?싶은데, 그러다 보면 상병신의 길로 빠지게 되는 게 아닌가?싶어 조심조심 대응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내가 살아갈 방법 중에 저 길이 제일 싸게 치이는 법이라는 자각이 들면 저 방법으로 계속 밀고 갈 수 밖에 없으리라. 내 스스로의 종교를, 자기최면이 만들어 낸 스스로의 종교치고는 그리 저급하지 않은 꽤 고급의 종교를 창안해 낸건데 내가 그걸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⑥ 남의 사소한 실수에 버럭 화를 내는 등 감정을
주체못한다. 사실, 나이가 들다 보니 화를 낸다고 한들 내가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다는 게 느껴져 화를 예전보다 더욱 더 안 내게 된다. 옛날에는 몰랐었는데, 나이들고 보니 화를 안 내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제야 이해하게 됐다. 이것 역시도 자살안하고 살아있는 것의 묘한 재미다.ㅋ 어쨋거나 무서운 놈들인거다. 나는 이제야 느끼는 걸 저 인간들은 젊었을 적부터 삶의 저런 생존술을 익히고 있었다는말이 되는 거니... ⑦ 식습관이나 수면, 표정, 행동 등이 이전과는
달라졌다. 그래서 나는 만일 암선고를 받으면 집에다가는 암 얘기를 안 하고 가출해서 지리산같은 첩첩산중에 가서 자살하게 될 것 같다. 자식이 암선고받아 집에 부담끼치기 싫어 자살했다는 것을 부모가 아는 것이 싫고, 암선고 받았다는 걸 안 알리고 그냥 자살하게 되면 자살이라는 걸로 부모얼굴에 똥칠하는 격이 되니 이것 역시도 곤란하다. 그래서 실제로는 자살했을지라도 서류상으로는 집 나간 상태로라도 존재해 있는 게 그나마 효도하는 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삶이라... 참 그렇다.ㅋㅋㅋ ⑧ 난폭운전을 하거나 불법약을 복용한다. 불법약이라고라? 이건 돈이 있는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얘기지, 내겐 해당 안되는 얘기다. 내같은 경제적 무능력자가 불법약을 복용한다는 것은 내 상식으로는 정말 상병신 중의 상병신이나 할 법한 행위인데 내가 할리가 없다. 그리고 정신적인 걸 약에 의지한다는 건 내 자존심이 도저히 용납치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이렇게 나약하고 의존적인 삶의 태도를 가질 것 같으면 그냥 나가서 뒈지는 게 더 가치있는 거라고 보니까. 가난하다는 게 복이 될 수 있는 게 바로 이런 경우다. 가난해서 어떤 안 좋은 걸 저지를 잉여의 힘이 없다는 거... 강간도 여자를 제압할 수 있는 힘이, 상대의 거부, 저항을 뚫고 자신의 쾌감을 느끼겠다는 의지, 그리고 그 일을 저지르고서 도망갈 힘이 있으니 저지를 수 있는 거기 때문이다. 즉, 강간범등 대부분의 범죄자들은 자신에게 상대의 의도를 압도하고서 자신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잉여의 힘이 있었다는 게 근원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알 수 없지만 병신, 장애인에게는 이런 깊은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는.ㅋㅋㅋ ⑨ 갑자기 침착해진다. ⑩ 학교생활, 인간관계, 직장생활, 이혼, 재정적
문제 등 삶에서 위기를 느낀다. 나는 사람이 한 번은 겪기 마련인 절대고독, 절대박탈 단계(가장 대표적인 게 휠체어 장애인같은 치명적인 후천적 장애인이 되는거다.)를 거친 사람이라 "너무나 외로워 못 살겠다"고 말하는 사람을 보면 자기가 정말로 편한 상태에서 살아 온 사람, 혹은 '중증의 타인의존증 상태'에 있는 사람이라고밖에 안 느껴지더구만.
나는 이렇게 평생 내 혼자 사는 게 내 존엄성이 가장 덜 훼손되는 거라는 걸 자각한 사람이라, 삶의 태도가 다른 사람과는 이렇게 다를 수 밖에 없도다.ㅋㅋㅋ 이런 삶의 태도가 불행인지? 행복인지?는 내 하기에 달린 거니 나름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의무가 있는거다.ㅋㅋㅋ ⑪ 자살과 관련된 책에 흥미를 느낀다.
내보다 자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이깢 초보자들이 전문가인냥 행세하면서 읊어놓은 자살관련 내용을 읽는 재미란, 대졸자가 고교 입학식에 참석한 고교 신입생을 보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푸하하~ 마음같아선 유치원 입학식에 부모와 함께온 유치원생을 보는 기분이라고 하고 싶지만, 이렇게 과도하게 우쭐거리기 뭣해서 고등학생으로 많이 격상시켰다.ㅋㅋㅋ 하여튼, 이 놈의 우쭐거리고픈 욕구는 주체가 안되는구나. 특히나 화두가 자살관련 내용이라면... 그런데, 자살 전문가들은 자살예비자들이 자살에 대한 동경, 동화하고픈 욕구를 우려해 이 항목을 넣은 것 같은데, 나는 그런 게 아니라 "이런 책들은 어떤 차원에서 어느 수준으로 자살 얘기를 하는걸까?"라는 단순 호기심의 차원에서 책을 보는 거니 나는 해당 안된다고 해야 하리라. 결론 내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해낸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11가지 징후'를 도출해낸 미국 응급의학 협회, 당신들이 아무리 그래봤자, 자신의 자살에는 영원한 초보자일 수 밖에 없겠지만, 어쨋든 타인의 자살에 대해서는 전문가임은 나도 인정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