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철 모르는 어릴 적에 하는 게 가장 나을듯.

입력:2010-08-19 목

자살에 대한 3개의 글이다. 원래 개별적인 글 3개가 되어야 하는데 '자살'이라는 낱말이 제목에 들어있는 글이 떡~하니 3개나 된다는 거... 이거는 미관상(?)으로도 안 좋고, 인간 궁극의 지적 허영, 허세로 느껴질까봐 이렇게 하나의 글에 넣었다.

주제1:자살은 몇 살 때 하는 게 좋을까?

주제2:자살은 철 모르는 어릴 적에 하는 게 가장 좋다

주제3:자살은 언제적부터 가능할까?

며칠 전에 재밌는(?) 뉴스가 떴다. 학생 자살자 수에 대한 뉴스였다. 링크~ 지금 열심히 붙잡고 있는 글이 제대로 마무리가 안 돼 끙끙~거리고 있던 차에, 저 뉴스에 자극을 받았기에 적고 있던 글은 잠시 제껴놓고 이 글을 먼저 적게 됐다. 이 내용은 늘 내 머리에 있어 왔었던 거고 글로서도 어느 정도 적어 놨었던 내용이라, 언젠가 손쉽게 완성시켰을 글인데 저 뉴스가 그 글을 지금 완성시키게 했다고 해야 겠다.
 

저 뉴스에 나온 자살자 수를 차트로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참, 친절도 하시지.ㅋㅋㅋ


2006년도에는 자살자 수가 줄어든 게 국가적으로 무슨 좋은 사건이 있었나??? 2009년도에는 노무현을 비롯해 자살한 유명인이 좀 있었으니 많이 늘어날 만도 하고... 

학생 자살사 주는 어른 자살수에 견주면 정말로 미미한 수준이다. 7~18세의 자살자 수와 18~90세의 자살자 수 비교라고도 할 수 있겠다. 7~18세지만 학생이 아닌 상태에서 자살하는 이는 18~90세쪽의 데이터에 포함될 것 같다. 다른 애들은 저 나이에 학생 상태로 존재하는데, 학생은 커녕, 자살로 일반인 자살자로 취급되면 기분이 그리 좋을 것 같진 않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소속감이 정말로 중요한 개체니까. 물론, 자기가 선택해서 학생이 아닌 그런 일반인의 상태가 된 거라면 당연히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하는 거다.

미성년이지만 학생이 아닌 상태로 존재하는 애는 자살을 해도 저 통계에 잡히지 않으리라. 고로 그나마 통계로도 잡히는 영광아닌 영광을 누리는 저 학생 자살자들은 꽤나 양호(?)한 거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저 자살이유 항목이 어느 정도로 정확한 것일까? 『가정불화ㆍ가정문제』, 『신체결함ㆍ 질병』이 『우울증, 비관』의 원인이 될 수도 있을텐데, 저런 분류가 과연 어느 정도의 합리성을 띄고 있을까나?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역시 나는 할 일이 없는 인간이도다~

어쨋거나 나도 저 목록에 유효 데이터로서 들어갈 뻔한 인생이었는데, 안 들어가서 다행이다 싶다. 쩝, 이런 류의 기쁨이 느껴지는 인생이라니... 확실히 자살 고뇌는 인생을 걸고서라도 한 번 해볼만한 것일듯. 아니, 할 일없는 놈은 꼭 해야 할 일이라고 해야겠다. 특히나 게으른 사람은 더 그렇다. 내가 지향하는, 삶을 좋게 마무리하겠다는 의미의 자살이나 좀 예외지, 신문, 방송 등에 등장하는 일반적인(?) 자살은 게으른 사람이 하는 거기 때문이다.(쩝, 결판이 나봐야 알겠지만  "삶을 좋게 마무리하겠다는 의미의 자살" 가능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이 사실 자체가 아주 기분이 좋다.)

자살은 게으른 인간들이 하는 것...
"내가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나?"싶긴 하지만, 게으르고 과대 희망을 가진 인간이 범죄자가 되는 경우가 많듯이---"나는 죄를 범해도 안 잡힐거야~"같은 과대 희망이 또 있겠는가?---나는 일반적인 자살자 역시도 범죄자와 비슷한 범주에 드는 거라고 본다. 둘 다 희망이 공급하는 달콤함, 쾌락에만 과잉으로 정신이 팔려 희망의 이면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잘못을 저지른 거니까.

저런 생각은 타인이 아닌 자신의 자살의식을 정말 오랫동안 상대해 온 내같은 사람, 즉 절망이 삶의 기본값으로 설정되고서 희망의 이면까지 바라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이다. 고로 내가 아닌 사람으로부터 공감받거나 이해되리란 걸 기대하진 않는다. 이런 사고가 가능한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을테니까.(링크: 희망의 이면성)

본론으로 원위치한다. 내가 학생 때 자살했었으면 기록되었을상 싶은 자살 이유인 '신체결함, 질병'으로 자살하는 애는 고작 3%밖에 안된다. 이 세상이, 이 나라가 참 좋은 곳이라는 증거다. 요즘 세상은 태아 기형검사로, 애가 태어나기 전부터 자신의 삶에 장애라는 조건이 개입되는 걸 걸러낼 수 있고, 태어나서도 웬만한 대형사고가 아닌한 장애인이 되는 걸 방지할 수 있는 좋은 세상이 아니던가? 이렇게나 좋은 세상을 이룩해 놓은 과학기술, 특히 의술의 발전에 대해선 정말 칭송 안 할래야 안할 수가 없다.(사람의 욕심때문에 세상이 망가지지만, 사람의 욕심이 저런 긍정적인 업적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 거다.)

