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도 이후 3번째 서울 방문, 그런데 이것도 슬슬 싫증이...

입력:2014-01-02 목

서울에서 직장다니는 놈이 메일을 보내 왔다. 청담동에서 술을 먹었는데 졸라리 비싸더라면서 폰으로 찍은 사진과 함께.

 
음냐~ 머리에 털나고 관광소주도 아니고 그냥소주에 7000이 붙어 있는 메뉴는 처음 봤다~ㅋㅋㅋ 돈이 많아 고급 유흥업소를 많이 접해 본 놈은"너는 열등한 새끼라 허접 술집만 다녀서 그런 거야."라고 하리라. 정곡을 찌른 당신의 주장, 원통하지만 인정합니다요~ 어쨋거나 쟤 때문에 좋은 구경하는 거로다. 5년 뒤에나 나올 법한 미래의 전자제품을 미리 당겨보는 신선한 느낌이 이런 걸까나???

"띠발, 두부김치는 두부 몇 조각 달랑 주고선 이 가격을 처받더라, 레몬 소주는 레몬 향만 살짝 나게 해놓고 이렇게 처받고"라는 얘기를 읊어 놨다.(얘의 말이 타당성있다고 가정하면, 안 그래도 비싼 소주가 과일향이 나는 식품첨가제만 뿌리면 가격이 3배 비싼 상품으로 변신하는거다. 이렇게 남는 장사가 또 있을까나? 음냐, '식품첨가물 소뮬리에'라는 전문직업이 있는데 그 전문가의 인건비가 워낙 비싸서 그런 걸까나???)

비싼 가격이야 그렇다 쳐도 8088 PC시대의 Real Time Clock도 아니고 『R.T.C 30000원』이라는 이상한 항목이 있다. "저게 뭔데?"라고 물어 보니 지도 모른단다.ㅋㅋㅋ 얘는 기질이 내하고 달라서 이런 걸 안 물어보고 그냥 넘어갈 애가 아닌데 말이지. 비싼 가격과 분위기에 기도 죽었겠다, 이런 고급 소주방에 처음 온 촌놈이라는 게 발각되는 게 쪽팔려 못 물어본 거리라.ㅋㅋㅋ

(RTC는 '룸TC'의 준말이지 싶다. 띠발, 룸비용이 청구되는 소주방은 정말 생각도 못했다. '소주=서민의 술'이라는 우리나라에선 너무나 당연한 상징에 과잉으로 함몰돼 있었던 탓인듯.)

"있는 자들의 삶이란 저런 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돈쟁이에겐 가난뱅이가 100번을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한, 돈을 휘두를 수 있는 권력이 있으니 '양'은 왕따시키고 '질', '분위기'만 저렇게 따질 수 있는거다. 쟤네들은 "우리는 열등한 것들과 달리 '양'을 왕따시키고 '질', '분위기'만 상대하면서 이렇게 우월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자긍심을 느끼는 삶인거다.(내식으로 표현하면 저것들은 풍족한 돈에 힘입어 최소한 '양'에 관한한 득도의 경지에 오른 것들이다. 정말로 우아하게 사는 것들인거지.ㅋㅋㅋ 물론, 겉만 그렇고 내면까지 들어가면 얘기는 달라지지만.)

돈을 좇는 시장은 당연히 저런 이들을 위한 고급 시장을 저렇게 만들어 놨고 저런 부류들만이 이런 고급 소주방(?)에 별다른 정서적, 경제적 저항없이 출입할 수 있는 거로다.(아, 부럽당~ㅋㅋㅋ) 룸살롱처럼 여자 접대부가 약한 거든 센 거든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면서 분위기 하나로 손님이 별 저항없이 많은 돈을 지불케 만드는 아주 대단한 술집이로다~ 삐대하게 보면 '양'으론 득도했으니 '질', '분위기'에는 더욱 더 중독될 수 밖에 없는 안 쓰런 것들의 주머니를 열심히 털어내는 술집이라고 볼 수도 있을 테고.

각설하고, 얘의 말이 그리 틀린 거는 아니지만 "직장이 서초라서 이런 비싼 소주값이 새삼스러울 게 없는, 이 우월한 직장인이 왜 이리 호들갑이지?"싶다. 가만보니 제 아무리 서초, 강남쪽에서 술을 먹는 대기업 직장인인들 '청담동'이라는 강남 중의 강남에겐 기가 죽을 수 밖에 없나 보더만.(검색해 보니 '청담동'이 붙은 드라마까지 있던데 보나마나 최상류층이 나오는 드라마리라.ㅋㅋㅋ 이렇게 내같은 놈도 청담동을 인지할 정도면 저런 '초절정의 엘리트 동'이 가지는 고급 상징의 끗발을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는 거라는.ㅋㅋㅋ)

문자로 얘기가 오가다가 "왕복요금 5만원 줄테니 서울에 올라와서 나랑 같이 구경가자"라는 얘기가 나왔다. 득도하고서 만사가 귀찮아져서 "서울가면 뭐하나?"라는 생각이 안 든 건 아니었지만 얘가 이번에 차를 새로 뽑았기에 새차도 구경할 겸 겸사겸사 올라가기로 했다. 사실, 저 공돌이 새끼가 주식으로 600만원 정도의 수익을 보다가 그 종목의 주가가 내려 지금은 백만원 정도 손실을 보고 있는 중이라 이런 제안을 해서 좀 의아하긴 하다.

하여튼, 얘가 대략 2년 전쯤부터 금전적으로 엄청나게 풍요로운 인간이 됐다니까. 얘는 정말로 가난하게 자라 가족적으로(?) 꽤나 고생을 한 놈이라 그 전에는 저런 성향이 전혀 나오는 애가 아니었는데 말이지.

내가 비슷한 시기에 득도라는 궁극의 경지에 올라 이 놀라울 정도로 여유롭고 맑은 정서상태를 누리고 있듯이 얘는 금전적으로 이런 경지를 누리고 있다고 해야 하리라. 물론 좋게 보면 그렇고 객관적(?)으로 보면 대기업 직장인의 살인적인 업무 스트레스, 요즘 시대에 안 어울리는 중년의 마초 가장으로서 아내에게서 느끼는 정서적 부조화(?)를 돈 쓰는 걸로 푼다고 보는 게 보다 타당한 추론이겠지만 말이지.

대기업에 다니는 가장답게 다른 남편보다 집에 돈을 더 많이 넣어주니 아내에게 저런 태도가 가능하긴 한데, 저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는. 중년의 남자에게 저런 마초성이 계속 유지되기는 힘든 거고, 계속 저러면 결국 자기가 힘들어 지면서 뚝 부러지고 마는 상황에 처해질수도 있는거니까. 음냐, 자기 삶은 자기가 살아가는 거고, 내 판단이 전적으로 맞다고 할 수도 없는거고, 순도 99.99%의 공돌이 새끼에게 많은 걸 바래선 안 되는 거로다.

이번에는 기차대신에 시외버스로 가기로 했다
부산에서 영등포까지 무궁화 요금이 27300원이다. 왕복하면 5만원을 넘어선다. 그래서 24600원 하는 시외버스로 가기로 했다.---인간은 생각하는 질환을 앓는 동물이니 이런 상징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거라는.ㅋㅋㅋ 내같이 할 일 없는 놈일수록 더 그렇다. 어떤 상징에 자신을 연결시키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이 절대적으로 좌우된다는.---아마도 부산살면서 부산, 서울을 직통으로 다니는 이런 시외버스가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일게다. 나도 쟤에게서 이런 시외버스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으니까 말이지. 그 전엔 무궁화보다 좀 더 비싼 고속버스만 있는 줄 알았었고.

15년만에 가보는 추억어린 신림동 고시촌
남부터미널에 3시쯤 떨어졌다. 물주(?)의 퇴근이 멀었으니 나름의 추억이 있는 신림동 고시촌으로 갔다. 지난 번의 용산 산보기와 마찬가지로 신림동에 15년 만에 온 것 같다. 20대 때에 여기서 공무원 시험공부를 했었던 애가 있어 얘도 만날겸 서울도 구경할 겸 올라 오기도 했었기에, 삶을 사실상의 포기 모드로 살았었던 내같은 놈에게도 신림동에 나름의 추억이 배어 있다는.ㅋㅋㅋ

돈 좀 있는 신참들은 처음에 신림동 지표면(?)에 살고, 합격못하고 돈이 좀 없어지면서 중간 산어귀쪽으로 올라가고, 계속 합격못하면서 서울대 뒷산과 인접한 산동네 쪽으로 간다는 얘기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어쨋거나 이렇게나 맑은 정서상태로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을 돌아본다는 이 기분, 정말 새로운 거라니까. "나는 언제 자살하게 될까나?"라는 인간 궁극의 우울, 칙칙의 생각과 벗하며 살았었던 내같은 놈이 말이지~

로스쿨때문에, 엘리트들의 등용문이었던 사법시험이 무덤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보니 신림동도 죽어가는 동네가 된 것 같더만. 그래서 그런지 츄리닝같은 간소복을 입은 청춘들이 잘 보이지가 않더라. 개인적으로 사시가 로스쿨 제도로 대체된 현실이 참 안타깝도다.

사시라는 상징적 희망이 사라진 이 암울한 세상
돈은 없을지라도 머리, 자세가 겸비돼 있는 가난뱅이 청춘들에게 사시는 상징적인 희망의 역할을 엄청나게 했었더랬다. 그런데 로스쿨은 돈으로 처발라야 하는 제도다 보니 사시가 우리 사회에 끼쳤었던 저런 고차원의 상징적 희망까지 완전히 발본색원한 게 된다. "돈이 장땡이다"라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하드코어 포르노성 솔직함을 100% 기정사실화하고 만거다. 내 관점에선, 사시같은 정말 좋은 상징성을 가졌던 제도가 사라지고 로스쿨같은 정말로 천박한 제도로 대체됐다는 건 우리 사회가 진짜로 암울한 세상이 된거라는 방증이다. 대한민국 사회를 이렇게 천박한 수준으로 전락시킨 데에는 그 시발 참여연대의 잘못이 꽤나 크도다. 난 참여연대를 우리나라의 빛과 소금같은 시민단체라고 보지만 로스쿨 제도는 참여연대가 행한 정말 치명적인 잘못이라고 해야... 사시폐지는 고시낭인 생성을 억제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공적 이익이 없지 않은가?

로스쿨 제도를 강력하게 주장한 참여연대의 관계자 중에 자기가 고시낭인 출신이거나, 주위에 사시에 합격한 사람이 있어 자기 배알이 엄청 꼴렸었던 사람이 있지 싶다는.ㅋㅋㅋ 음냐, 정말 졸렬한 내 속마음을 드러내고 있는 건감??? 그런데 말이지, 인간의 행위동기는 이렇게 저속한 수준에서 발현되는 게 대부분인데 자신을, 타인을 기만하고 있기에 드러나지 않을 뿐이라는. 맑스의 표현대로 인간이 진실만 얘기하면 사회는 붕괴되니까 말이지.