자신의 무능력한 존재상태와 안 어울리는 과도한 요구사항, 비판력을 갖고 있으면,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피곤해 진다. 세상에는 이런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한 진리를 몰라, 스스로 파 놓은 불행의 구덩이에서 못 빠져 나오는 사람이 많더구만.(이건 나에게 하는 얘기이기도 하다.ㅋㅋㅋ 내가 읊은 얘기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새겨 들어야 할 주옥같은 말이기도 하니 나 역시도 경청하고 있을 뿐...ㅋㅋㅋ)

젊음은 자신의 열등함을 인정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시절.ㅋㅋㅋ
그런데 젊으면 젊을 수록 저런 불행의 구덩이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게 문제다. 젊으면 젊을수록 자신의 열등함을 인정한다는 게 그만큼이나 힘든 거니까. 내 경험을 비춰 봐도 젊으면 젊을 수록 저럴 수 밖에 없기에 자신의 근본문제가 열등감에 기인하는 건데, 그걸 인정할 그릇이 못돼 계속 엉뚱한 곳에다 헛발질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게 젊음의 특권이자 약점인데, 젊기에 저렇게 헛지랄을 해도 그렇게 비판을 받을 것은 아니리라. 물론, 그렇다고 무작정 저렇게 헛지랄만 하고 있어도 괜찮다는 얘기는 아니고.

대부분의 인간들이 젊음을 힘들게 겪겠지만, 아마도 이 열등함과 연관돼 있는 힘듦을 내만큼이나 뼈저리게 겪은 놈이 또 없을 거다. 지금은 저런 힘듦은 내같이 정상인계와 장애인계 이 양계에 발을 딛고 있는 자가, 당연히 겪을 수 밖에 없는 막대한 성장통이었다는 걸 지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게 다행일뿐. 저런 막대한 성장통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혜택을 누리고 있는 거니, 지금은 저 성장통에 대해 지극히 감사한 마음까지 생겨나 버렸다. 보통인은 성능이 떨어지는 싱글코어인데, 나는 성능이 우수한 듀얼코어인 느낌.ㅋㅋㅋ

어쨋거나 지금이야 이 상태에 이르러 다행이지만, 열등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즉 넓은 관점에서 보면, 내면을 본다는 게 그렇게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거라는 말이 되겠다.

자기 내면을 본다는 건 정말로 위험한 일
사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봤다가 좋은 것, 근사한 것을 발견하면 그나마 다행이긴 한데, 어느 구석에 짱박힌 채로 쪼그라들어, 억압돼 있는 자아의 근원적인 초라함, 열등함을 발견하게 되면 뇌는 너무나 놀라서 지랄발광을 할 수 밖에 없다.(자신의 초라함이 유발시키기 마련인 인간의 이런 지랄발광에 대해 궁금하면 묻지마 살인미수범이 된 어느 명문대 졸업생이 글을 읽어 보도록. 아, 저 글 2부를 빨리 완성시켜야 하는데, 잘 안된다.)

비유를 들자면 어느 가난한 아버지가 자기 애에게 나이키 신발을 사주겠다고 해서, 그 애가 "나도 드디어 유명 메이커 신발을 신게 됐다~ 이 지긋지긋한 궁핍, 가난의 티를 좀 벗어날 수 있겠네~"라면서 무척 들떠 있었는데, 나중에 퇴근 길 아버지 손에 들린 신발은 NIKE가 아니라 NICE인 걸 확인했을 때에 발생하는 실망, 분노와 비슷한 게 아닐까?싶다.

더 센 비유도 가능하리라. 정서적, 경제적, 성적 충만감같은 "충만감 3종 세트"를 다 제공해 주는 근사한 애인때문에 삶의 의미를 느낀 여자가 결국 그 남자와 결혼을 했다. 그런데 연애 때의 모습과 너무나 다른 남자의 모습, 혹은 연애 때에는 숨겨져 왔었던 남자의 참 모습을 결혼 후에 확인했을 때 느낄 법한 황량함, 분노같은 거라고.

사실, 저 상황의 저 여자는 답 없다. 자기가 남자를 제대로 보는 눈이 없었다, "결혼=연애와 별 다르지 않는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에 대한 대가를 치뤄야 하겠구나라는 현실인식과 함께 환골탈태의 각오를 하고 그 상황을 받아 들이지 않는 한에는. 이혼이라는 확실한 다른 답도 있긴 하지만 이혼은 능력있는 사람 만이 할 수 있는 거고, 모든 걸 남자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정신체계를 가진 저런 여자에게 그런 능력이 있을리는 만무할테니까.

이렇게 외부계에 의존해 획득하는 기쁨은 언젠가는 깨지는 날이 온다고 보는 게 좋을게다. 물론 "내게는 좋은 날만 있고, 그런 날은 다른 사람에게나 있는 얘기야~"라는 희망이 주는 달콤함이 너무나 쾌락적이라 저기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이 잘 없다는 게 문제고....(죄송합니다. 항상 이런 칙칙한 부분만을 찝어내서.ㅋㅋㅋ)

요즘같은 무한 경쟁사회에서 "자신을 내면을 바라 보는 여유를 가져라"는 격언을 말하는 사람들이 보이던데, 내면을 보는 건 이렇게나 위험할 수 있는 거다. 내면에 뭐가 들어 있을지는 그 안을 들여다 보기 전에는 모르기 때문이다. 엄청난 충격이 올 수도 있다. 그 충격에 놀란 뇌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다. 예측 불가능한 미지의 위험세계라고 해야...

사람이 내면보단 외면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래서, 사람은 내면보다는 외면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것일게다. 내면을 본다는 것의 위험성 관점뿐만 아니라 진화의 법칙 관점에서도, 내면보다는 외면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생존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니까.

우리가 원시인이라고 가정해 보자. 자연계에서 어떤 짐승과 맞닥뜨렸다. 제일 먼저 알아야 할 앎은 "저 놈이 나를 잡아먹을 수 있는 포식자인가? 그 반대로 내가 쟤를 잡아먹을 수 있는 포식자인가?"를 제대로 판단하는 거다. 내가 음식이 되느냐, 쟤가 음식이 되느냐, 즉 이렇게 죽음과 쾌락을 가를 수 있는 판단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외면이 주는 정보일 수 밖에 없다.

이뿐만 아니라, 종족 번식의 입장에서도 자기 유전자가 질좋은 우수한 상대의 유전자와 섞여 지려면(이래야 우수한 종이 태어나 자연계에서 살아 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외면이 주는 정보를 근거로 우등한 상대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이걸 봐도 생명체는 본능적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정보에 집착할 수 밖에 없다고 해야.

이래서 진화의 대법칙이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은 "눈에 보이는 현상적인 앎에 취중하는 게 네게 가장 크고 중대한 이익이니, 생명체인 주제에 쓸데없이 그 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고 하지 마라"일 수도 있으리라. 인간을 포함해서 지금 살아 남은 짐승들은 진화법칙이 선사하는 저런 가르침을 충실하게 따랐기에 여전히 살아 남아 번식하면서, 생존 본능의 결과물인 종의 영속성을 충실하게 계속 이행하고 있는 거 아니겠는가?

그나마 인간은 진화의 경쟁 속에서 다른 짐승들을 제치고 1등을 해, 모든 짐승들을 내려다 보는 위치에 올랐으니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면의 가치 어쩌고 저쩌고 하는 사치, 일탈까지 누리고 있는 거라고 해야. 진화의 대법칙이 인간에게 적용시켜온 본능과는 안 어울리는 거다. "인간은 이렇게 모든 짐승들보다 가장 우수한 엘리트 종으로 존재하니 이런 호사를 누리고 있는 거다"라고도 표현할 수 있으리라.

엘리트로 존재하는 게 이렇게나 좋다는 것을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그것도 그냥 본능적으로가 아니라 종(種) 차원에서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으니 다들 남보다 뛰어난 엘리트가 되려고 하는게 아닐까? 타인들보다 열등해지면 그렇게 모멸적이고 치욕적인 느낌이 들어 못 견뎌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일테고.

▶ 주제1:자살은 몇 살 때 하는 게 좋을까?
참내, 이런 글도 적는구나.ㅋㅋㅋ 참, 풍요로운 삶이로다. 이런 내용까지 지적 유희거리로 삼을 수 있다는 게...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나는 국민학교 5학년때부터 "이런 병신몸으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지?"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나'라는 구체적 자아가 생김과 동시에 자살의식같은 인간은 정말로 꺼려하기 마련인 절망성격의 의식과 함께 성장해 왔었다는 의미가 된다.

5학년 이전에는 이 병때문에 "시발, 좆같네" 정도의 의식뿐이었는데, 5학년에 들어선 비로소 저 시발, 좆같네의 의식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소멸로 확대 성장(?)한 셈이지 싶다.(확실히 기분이 좋으니 글에서도 욕이 늘어난다. 이게 원래 내 본 모습이었는데, 그동안 글에서도 이런 욕을 너무나 억압하고 있었다.)

저건 아마도 어린 애에게 있어 인간 최강급의 트라우마, 즉 정신적 상처이리라. 빼도 박도 못하는 순정(?) 장애인이었으면 애초에 자살을 하던가, 자살에 대한 의식을 완전히 억압하고 생존력을 강화시켜 나가던가, 이 두개의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 하지만 나는 내가 노력을 하면 나의 장애인성을 어느 정도 은폐(?)시킬 수 있었기에 자살에 대한 생각을 그리 과하게 억압할 필요없이 평생을 가지고 올 수 있었던거리라.