맑스는 사회, 즉 대인관계 측면에서만 저런 개념을 언급했는데 알고보면 인간은 자신과의 소통(?)에서 저런 기만이 더 많이 발생한다. 자기가 그걸 인지를 못할 뿐이지. 씁쓸한 건 저런 자기 기만이 강해야만 생존력이 증가되기에 되기에 인간은 평생 저런 자기 기만에 갇힌 채 살 수 밖에 없다는 거다. 굳건한 자기 '계' 안에 갇혀 살 수 밖에 없는 게 인간이라는 거다. 생각하는 질환을 앓고 있는 인간에게 있어 자기미화가 통하지 않는 객관적 인식, 즉 자기 계를 초월하는 인식같은 궁극의 고통이 또 없는 거니까 말이지.

어쨋거나 저번에 용산에 가서 받았었던 느낌과 비슷한 우울함을 신림동에서도 받고 있는 거로다. 가끔씩 보이는 츄리닝 복장의 청춘들을 보면---쟤네들은 사망선고가 내려진 사시 준비생이라고 봐야---압박감이 엄청날텐데라는 안쓰러움도 느껴지고. 음냐~ 평생 삶의 우울, 칙칙함을 씹으면서 지내온 놈답게 일부러 이런 곳만 찾아다니고 있는게 아닐까나?라는 생각도 들구만.ㅋㅋㅋ

우리은행은 아직 살아 있고 광장서적은 사라졌더만
신림동 지표면의 우리은행은 아직 살아 있네.ㅋㅋㅋ 우리은행이 아니라 한빛은행이었을 때 저 은행을 처음 봤을텐데 어쨋든 아직 살아 있어줘서 고맙네. 띠발, 우리은행이 나랑 무슨 연관이 있다고 이딴 고마움이 들까나??? 하여튼, 생각하는 질환을 앓는 인간에게 있어 추억의 약발이란 이런 거라는. 나는 인간 궁극의 경지에 올랐기에 할 일까지 기본적으로 사라졌기에 더욱 더 이런 추억에 탐닉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는거고.(득도하고서 문명을 초월하는 인지체계가 생기면 느껴진다. 궁극의 성취를 경험 못해본 열등한 것들은 쓰잘데기 없는 성취에라도 빠질 수 밖에 없다는 걸.)

올 초에 광장서적이 부도났다는 뉴스를 접했기에 새로운 건 아니었지만 광장서적도 사라졌더만. 20년 전쯤에 처음 신림동에 구경와서 광장서적에 들어가니 이해찬과 꽤나 닯은 얼굴에, 비슷한 뿔테 안경에, 이해찬보다 더 강력한(?) 사각턱을 가진 사람이 카운터에 앉아 있더만. 친구놈에게 "저 사람 이해찬 완전 빼다 박았는데 친척이가?"했더니 "이해찬 동생이다"라고 해서 꽤나 신선한(?) 충격을!!! 거참, 세월의 변화는 그 누구도 거슬리기 힘든 거로다.

'태학관'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잘은 모르지만, 예전에 신림동이 활황기를 달렸을 때, 즉 엘리트들의 집결지로 한참 끗발을 날렸을 때 정말 유명했었던 곳이 태학관이다.(신림동이 죽어가는 추세에 태학관은 어떻게 대처했을려나? 광장서적의 전철을 밟고 있나? 아니면 다른 생존방식을 만들어 냈나?)

지금 생각해 보면, 20대 때에는 '태학관'이라는 말 자체에서 감지되는 아우라에 은근한 위축, 주눅, 적개심같은 걸 느꼈었던 것 같다.---연고대생이 서울대생에게서 느껴지는 그 부정적 느낌, 비삼성  직원이 삼성 직원에게서 느껴지는 그 부정적 느낌이 이런 거리라. 물론 그 누구도 이런 느낌을 외부로 드러내진 않는다. 죽음 앞에서나 드러나지.---20대의 뇌리에 존재하는 의식수준이라는 게 뻔한 거니 저 나이대의 수컷에겐 자기가 왜 그렇게 느끼는지 이해 될리가 없다. 늙음을 경험해 봐야 비로소 이해가 될 확률이 높아지는 거고.

각설하고, 40줄의 상태로 신림동에 와서 자연스레 '태학관'이란 말이 떠올려 졌지만 젊었을 때 느껴었던 그런 부정적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무 것도 아니라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거고, 정말로 대단한 현상이라면 정말 대단한 현상인거다. 웅하하~ 이 나름의 평화롭고 맑은 정서상태가 정말 맘에 들도다~ 이건 미성숙, 충동적, 폭력적이란 말로 대변되는 젊음이 다 떨어져 나간 중년이 됐기에 발생하는 단순 현상에 지나지 않는 걸까나? 아니면 득도라는 가장 우월한 경지에 오른 자에게만 허용돼 있는 정말 경이로운 정서 현상일까나?

홍대 거리를 구경했다
친구놈이 퇴근하고 차를 몰고 신림동쪽으로 왔다. 홍대쪽으로 가서 홍대 거리를 구경했는데 웃기게도 "서울와서 내가 뭔 짓을 하고 있남?"이라는 생각이 든다.ㅋㅋㅋ '서울이라는 좀처럼 오기 힘든 곳', '그 서울의 홍대 앞'이라는 상징적 의미말고는 남포동, 광복동이랑 뭐가 다른지 느껴지지 않는 거다. 물론, 내가 이런 쪽으로 정말로 둔한 놈이라, 여자는 치마만 두르면 다 똑같다고 박경림과 한고은을 구분못하는 걸 수도 있긴 하다. 아니면 홍대 거리는 구경이 아니라 술집이나 음식점에 직접 들어가 봐야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는 곳이던가.

홍대 거리 구경으로 시간을 좀 낭비(?)하다가 '마루가메제면'이라는 일본식 우동 집에서 우동을 먹었다. 내부 인테리어, 종업원 유니폼, 음식선택(?)방식같은 게 젊은 층의 돈을 저항없이 지출시키려고 정말 용썼다 싶더만.ㅋㅋㅋ 경쟁 자본보다 좀 더 앞서서 움직이는 엘리트(?) 자본의 역동성은 역시 대단한 거로다. 그런데 저렇게 최신 추세로 무장한 엘리트 자본과 경쟁해야 하는 다른 업소들은 정말 속이 타겠더만... 어차피 시장에서 죽기 살기로 경쟁할 수 밖에 없는 거, 경쟁 업소도 처절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겠지만 말이지.(사실, 인간의 삶 자체도 저거랑 크게 다르지 않은거고.)

그런데 힘이 철철 넘치는 시절엔 저런 전투적인 사업(삶) 방식이 어울리지만 나이가 들면 꽤 버거울 텐데 늙어가면서도 저럴 수 밖에 없는 이들을 보면 나름 안타깝다는...---음냐~ 투쟁본능으로 중무장돼 있는 사업가의 저력을 내같은 인생포기자는 가늠할 수 없기에 이런 병신같은 연민이 드는건지도.---이래서 공부머리 있고 돈욕심이 그리 안 크다면 장사보다는 공무원이 최고라는.ㅋㅋㅋ

아, 꽤나 대단했었다, 은마아파트
다음 날이다. 문제(?)의 그 고급 소주방을 볼려고 청담동쪽으로 간다. 내가 그 쪽에 가는 김에 은마아파트에도 가 보자 했다.

잘 모르고 관심도 없지만 내가 느끼기로 뉴스에 가장 자주 나오는 아파트는 타워 팰리스와 은마 아파트다. 전자는 있는 자의 상징이고 후자는 교육열, 재개발의 상징이라 그런거리라. 타워 팰리스는 예전에 지나가면서 본 적 있고, 해운대에 저것보다 더 삐까번쩍하는 아파트도 들어섰기에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은마아파트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기에 이 동네에 온 김에 이 아파트에 가보자 한 거다. 이럴 때 아니면 내가 언제 서울에 와서 이 동네에 올 수 있겠는가?(가만 생각해보니, 이때까지 서울에 오면서 강남에는 한 번도 안 와봤네.ㅋㅋㅋ 내 관심을 끄는 게 없었으니 말이지.)

가보니 은근히 대단하더만. 국민학교 수학여행때 첨성대를 처음 보고서 그 초라함과 볼품없음에 정신적 외상을 입은 기억이 선한데 은마아파트는 그 반대편쪽 충격을 준거다. 국민학생이라는 미성숙의 의식상태가 아닌 득도라는 궁극의 앎을 획득한 내같은 인간에게 말이지.

은마 아파트는 층수가 생각보다 높았고, 규모도 엄청 났다.(내비로 보니 단지가 진짜 넓던데 층수만 낮았으면 진작에 재개발이 돼 삐까번쩍하는 새 아파트가 들어 섰을 듯.) 그런데 개축같은 게 금지돼 있어서인지 무슨 폐허같은 느낌이 나는 게 꼭 지구종말에 즈음한 그런 느낌이 나더만. 영화 『그 날이 오면』에서 느꼈었던 그런 황량함이 대치동이라는 강남 최일선(?)의 유명 아파트에서 느껴졌던 거로다. 아~ 은마아파트는 CG같은 값비싼 특수효과 쓸 필요없이 지구종말 영화의 촬영장소로 쓰기에 딱 좋겠던데 집값 떨어진다고 주민들이 그걸 허락하진 않으리라.

하여튼 은마아파트는 강남이라는 그 어리어리한 상징과는 너무나 안 어울리는 어떤 초월적 느낌을 들게 했다. '못 생긴 미녀', '인간성 좋은 사이코패스'같이 문자로만 가능한 말장난 개념을 실물로 확인한 요상스런 느낌이로다.ㅋㅋㅋ 아파트에서 이런 느낌을 받으리라곤 생각도 못 했는데 말이지.

이건 돈, 앎이 획득되는 일, 약속된 일, 약속한 일이 아닌한 문명계의 일에 대해선 그럴려니 하는 자세를 갖게 된 내같은 득도자에게, 고작 아파트 따위가 "문명계에 내가 모르는 이런 근사한 자극이 아직 남아 있다"는 걸 자각케 해준 거로다. 고로 은마아파트에게 대단히 감사할 수 밖에. 이깟 아파트를 보면서 이런 감흥을 느끼고 있는 내 정서, 내 뇌, 내 몸에게. 그리고 이 상황을 있게 해 준 이 세상, 이 우주에게도 감사하고.(궁극의 성취를 경험하고서 문명계에서 몇 발짝 벗어난 삶을 살아가는 득도자는 이런 궁극의 정서 단계가 가능한 거라는.ㅋㅋㅋ)

청담동 고급빌라 골목
청담동으로 갔다. 문제(?)의 그 고급 소주방도 구경했다. 싸움닭이라 따지기 좋아하는 얘의 기를 처참하게 죽였었던 그 무시무시한 곳.ㅋㅋㅋ 외관에 금칠이 돼 있는 것도 아니고 예쁜이들이 반라로 있는 것도 아닌 그냥 소주방이더만 동네가 동네다 보니 저런 배부른 장사를 할 수 있는 거리라.