"나=병신"임이 탄로나지 않도록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개좆같았는데, 자살의식이라는 이성으로는 도저히 해석이 안되는 것까지 상대하다 보니 내 의식은 그 어떤 사람보다도 불안한 상태일 수 밖에 없었으리라. 어쨋든 이걸 잘 버텨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이런 불안정한 의식상태가 내 의식이 지금의 상태로 성장할 수 있게 한 자양분이었던 것 같다. 모든 생명체는 불안하면 그 불안을 해결, 혹은 완화하기 위해 뭔가를 치열하게 할 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지.

그 뭔가를 하다가 성취를 이끌어 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골로 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골로 갈 뻔 했다가 가까스로 전자 쪽에 끼인 사람인 것 같다. 푸하하~ 이 뿌듯함이란~ 지금의 이 뿌듯한 느낌은 미치거나 칼부림을 하거나 자살하거나 하는 식으로 중도 탈락 안하고 버텨낸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성취라고 해야 겠다.

치욕감, 모멸감때문에 타인을 죽이고픈 욕구
이런 뿌듯함만 있으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장애인성이 탄로나는 경우도 없진 않았는데 그 때 느꼈었던  치욕감, 모욕감은 정말 엄청난 것이었다. 타인을 죽여서 해결되는 거라면 그렇게 했을거다. 능력이 안 돼서 못했고---나는 내 자신의 악을 느꼈기에 자신을 착한 사람이라고 미화하지도 않고 유영철같은 사이코패스로 지칭되는 인간을 욕하지도 않는다---타인을 죽인다고 문제의 본질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상식적인 이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기에 저런 행위를 자제했던 것 뿐이다.(미치는 게 당연한 상황에서 충동성에 안 휩쓸리고 이성적인 태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사람의 진정한 능력에 해당되지 않을까?)

숨기고 싶은 장애인성이 탄로나면서 받았었던, 너무나 치욕적이면서 강렬한 감정들은 고스란히 정신적 상처가 돼 내 의식 속에 박혀 버렸지 싶다. "나=병신"이라는 기본적인 삶의 조건이 그러하니 저런 상처는 당연한 거고, 저건 이 세상의 그 어느 누구도 해결해 주지 못한다. 고로 죽지 아니한 이상, 자살 안한 이상 버텨낼 수 밖에 없어 버텨낸 것일 뿐이고 병신과(科), 장애인과(科)는 다 겪어야 할 험난한 과정이다.

삶의 조건이 이렇게 뭐같았으니 국민학교 5학년때부터 구체적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지 않겠는가?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저 자살의식은 이 뭐같은 삶에 대한 일종의 피난처였었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깨달음이 든다.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을 정말 세게 할 수 밖에 없는데, 생각을 이렇게 세게 하는 쪽으로 뇌를 돌리다 보면 이런 깨달음을 종종 얻을 때가 있다. 이건 글쓰기라는 고도의 지적 노동없이 단순히 생각만 하는 걸로는 결코 얻기 힘든 수확물일듯.(글쓰기를 통해 얻게 되는 이런 깨달음이 좋긴 한데 지금 상태는 기본적으로 편하니까, 글이 정말 진도가 안 나간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종교 혹은 유희, 관계를 비루한 일상에 대한 안식처, 피난처로 가지기 마련일텐데, 나는 자살의식을 우울한 삶에 대한 피난처로 살아온 놈이 되는 거다. 이래서 나는 자신의 자살에 관한한 누구보다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륜을 갖춘 사람이 되는거다.

자살에 대해 정신과 의사를 까 보자~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정신과 의사들이 떠오른다. 특히 자살에 대해 얘기하는 정신과 의사들이 떠오른다. 정신과 의사들도 타인의 자살에 대한 전문가가 될 순 있을지언정, 자신의 자살, 우울, 칙칙함에 관한한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어린 애 상태인 게 아닐까나? 물론 일반인보단 좀 더 좋은 대처능력이 있긴 하겠지만 그 자살이 타인이 아니라 자기에게로 다가오면 전문가라는 엘리트 의식, 체면 의식때문에 그들의 대처능력은 일반인보다 오히려 떨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푸하하~ 이렇게 나는 감히~ 정신과 의사를 까고 있는거다. 그들을 깜으로써 내 자신에 대한 자긍심은 더욱 높아져 간다.(이런 자긍심이 있을 수 있다는 게 내가 생각해도, 좀 어이가 없긴 하다.) 감히 저건 내가 내 정신관리(?)를 위해 심리학, 정신의학 관련 책을 나름 두루 섭렵한 결과로 얻은 앎의 혜택이다. 푸하하~ 앎이 주는 쾌락에 내만큼이나 심취한 인간이 잘 없으리라~ 비루한 삶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같이 감각차단실험을 실시할 수 있었던 자만이 오를 수 있는 경지다~ 이건 감히 내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내가 보기에, 실체가 없기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일 수 밖에 없는 정신의 특성을 긍정적으로 이용하는 게 바로 정신의학이더라. 좀 삐대하게 말하면 환자를 살살 꼬셔서 그 이론을 믿게 만드는 게 이른바 정신의학의 본질이다.