온 김에 그 근처의 값비싼 빌라들도 구경했다. 빌라마다 경비초소가 다 있을 정도로 외부인을 경계한다면서 이 동네는 확실히 돈쟁이들이 사는 동네란다.---JYP사무실도 이 동네에 있던데 시가총액이 1500억원인 코스닥 상장기업의 사무소가 저리도 작아서 꽤 놀랬다. 역시 굴뚝산업과 연예산업의 차이로다.---그런데 내 눈에는 해운대 달맞이 고개의 부촌빌라와 별 다를 바가 없어 보이던데 전문가(?) 눈에는 다르게 보이는 갑더만.

갤러리아 명품관 웨스트

신호대기 중인데 오른 쪽에 특이형 건물이 보인다. 건물도 그리 크지 않고 특색있는 외관에 '갤러리'라는 간판이 언뜻 보이길레 무슨 화랑인줄 알았다. 그런데 화랑이 아니고 '갤러리아 백화점'이더만.(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 웨스트'였다.)

건물 겉면에 루이비통 같은 돈쟁이들을 위한 상표만 달랑 붙어 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보통의 백화점은 아니고 고급 백화점인거다. "열등한 것들, 평범한 것들은 구매하기 힘든 고급품으로 고급 소비자만 상대하는 저런 고급 백화점은 저런 아담한(?) 규모로도 경쟁력이 유지되나 보네"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거대하지 않은 저런 고급 백화점의 존재 자체가 "세상에는 열등한 것들이 늘 다수고 엘리트들은 언제나 소수일 수 밖에 없다"라는 내 생각을 입증시켜주는듯해 왠지 기분이 꽤나 흡족하더라는.ㅋㅋㅋ(일상에서 느껴지는 이런 우발적인 흐뭇함 자체가 고마운 일인데, 이렇게 궁극의 엘리트 주의까지 가미되면 그 기분은 정말로 째진다는...)

얘도 저 고급 백화점은 처음인지 "저기 함 들어가보자"한다. 대기업 직장인이라는 나름 우월한 사회적 지위에다가 최근엔 돈까지 풍족하다 보니 이렇게 관심분야가 확장되는 거로다. 어른에겐 저런 정서적 성장이 필수인데 나는 정말로 초라하고 모멸스런 중년의 개백수 새끼다 보니 저런 측면의 성장이 불가능하다는.ㅠㅠ 그래도 남에게 얘기는 못하지만 득도라는 인간궁극의 경지에 올랐기에 망정이지 이거라도 못 했으면 이 초라하고 모멸스런 중년의 개백수 새끼라는 이 존재 상태를 결코 견뎌내지 못 했을 거라는.

그럼, 엄한 사람에게 칼부림하고만 이 40줄의 명문사립대 졸업자처럼 나 역시도 저런 궁극의 병신짓하면서 내 얼굴과 우리 부모 얼굴에 똥칠을 하고 말았으리라. 고로, 주위 사람으로부터의 비웃음은 부차적이고 우리 부모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한다고 집안이 거들났을지도 모르는 거라는.  내같이 남에게 민폐끼치기 싫어하는 인간이, 부모에 대한 억압된 분노, 적개심이 뒤늦게 개화된 게 아닌한 저런 궁극의 병신짓을 할리가 없지. 암~ 그렇고 말고.ㅋㅋㅋ

어쨋거나 저 백화점에 들어가려 했는데 마침 세일기간이라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가 줄을 서 있어 포기했다. 그 옆에 한양아파트가 있었지만(부산의 동래에도 이 아파트가 옛날부터 있었는데, 의외로 이 아파트가 전국구 아파트인듯.) 주차할 공간은 하나도 없더만. 갤러리아 백화점 손님들의 불법주차때문에 한양아파트도 꽤나 골머리를 앓았는지 단지 내에 주차하면 무슨 기구를 타이어에 채운다는 무시무시한 주차경고 문구가 있기도 했었고. 아이고, 무시라...ㅋㅋㅋ

저 엘리트 백화점 고객들의 삶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일까나?
세일기간이라 저 엘리트 백화점에 차끌고 오는 저 엘리트 소비자들은 삶의 만족도가 어느 정도될까?싶다. 좀 더 하드코어 포르노스럽게 표현하면 "자기 삶에서 어느 정도의 우월감을 느끼고 있을까나?"가 되고.

그리고 열등한 것들, 평범한 것들은 구매하기 힘든 저런 고급품을 세일기간에 드디어 사게 되면 삶의 만족도가 어느 정도 올라갈까나? 그 올라감은 또 어느 정도로 지속이 되고???---나는 득도자다 보니 득도가 주는 삶의 만족도가 최고로 고급이고 지속력도 제일 세다고 말할 수 밖에 없도다.ㅋㅋㅋ---그런데 저 고급품을 자기 돈으로 살까나? 부모, 자식, 애인, 남편, 아내, 손님 돈으로? 아니면 불법으로 획득한 돈으로???

그 유명한 소망교회를 보다.ㅋㅋㅋ
이면도로를 지나가고 있는데 '소망교회'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아~ 여기가 그 유명한 소망교회구나"싶다. 이명박 정권의 실세들이 다닌 교회라서 엄청 크고 어리어리할 줄 알았는데 별로 안 크고 소박함까지 느껴진다. "이명박, 강만수 이 부류들이 의외로 겸허함을 갖춘 인간들일 수도 있겠네"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설사, 강만수는 그럴 수 있을런지 몰라도 정주영 밑에서 토목을 배운 이명박은 절대로 그렇게 되기 힘든건데 말이지.

그런데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소망교회는 여의도 순복음교회처럼 대한민국 최대 규모란다.ㅋㅋㅋ 그럼, 그렇지. 저 인간들의 뇌리에 어떤 정서가 형성돼 있을런지 대략 짐작이 되는데 저런 인간들이 소박한 교회에 다니기는 힘든 거라는.

차로 지나면서 소망교회 별관(?)만 봤기에 저 교회에서 소박함을 느끼는 그런 병신성 반응이 나온거리라.ㅋㅋㅋ 이래서 장님이 코끼리 다리 더듬는 거같은 병신앎짓을 해놓고 뭘 아는 것처럼 읊으면 안 되는 거라는. '나=장님'이라는 그 초라하고 모멸스런 자각이 선행되어야만 그 자리에 비로소 고급의 앎이 들어찰 수 있는거고.(물론, 고급의 앎이 들어찬다고 해서 삶이 꼭 나아진다는 보장은 없다는 게 문제다. 내같이 앎에 환장한 사람이 아니고선 앎에 탐닉해봤자 좋을 거 없으니 그냥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한 삶이 더 나은 걸 수 있다는. 앎에 탐닉했다가 자기 미화가 통하지 않는 객관의 계라는 그 살벌한 곳에 들어가면 보통의 인간은 그 얼음같은 냉혹함에 뼈도 못 추리게 되니까...)

어떤 사람이 소망교회 옆(?)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푯말의 내용은 이렇더만. 『공동의회 질의하면』『무슨 죄가 그리 많아』『발언권도 박탈하는』『담임목사 김지철!』

그 전엔 같은 교회의 교인으로서 최소한의 정을 주고 받았었던 사이일텐데 저런 공격적인 행위를 하고 있으니 내가 봐도 좀 안 쓰럽다. 아무 상관없는 내가 봐도 이런데 1인시위를 하는 당사자나 저 사람을 접하는 교인들은 얼마나 불편할까나??? 그런데 사람은 자극에 무뎌져야만 생존이 가능하고, 자기 이익은 어떻게든 지켜야 하니 의외로 당사자들은 그리 안 불편하게 느껴질런지도.

사람이 행위를 하는 건 이익이 생기기 때문인데(음냐~ 하나마나한 얘기로다.ㅋㅋㅋ) "저 사람은 저런 1인 시위로 어떤 이익을 얻는 걸까나?"라는 생각이 든다. 소망교회를 아끼는 고차원의 신앙적 마음으로 저러는 것일 수도 있을테고, 패권세력에게 패한 다른 세력의 허접 용병으로서 그 세력이 시키니 아무 생각없이 저러는 것일 수도 있는 거다. 휴, 나는 저런 행위를 안 하고 그냥 처자빠져 있을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를... 그런데 할 일없는 인간답게 이런 생각도 든다. "고차원의 신앙적 마음으로 시위를 하는 사람이 행복할까나? 허접 용병으로서 아무 생각없이 시위하는 사람이 행복할까나?"라는 생각. 저건 행위자의 상태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거라서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로다.

신사동 가로수 길
거참, 이따위 길이 뭐가 대단하다고 그리 유명한지 모르겠다. 첨성대를 다시 본 느낌과 비슷하다고 해야 겠다. 강남이라는 화려한 동네 속이라서 이런 소박한 길이 돋보이는 건감? 가만 생각해보니 강남이라는 대한민국 최고 표준에 부합한다고 박터지게 사는 이들은 이런 소박한 거리에서 어떤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도 있긴 있겠다 싶다. 그런데 썩어도 준치라고 강남이라는 이름값에 신사동 가로수길이라는 이름값까지 더해 졌다 보니, 음식값, 술값등은 뎁따 비쌀 듯.ㅋㅋㅋ 아휴, 무시라, 내같은 놈은 결코 접해선 안 되는 곳인거다...

정말 휑~해진 동대문 운동장
나는 30대 이후론 황학동에서 볼 게 없어 졌지만, 친구놈은 황학동에서 파는 중고물품에 여전히 과잉을 추억을 갖고 있어 황학동에 갔다가 동대문 쪽에도 가봤다. 갔더니만 으아, 내 정수리 마냥 정말 휑~해졌더만.ㅋㅋㅋ 동대문 운동장이 있었을 땐 사람들이 진짜 복작 복작했었던 거리였는데 동대문 운동장이 이상한 외관의 얄구진 풍물(?)시장으로 바뀌고 나선 진짜 썰렁해 진거다.---알고봤더니 그 이상한 은빛외관의 건물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더구만... 밀레오레 맞은편에서 본거라.ㅋ---근처에 맥스타일인가 하는 쇼핑센터가 들어서 중국인 관광객을 버스로 열심히 실어 나르고 있던데 그래도 그 썰렁함은 어쩔 수 없더만. 음냐~ 오세훈탓일까나?