다루는 분야가 실체가 없는 정신이니까 "꼬셔서 사람을 치료한다"가 가능한 거다. 저런 거에라도 의지해서 자신의 정신적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인간들의 어리석음, 나약함, 내면보기의 어려움이란~ 이런 면에선 나는 사실상 세계최강급의 인간이니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거도다~ㅋㅋㅋ

관조의식의 등장
병신새끼, 지랄염병을 하고 있다. 얼마나 초라하고 나약한 인간이길레 이런 생각이 가능할까나? 하지만 저 말의 사실성도 엄청 높은 건 분명하다. 정신적으로 충분히 강하고 여유로우니까 관조의식같은 실생활에는 쓰잘데기없는 의식도 여분(?)으로 가지는 정신적 사치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니까. 이 글 적다 보니, "두집 살림을 하는 능력되는 남자도 이런 종류의 쾌감을 느끼겠구나~"라는 깨달음이 드네.ㅋㅋㅋ 봐라, 이게 바로 글쓰기같은 고도의 정신노동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쾌감인 거다!

정신과 까는 얘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자살얘기로 원위치한다. 내게 있어 자살의식은 이렇게나 오래된 것이다. 아마도 자살의식이 삶에서 차지한 비율은 세계1등급일테고(국민학교 5학년때 시작된 것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으니) 단순 년수로만 따져도 결코 적은 햇수는 아니다.

그래서 내게는 자살에 대한 생각은, 과자, 빵등을 먹을 때, "아, 맛있네"라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달콤하고 좋았다는 의미가 아니라---아~ 이랬으면 좋으련만...---자살의식에 대한 정서적 친밀감(?), 일상에서의 발생 빈도수의 측면에서 그렇다는거다. 가만 생각해 보면, 자살의식은 내게 있어 일종의 동지애로 맺어진 관계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쩝, 쟤가 내게 도피처를 제공해줬었던 건 분명하니까.

나는 '나'라는 구체적 자아가 생기고 나서부터 내 의식은 저런 상태로 지속됐었다 보니, "자살은 몇살 때 하는 게 가장 나을까?"라는 해괴망측한 화두도 씹어 볼 수 밖에 없었다. 씹다 보니 이런 결론이 나오더라. "자살은 세상 모르고 철없을 때, 즉 어릴 때 하는 게 가장 좋다."라는 결론.(단, 자기 자신에게만 그렇지, 부모, 가족의 입장에선 결코 그렇지 않을게다.)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세상에 대한 앎이 떨어진다. 저건 자기가 세상에 별로 투입한 게 없다는 의미다. 투입한 게 별로 없으니 반대급부로 세상에서 뭘 얻어 내겠다는 마음도 그리 강하지 않을거기에 세상과 이별할 때 회한같은 게 그리 느껴질리가 없지 싶다. 이래서, 나이를 먹는다는 건 아무 생각없이 가뿐하게 자살할 수 있는 기회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는 의미도 될상 싶다.(나이를 먹는다는 건 죽음과는 점점 가까워 지고 있는 상태라는 것은 분명한 거고.)

고로, 성인이란 싫든 좋든 삶이랑 빼도 박도 못할 정도로 너무나 강한 애착관계를 맺은 상태라고 정의내릴 수 있을테고, 이 상태에선 좋은 의미의 자살은 나오기 힘들다고 봐야 하리라. 살아 오면서 자기 나름으로 삶에다가 많은 걸 투입하면서 싫든 좋든 삶을 느껴 버렸기 때문이다. 그 느낀 걸 놔버려야 하는 그 고통은 정말 엄청난 것일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래서, 성인이란, 아무 생각없이 가뿐하게 자살할 기회를 놓쳐버린 애처로운 상태의 사람들이라는 말이 성립되는 거리라. 이렇게 빼도 박도 못하게 삶에 코가 꿰여져 버렸으니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억압한채로 더욱 더 삶에 연연한채로 바둥바둥거리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라 해야.

어차피 빼도 박도 못하게 삶에 코가 꿰여져 버린 거, 쓸데없이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보단 삶에 대해 생각하고 노력하는 게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리라.---극에서 극을 뚫어낸다고, 이런 병신짓에서도 의미를 읽어낸 내같은 부류가 아닌한 죽음에 대한 생각은 병신짓이라고 해야.---후천천 장애인이 된 사람이, 이왕 장애인이 된 거 "아이고, 내 신세야~"같은 신세한탄보다는 삶에 도움이 되는 행위를 하는 게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과 동일한 거다.

음냐, 큰일이다. 요즘에는 일반인의 행태에도 이런 장애인성이 느껴져서 "세상의 모든 인간은 애초에 장애인이었고, 계속해서 장애인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 주제2:자살은 철 모르는 어릴 적에 하는 게 가장 좋다.
몇년 전에 일본에서 어느 초등 애가 자살 소동을 벌여 사회를 좀 시끄럽게 했다고 하더라. 나중에 기자가 걔에게 "왜 그랬냐?" 물어보니, 공부때문에 자신을 달달 볶는 엄마가 미워서, 자살했다가 나중에 집에 와서 엄마를 좀 놀래켜 주려고 그랬단다.

어린 애 다운 발상이지 않은가? 얘는 가출과 자살의 개념을 좀 혼동했지 싶다.---이런 걸 헷갈려 하는 걸 보니 공부잘하는 애는 아닐 듯 하다. 이렇게 공부를 못하니까 모친이 걱정이 되서 니같이 멍청한 애는 공부라도 잘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고 달달 볶았을상 싶은데.---자살은 자신의 존재가 현세에서 사라지는 것이라는 걸 몰랐었단 말이 되겠다.

만일 자살을 한다면 저 나이 때에 저런 의식상태로 자살하는 게 자신에게 가장 좋을게다. 그런데 저 나이대로는 다시는 못 돌아가니, 우리는 저 의식 상태로도 역시 못 돌아간다고 봐야 하고. 삶의 맛을 느껴버린 지금으로서는, 제 아무리 의식적인 노력을 한다고 해도, 자살할 때 "죽는다"는 생각이 안 드는 의식의 상태로 돌아갈 순 없다는 말이 되겠다.

그렇다면 정신박약들은 저런 게 가능할까? 정신박약들은 말그대로 정신박약이니 죽는다는 개념 자체를 생각할 능력이 없는 상태가 아닐까?싶다. 그래서 그들은 죽음이라는 것에 정상인보다 더 태연한 게 아니라 더욱 더 강한 공포를 가지고 있을 듯 하다. 내 추측이 맞다면, 정상박약들은 죽음에 대해 정상인보다 더한 공포를 가지고 있지만, 죽음에 대한 개념자체는 없는 말그대로 병신의 상태인거다. 이래서 정작 죽음이 자기 근처로 오면 정신박약들은 정상인과는 비교가 안되는 정말 엄청난 지랄발광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얘기를 원위치한다. 이렇게 "어릴 적에 별 생각없이 자살을 한다"는 생각을 해 보니, "아, 죽는다는 개념도 없이 자살을 하는 거, 저건 대체 어떤 기분일까나?"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히 자살인데, 당사자가 느끼기로는 자살이 아닌 게 되잖은가?

저건 "술은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아니다" 같은 언어유희성, 대중희롱성의 말이 자신의 삶 종결시에도 적용되는 거라고 해야 하리라. 이런 차원으로 자신을 기만할 수 있는 인간이 있을까나? 생존본능을 속인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이래서 또 진부한 표현을 쓰는데, 싫든 좋든 삶이랑 빼도 박도 못할 정도로 너무나 강한 애착관계를 맺은 성인은 제 아무리 용을 썼다고 한들, 죽는다는 개념없이 자살을 하는 의식에는 절대 이르지 못하는 거리라.(그래서, 나는 충만감, 감사함을 가진 채 죽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고 있는 거다.)

저건 마약의 힘을 빌려도 불가능하리라. 의식을 몽롱하게 만들어 사람을 졸리게 해서 죽게 만드는 독가스같은 화학무기, 즉 국가가 합법적으로 만들어내는 물질을 통해서만 저런 차원의 죽음이 가능할 것 같다.

2002년에 체첸독립투사들이 러시아 국립극장에서 인질사건을 벌였었더랬다. 러시아는 저들의 주장에 굴하지 않고 극장안에 과감하게 저런 독가스를 투입했었는데(공안출신답게 푸틴은 이렇게나 무시무시한 놈인거지.ㅋㅋㅋ) 인질극을 벌였었던 체첸독립투사들은 잠들면서 죽었다더만.

저들은 저 극장 안에서 독가스를 마시면서, 자신이 죽는다는 걸 의식하지 못하고 죽어갔었으리라. 체첸 독립투사들은 행복한 죽음을 맞은 거지 싶다. 푸틴이 이끄는 러시아라는 정말로 거대하고 야만적인 적과 싸우는 체첸의 독립 투사들의 삶은 정말로 괴롭고 고통스러운 것이지 행복함과는 뭔 것 아니었겠는가?

"이성으론 힘들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라"같은 고급스런 자기 최면으로 제 아무리 의식을 꽁꽁 동여맨들, 상대가 상대니만큼 그들의 잠재의식속에는 "아, 저 괴물같은 푸틴이 이끄는 러시아랑 싸워서 어떻게 이기나? 정말 때려 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없을리 있겠나? 그러니 저 극장안에서 저렇게 졸면서 죽어간 체첸독립투사는 나름 행복한 죽음을 맞이한 사람일 수 있다고 얘기하는거다. 아~ 자면서 죽는다는 거, 이 얼마나 생의 평화로운 마무리 방법인가?

저 체첸 독립투사들이 겪은 죽음처럼, 자면서 죽는다는 것, 즉 자기가 죽는다는 느낌없이 자아를 최종적으로 내려 놓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생존본능을 가진 생명체가 누릴 수 있는 최대의 좋은 죽음을 누리는거지 싶다.

아, "죽을 때 잘 죽어야한다~"가 내 삶의 가장 확실한 목표이다 보니 늘 이런 생각 밖에 안 하게 된다. 음냐~ 나는 내 자신의 생의 목적에 맞게 이렇게 치열하게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인거다.