역시 강남은 비싸더라.
강남에서 먹은 4만원짜리 아구찜이다. 부산이면 25000원쯤 할텐데 서울의 강남이라고 대짜도 아닌 소짜가 저렇게 비싸더만. 그런데 청담동이면 6, 7만원은 할 것 같다는.ㅋㅋㅋ 역시 강남은 품위유지비가 많이 드는 곳이로다.(겉으론 폼나는 강남 주민 일지라도 속으론 '강남 푸어'가 꽤 될 듯...) 머식아, 어쨋든 니 덕분에 이렇게 비싼 곳에서 내가 이런 음식을 먹어 보는구나. 고마워~

결산(?)
득도 이후로 이번 방문을 포함해 서울 방문을 3번했다. 웅하하~ 3번 다 왕복 차비를 내 돈말고 친구 돈을 썼다는 게 너무나 뿌듯하도다!!! 음냐~ "이런 찌질 개걸베이 새끼가 또 있을까나?"라는 관조적 혹은 자학적 생각이 이 뿌듯함을 방해하려 들긴 하는데 "그래도 뿌듯한 걸 어쩌라고!"라고 강하게 밀고 나갈란다.ㅋㅋㅋ 내가 갑이라 그 갑스런 힘을 이용해 을에게 "내 왕복차비를 니가 지불해라"고 한 것도 아니니 내가 그리 찔릴 필요가 없는 거로다~

근데 40중반의 중년남자가 이런 요상스런 혹은 국민학생같은 정서적 감흥을 느끼고 있고, 그걸 이렇게 글로 드러내고 있는 게 병신스런 현상일까나? 고급스런 현상일까나??? "내같은 찌질 개걸베이 새끼는 지나가는 버스에 대가리 찡겨 죽어야 돼~"라는 죄의식이 없진 않지만 후자에 방점을 찍을란다. 그래야 이 치욕스럽고 모멸스런 중년의 개백수 삶 속에서도 내가 생존을 지속할 수 있는 거니까. 어쨋거나 3번의 서울방문 모두를 내가 왕복차비를 지불하지 않았다는 이 뿌듯함은 사교육을 하나도 안 시키고 공교육만으로 자식을 서울대에 입학시킨 부모가 느끼는 그런 희열과 비슷한 거지 싶다.(음냐, 저 서울대 학부모가 이 글을 보면 기분 진짜 더러울 듯.ㅋㅋㅋ)

어쨋거나 서울방문도 3번 하고 나니 이제 그 약발이 슬슬 시들해지려 한다.---시발놈, 뱃돼지가 그렇게나 처불렀다는 거지.ㅋㅋㅋ---득도하고서 처음으로 서울행 기차표를 예매하러 갈 때에는 소풍가는 국민학생 마냥 기분이 날아갈 것 같더만 지금은 그런 감흥이 생기지 않는거다. 뇌는 적응에 정말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놈이라 아무리 괜찮은 자극이라도 자주 입력되면 그 좋음이 손상되면서 그냥 그럴려니 모드가 돼 버리니 그렇게 될 수 밖에.

득도하고서 처음 서울갔을 땐 이런 표만 봐도 기분이 꽤 설랬었는데... 그래도 50000원안으로 낙찰봐서 다행~ㅋㅋㅋ

이래서 자기 삶이 만족스러우려면 좋은 자극에의 노출은 최소화하고 일부러라도 부정적 자극에의 노출을 늘려야 한다는 역설이 발생할 수 밖에. 세상사, 인간사에 대해 가치판단을 배제할 수도 있고(☜저게 정신과 의사가 갖춰야 하는 인지수준이다.) 문명계를 초월하는 시각도 가능해 온갖 거에 시비를 다 걸 수 있는 내같은 득도자도 "고생은 사서라도 해야 된다"는 이 속담에는 결코 시비를 못 걸도다. 저건 나도 못 깨는 순도100%의 진리인거다.ㅋㅋㅋ

친구놈에 대한 고마움
머식이야, 고마워. 니 덕분에 내 돈은 거의 안 쓰고 서울에서 좋은 시간 보냈당게롱. 덕분에 좋은 낙수효과를 경험한거지.ㅋㅋㅋ 니가 내게 이렇게 베품으로서 니한테 어떤 정서적 이익이 창출되는진 모르겠지만 어쨋든 넌 복 받을거여~ 그리고 돈이 이래서 좋은 거라는 걸 자각하도록 해라잉~ 니가 돈에 짜치는 삶을 살면 내게 이러지 못할텐데 돈이 풍족하니 이럴 수 있는 거 아니겠냐? 그러니 술값, 밥값같은 니에겐 푼돈(?)의 돈도 귀한 거라는 걸 얼른 자각하라는 거지.(돈 관련 얘기는 술먹으면서 은근슬쩍하게 던졌던 얘기이기도 하다.)

하여튼 예전엔 얘 차를 타면 "얘가 기름값이 좀 부담되겠는데..."라는 걱정아닌 걱정이 들곤 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이 안 든다는. "돈 많은 놈에게 기름값이 뭐 대수겠나?"싶어서 말이지.ㅋㅋㅋ 이렇게 마음이 예전보다 분명히 편하더만. 이래서 인간은 빈곤보다는 부유함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거리라. 부유함은 옆에서 봐도 편하고 낙수효과도 발생하기에 주위 사람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지. 빈곤은 옆에서 보는 사람도 불편하고 낙수효과는 커녕 '역'낙수효과, 즉 빨림효과가 발생하니 사람들이 싫어할 수 밖에 없는 거고. 그리고 빈곤자가 피하기 힘든 파괴된 심성, 저급한 분노, 불행 등이 주변 사람에게 전염되기도 하기에 빈곤에 쌓여 있는 사람은 사람들이 더욱 더 피할 수 밖에 없는 거라는. 그래서 없어도 있는 척, 몰라도 아는 척할 수 밖에 없는 게 인간인거고.