▶ 주제3:자살은 언제적 부터 가능할까?
칙칙한 글을 쓴 김에 계속 쓴다. 이 화두 역시도 내가 씹어온 화두 중의 하나인데, 세상에 바라는 게 별로없는 감사함 과잉 모드라 그런지, 이런 화두라도 풍족하게 씹어올 수 있었던 호사에 감사함이 느껴진다. 감사함이 감자캐듯이 계속 나온다고 해야 할까? 으아~ 자살 안하고 삶을 지속시키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감사함을 느껴낼 수 있는 인생이 몇이나 있을까나??? 본론 시작한다.

미취학 연령의 애가 자살했다는 뉴스는 이제껏 본 적이 없다. 신문에 자살 기사가 등장하는 최소 나이는 아마도 초등학교 고학년이 아닐까 싶다.(나도 5학년때부터 자살 생각이 시작됐으니까...) 자살 이유로는 '성적이 안 나와 꾸중듣고 비관해 자살' '오락에 너무 열중이라 부모에게 꾸중듣고 자살' 대충 이런 내용이 나왔었던 것 같다. 요즘에는 기본적으로 잘 살아서인지 '돈 훔치다가 들켜 자살'이란 기사는 없는 것 같다. 부모 입장에선 쪽팔려서 다른 이유를 드는진 알 수 없지만.

주제와는 좀 관계없는 얘기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선 성인이 스스로 돈을 못 만들어 내면, 즉 직업이 없으면 정상적인 사회인의 대열에서 이탈되어 사실상의 은둔형 외톨이가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특히 남자는 더욱 더 그렇다. 여자는 외모라도 반반하면 그 외모를 무기삼아 자신을 구원해줄 남자라도 기다릴 수 있으니까.) 사람들이 이걸 스스로도 느끼기 때문에 취업에 더욱 더 매달리고, 그게 안되면 괴로워 하면서 절망에 빠졌다가 결국 자살로 자신의 삶이 주는 비루함, 모멸감 등을 봉합하기도 하는 거리라.

어쨋거나 나는 직업이 없다는 표면적인(?) 이유로, 사실상의 은둔형 외톨이가 된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외부 자극의 중요성을 정말 실감하고 있다. 이건 내가 은둔형 외톨이가 되면서 정말 귀하게 깨닫게 된 것 중의 하나인데, 이걸 깨닫고 나선 그 동안 이해가 안 됐었던 게 비로소 이해되던 게 좀 있다.(모든 인간들이여~ 은둔형 외톨이가 한 번 되어 보시라~ 그럼 새로운 걸 느끼게 될 수도~)

이래서 외부자극의 중요성 측면에서 보자면, 애가 한명만 있는 집의 애는 여럿이서 부대끼며 자란 집의 애들보다 자살 확률이 더 높지 싶다. 혼자 자란 애는 여럿이서 자란 집의 애보다는 황제의 입장에 있던 시간이 월등히 많을 거기에 외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과잉으로 힘들어 할테기 때문이다. 그리고 혼자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긍적적인 의미든, 부정적인 의미든 자신의 내면을 느끼게 될 위험성도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거고.☜이 얘기를 하려고 별 관련없을 법한 은둔형 외톨이 얘기를 꺼낸거다. 다시 말하지만 자신의 내면을 본다는 게 이렇게 위험할 수 있는 거다.

본론으로 얘기를 원위치한다. 미취학 연령의 애가 자살했다는 뉴스는 없는 걸로 봐선 자살은 생각의 폭이 어느 정도 커진 뒤에야 가능하다고 봐야 할 거다. 가진 게 있어야 버리는 게 있을 수 있다고, 자살은 자기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구체적이고 최소한의 인식이 정립되고 나서야 가능해지는 것일테니까. 이래서 자살은 "의식=내거"라는 의식에 대한 소유권이 제대로 확립되고 나서부터 가능해진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내거라는 의식이 생겨 버렸으니 그전에는 아무 생각없이 반사적, 본능적, 충동적으로만 하던 행동도, 내거인 의식을 이용하게 되면서 즉 생각을 하게 되면서 그 행동을 변화시키게 되리라. 이 의식, 즉 자아를 아끼고 가꾸기 위해 외부계로 바라는 것 역시도 예전보다 더 구체적으로 생겨나게 되리라. 그럼, 그 욕구가 충족이 안되면 좌절하던가, 더 노력하던가 하는 식으로, 비로소 그 자아도 삶의 본격적인 레이스에 합류하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의식에 대한 소유욕을 약화시키는 약이란 게 있다면?
결국, 자살은 의식에 대한 소유욕이 별로 확립되지 않은 어릴 적에 하는 게 제일 깔끔하다는 말이 되는거다. 역설적으로 의식에 대한 소유욕이 별로 없기에 어릴 적에는 자살할 의지가 안 난다는 게 문제고. 근데 만일, 의식에 대한 소유욕을 들어주는 약품같은 게 나온다면 어떨까나? 삶이 주는 비루함에 허덕이고 있는 전세계의 자살예비자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 같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저렇게 협소하게 볼 게 아니라, 넓게 보면 저 약은 사실상 지구에 평화를 도래케 하는 약이라고 할 수 있을게다. 인간이 느끼는 쾌락, 고통 등은 소유욕이 그 근원적인 원인이지 싶은데, 소유욕이 약화되면 쾌락을 더 강하게 느끼고픈 욕망, 고통을 피하고픈 욕망 등에 인간이 덜 흔들리게 될 거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유욕이 줄어 들면,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내 자신에 대한 독점적 사랑, 관심 욕구도 줄어들거라 연애본능, 결혼제도 자체가 붕괴되는 부작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친구관계같은 인간관계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느슨해질게다. 소유욕이란 역시나 인간의 필요악이란 말이 되는 거다.