서초동 삼성 본사를 구경하지 못한 아쉬움
지금 생각해보니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이고 세계최고의 기업축에 들랑말랑하는 서초동의 삼성 본사를 도보로 구경하지 못 한 게 좀 아쉽다. 내가 아무리 할 일없는 인간이라고 한들 이 아쉬움을 해결하려고 서울에 가는 병신짓을 하지는 않으리라. "삼성 본사를 도보로 구경하든 안 하든 그게 내 삶에 무슨 차이를 주나???"라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으니 말이지. 젊었을 때의 좋은 추억이 있는 도시이자 대한민국 최고 도시인 서울이 주는 이런 고급 자극에도 내가 점점 초연해지고 있는거다.

병신같은 비교인지 모르겠지만, 서울의 어느 교회에 있는 베이비 박스에 자기 애 버리려고 어떻게든 서울에 갈 수밖에 없는 여자들도 좀 있나 보던데 나는 그런 수고를 할 필요없는 자유로운(?) 삶을 산다는 이 홀가분한 느낌, 이게 꽤나 좋은 거라는.---재차 말하지만 인간은 비교만이 살길이고 이렇게 비교능력이 좋아야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그리고 이렇게 쥐뿔도 아닌 거에서 쥐뿔 이상의 것을 느껴내는 게 진정한 초절정의 엘리트만이 낼 수 있는 능력...

우주의 질서님, 천지신명님의 배려에 감사드림당~
며칠 내내 서울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렸기에 "띠발, 날 잘못 잡았네"라는 걱정만 샘 솟았는데 내가 올라가는 그 날부터 미세먼지가 싹~ 가시면서 대기가 깨끗해 졌더만.ㅋㅋㅋ 내가 서울에 있는 동안에 이른 추위도 물러갔다가 내가 부산에 내려온 다음 날부터 날이 다시 추워지고 철도파업도 시작되더만.ㅋㅋㅋ(시발 놈들, 역시나 KTX는 최대한 유지시키고 무궁화만 먼저 감축시키더만. 하여튼, 『자기 이익』☜저 말만큼 이 우주에 강력한 게 또 존재할까?싶다는...)

 "우주의 질서님이 나를 이렇게 배려해주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는.ㅋㅋㅋ 이 자리를 빌어 우주의 질서님과 천지신명님께 감사를... 근데, 우주의 질서님, 저는 미세먼지가 많아도, 날이 추워도 별 상관없으니 로또 2등에라도 당첨되게 해 주시면 안될까요??? 뭐시라!!!

사족:이 무시무시한 대림ㅋㅋㅋ
 대림에 잠시 들렸는데 저렇게나 무시무시한 현수막이 있더구만.ㅋㅋㅋ 지구종말이 다가와 공권력의 권위가 사라진 상태도 아니고, 우리나라같이 치안이 잘 돼 있는 나라에 저렇게나 무시무시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니~ㅋㅋㅋ 중국산 한자 간판이 엄청 많이 보이는 걸로 봐선 저 동네는 사실상의 차이나타운이던데 중국놈들, 조선족들이 이렇게나 무서운 놈들인가 보더만. 하기야, 오원춘이 괜히 오원춘이겠나? 그리고 중국은 우리보다 물신숭배가 더 심하다고 하니 쟤네들의 저런 포악함(?)이 이해 되기도 한다는. 물신숭배 사회에선 돈의 마력때문에 인간의 심성이 자의든 타의든 과하게 파괴될 수 밖에 없으니까.

그런데 중국놈, 조선족 중에서 좀 배운 것들은 일본같은 선진국에 취업하러 가고, 못 배우고 성격이 지랄같은 것들만 우리나라에 들어오기에 저런 현수막이 걸린 게 아닐까나?라는 생각도 든다는.ㅋㅋㅋ

아웅... 처자빠져설라문에 이런 병신같은 생각을 하면서 지적 재미를 느끼는 삶, 나름 좋지 아니한가? 삶에 문제가 생기면 이런 여유로운 생각을 하고 싶어도 못 하니까 말이지.

아, 새해가 밝았다. 이 글의 완성이 나의 시무식인 셈이로다.ㅋㅋㅋ 득도라는 궁극의 경지에 올라서 세상을, 인간들을 내려다 볼 수 있게 됐다 보니 뭐 하고 싶은 것도 없다.(이런 궁극의 허세가 또 있을까나?ㅋㅋㅋ 그런데 허세를 부릴려면 최소한 이 수준으로 해야 하는거지, 이 정도가 안 된다면 아예 하질 말아야 하는거라는. 쪽팔리잖아~)

하고 싶은 게 생길 때까지, 어쩔 수 없이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기까진 더 치열하게 처자빠져 지내는 거다. 이 처자빠짐이 중단되는 날이 오긴 올테니 이 처자빠져 있을 수 있음을 감사해하고 이 감사함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게 득도자의 자세로다.

진짜 사족...
2013년의 끝날을 맞이해 종무식(?)삼아 통장을 확인해 봤다. 후원금에 대한 기대를 접은지 오래 됐기에 별 기대 없었는데(물린 주식의 계좌를 확인하는 그 썰렁한 느낌???) 어느 한 분께서 이 통장의 썰렁함을 확실하게 날려 주셨더만.

어느 분이신지 제가 알 턱이 없지만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한 번에 넣으셔도 될텐데 이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저같은 인간에게 덕담을 전하시려고 일부러 5번에 걸쳐 넣어주신 그 깊은 속마음에서 나오는 배려... 정말 감사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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