어쨋거나 만일 저런 약이 가스형태로 나온다면? 으아~ 이건 정말 무시무시한 전쟁무기가 되지 싶다. 저 가스를 군인에게 방사하면 국가관이 완전히 해체되어, 총을 내려놓게 될지도 모르고, 자아에 대한 소유욕까지 해체할 수 있다면 그 군인들은 집단자살로 가지 않겠는가? 정말 무시무시한 전쟁무기인거다.

음냐, 글이 안드로메다로 가고 있는가??? 이제 마무리다. 2009년 초등학생의 자살자 수는 6명. 총 202명의 학생자살자 수에서 상위(?) 3%다. 나도 국민학교 5학년때에 자살했으면 저 상위 3%에 해당됐을거다. 상위권에 못 끼여서 한이 맺힌 사람이라면 저런 식으로라도 대한민국 최상위 3%에 끼여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거 아닐까나?ㅋㅋㅋ

아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저 수치에는 약간의 오류(?)가 있다. 요즘에는 기본적으로 먹고 살만한 너무나 편한 환경이라서 초등학생 자살비율이 3%나 되는 거지,  내가 다녔었던 시절에는 0.1%도 채 되지 않았을상 싶다. 그럼, 만일 내가 국민학교때 자살했었으면 나는 대한민국 최상위 0.1%에 끼이는 영광을 누릴 뻔한 인생이 되는걸까나? 0.1%의 최상위층에 끼이는 인생이라... 그리 나쁘진 않았겠구만~

사족:지금 자살하면 자살이유가 뭐로 기록될까나?
글이 글이라서 이런 소제목의 글을 적어 본다. 이 글의 도입부 내용과 좀 관련있는 글이다. 내가 지금 자살하면 '신체결함, 질병'으로 기록될까? 그냥 '우울증, 비관'으로 기록될까? 아마, 후자로 기록되지 싶다. 사실, 기분은 좀 나쁘다.

성인의 자살이유는 학생의 자살이유는 다를 수 밖에 없잖은가? 미성년자 관람가 영화와 19금 영화가 다루는 내용이 다르듯이. 이러니 성인의 자살 이유항목에는 '인생 달관'도 좀 넣어주면 안 될까?ㅋㅋㅋ 내처럼 "삶에서 더 이상 뽑아낼 거 없다"면서 인생달관의 성격에서 자살하는 사람도 없지 않을텐데 이런 사람은 절대로 외부로 알려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사실, 삶의 비관이나 인생달관이나 종이 반장 차이도 안 나는 거겠지만, 인생달관은 삶의 비관을 뛰어 넘어도 한참을 뛰어 넘은 단계다. 삶을 비관만 하는 단계라면---사실, 견딜만 하니 비관만 계속 할 수 있는건지도.---지금의 내같은 그냥 처자빠져 있어도 기본적인 행복감이 느껴지는 단계는 경험해 보지 못할테니까.

이 단계는 인간같은 최고등 생명체가 경험해볼 수 있는 행복의 단계 중에서 꽤 상층부에 있는 행복단계인듯 싶다. 감히 인간인 주제에 이런 맛을 봤다는 우월감, 그 우월감이 선사해주는 충만감, 감사함을 맛 보고 있는거다. "이런 이유로 긍정의 마음을 가진 자살이 더욱 더 가능해지고 있다"는 병적인 확신이 들고 있는거고.

어쨋거나 마음같아선 다른 사람에게 인생을 놓을 수 있으면 제대로 한 번 놔 보라고 말하고 싶다. 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사실, 나는 이 방법으로 성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나는 상식적인 삶의 희망, 인생 목표가 없는 인생이었기에 이런 단계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일텐데, 정말 이런 역설 중의 역설이 또 있을까나? 사즉생 생즉사의 대표적 경우???

푸하하, 쾌락본능으로 살아가는 인간인 주제에 감히 이 단계를 경험하고 있다니~ 나는 인간인 주제에 감히 이런 단계를 읊고 있는데, 자살하면 이런 내 수준은 무시된채 자살 이유가 고작 '우울증, 비관'따위로 기록되다니... 오호통재라~ 아, 서울대 졸업자가 중학교 중퇴자로 기록되는 듯한 엿같은 느낌이 이런 거리라.(이딴 개그스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걸 보니 역시나 내가 편하긴 편하구나...)

하지만 이해는 한다. 자살이유로 '인생달관'이라는 기존의 이유와는 차원이 다른 게 추가된다면, 자살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 수 밖에 없을테니까. 즉, 저런 항목이 들어간다는 건 사회가 자살을 장려한다는 의미가 되는 거기에 저런 항목은 절대로 존재할 수가 없는 거다. 아, 내가 이렇게나 이해심넓은 인간이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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