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구원해 준 한마디 "왜 네게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는건데..."

입력:2009-10-02 금

"나는 대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병이 내게 주어져 이렇게 비루한 병신장애인의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나?" 이건 어릴 적부터 시작해 어른이 되었을 때까지도 제 마음 속에 들어 있었던 생각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생각은 병,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들은 모두다 최소한 한 번은 가지는 생각일 것이고, 정상인들 역시도 자신에게 불행이 닥치면 혹은 지금 겪고 있는 불행에 대해 "내가 대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일이 내게 생기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 일본 만화가가 만화의 끝 부분에서 한 얘기가 생각납니다. "사람들은 전쟁이 이 세상의 가장 큰 불행이라고 얘길하지만, 자신이 태어날 환경을 고르지 못하고 태어나는게 전쟁보다 더한 불행이다"라고...

저 말에 망치를 맞은 듯하게 "그렇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병때문에 고통, 좌절, 우울, 무기력에 무대책으로 폭격만 당하고 있던 시절에는 저 말에 위안, 공감이 느껴져서 저 말에게서 저렇게나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거죠. 그런데 소견이 좀 든 뒤에 생각해보니, "생존욕구가 있는 개체면 전부다 다 좋은 환경에 태어나려 하지, 안 좋은 환경에 태어나려고 하는 개체가 어딨겠나?"싶어 저 얘기는 쓰잘데기없는 소리란 생각이 들더군요. 즉, 자신이 태어할 환경을 고르지 못하고 태어나는 게 그게 진정으로 가치있고 합리적인 출생의 방법이 되는 거란 말이죠.

각설하고, 저는 "나는 대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병이 내게 주어져 이렇게 비루한 병신장애인의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나?"라는 화두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질근질근 씹어대면서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병때문에 인생목표를 세울 수가 없었거니와 저런 마음가짐이 이 병신장애인 삶의 소유자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신세한탄 방법이기도 했었을 거기 때문에요.

어쨋든 인간의 실존(?)에 연관돼 있는듯한 저런 비루하고 심오한 화두를 오랫동안 씹다 보니---이렇게 오랫동안 강한 힘으로 이렇게 씹어 댔는데, 이빨이 아직 남아 있으려나?---드디어 단물이 느껴지는 단계에까지 왔지 않나 싶은데 이건 정말 감사한 일이네요. 이런 비루한 화두에서 최고 수준의 단맛을 느낄 수 있는 '지금의 저'를 있게 한건(내가 뭐 벼슬이라도 한 자리 했나?ㅋㅋㅋ) 저런 한탄은 '나만은 예외'를 바라는 특권의식에서 나오는 잘못된 생각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봐야하기 때문이죠.

여류작가 중에 박완서씨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단힌 유명한 작가분이시죠. 이 작가에게는 늦게 본 외아들이 있었는데, 이 아들이 공부를 아주 잘했는지 서울대 의대에 들어가 의사가 되었답니다. 박씨가 이 아들에게(위로 딸은 몇 있음. 아들 수는 정확히 헤아려주면서 딸 수는 정확히 안 헤아려 준다고 딸들이 기분나빠 할지도...ㅋㅋㅋ) 가지는 느낌은 일반 부모의 그것보단 남 달랐을 거라고 추측할 수 있겠지요. 이런 훌륭한 아들이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해 죽고 맙니다. 중요한 건 이 작가가 얼마 전에 암으로 남편을 잃은 상태였었다는 거죠.

암으로 죽는 사람은 죽음을 예상할 수 있어 마음의 대비라도 할 수 있지 사고로 죽는 사람은 그런 마음의 대비도 못하는 거지요. 오히려, 박씨는 남편이 암으로 죽었으니 아들은 절대 죽지 않으리라는 이치에 전혀 안 맞는 보상심리같은 기대를 강하게 가지면서 남편의 상실을 치유받으려 했었을 수도 있겠지요. 하여튼, 저도 그렇고 어떤 특수한 조건에선 기대, 희망이 오히려 사람을 더 심하게 망가뜨리게 되는데 박씨도 바로 그런 경우가 아닌가 싶습니다.(저야 뭐, 처음부터 정상적인 희망을 기대하기 힘들었었던 황무지 인생이라 대체재, 보충재도 별로 기대할 형편도 안 돼 최소한의 것으로 그럭저럭 잘 버텨왔습니다만...)

사람의 앞날이란 모르는 거니 희망을 품으면, 그게 사람에 따라 행복으로 올 수도 있고, 불행으로 올 수도 있다는 게 참으로 오묘하게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희망을 안 품을 수도 없고, 희망을 크게 품자니 그 실패 뒤에 올 그 좌절이 너무 겁나고 그렇다고 처음부터 절망을 품기도 뭣 하고... 하여튼, 삶은 항상 어떤 선택을 요구하는 투기장, 도박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박씨 얘기로 돌아와서, 사람이란 게 원래 그렇지요. 사람은 소유, 연결을 전제로 하는 개체기에 어떤 거대한 손해, 상실, 분리를 겪게 되면 그걸 굉장히 괴로워 하게 됩니다.(병신새끼가 하나 마나하는 얘기를 하고 있죠?ㅋㅋㅋ) 그래서 본능적으로 그 손해, 상실, 분리를 다른 것에서 보충하고자 하기 마련이고, 자기가 갖고 있는 거에서 보충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 분수를 넘어서는 과도한 보충에 집착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빚내면서 명품 쇼핑, 성형, 주지육림 등에 집착하는 것도 그런 현상이 아닌가 싶네요. 아마도 소비하면서 뭔가를 획득하게 될 때 느껴지는 쾌감이란 게 그만큼 사람의 자존감을 높이는 역할을 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박씨는 남편을 잃고나서 당연히 그 슬픔을 아들에게서 보충하려고 했었을 겁니다. 더군다나 아들도 보통 아들이 아니고 모든 학부모들이 선망하기 마련인 서울대 의대 출신이 아니겠습니까? 재차 더군다나 상대, 법대도 아닌 의대출신이니 다른 학생들보단 병에 좀 더 강하겠지라는 나름(?)의 타당성이 있는 기대도 가지고 있었을지 모르고요. 암으로 죽은 남편의 완벽한 대체물 역할을 했었을 법한 이런 아들이 교통사고로 죽었습니다.

아마도 박씨가 이 때 아들을 잃고서 받은 충격은 정말 뭐라고 형언하기 힘들었을겁니다. 시쳇말로 불행이 싱글이 아닌 따따블로 불운이 왔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잔인한 생각같지만 저 충격과 박씨 자기가 휠체어 장애인이 되 버리고 말았을 때의 충격 중 어느 쪽이 충격이 더 클까?하는 생각요. 저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후자라고 생각합니다만... 비루한 삶을 사는 사람은 이런 행복법으로 자신의 행복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게 참으로 씁쓸하네요ㅋㅋㅋ

"박씨가 휠체어 장애인이 됐다면?"하는 가정을 관두고 얘기의 본론으로 돌아갑니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이 때 박씨가 겪은 좌절, 절망감은 우리같은 제 3자가 옆에서 감히 형언하기 힘든 차원의 것이겠지요. 이 상황에서 "왜 내게 이런 일이..."라는 신세한탄을 안 할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봅니다. 박씨도 당연히 저런 신세한탄을 하고 절망, 분노도 느꼈겠죠.

박씨는 카톨릭 신자였었기에 카톨릭의 신인 하느님에게도 분노와 저주를 퍼부었을 겁니다. 영화 '밀양'에 나오는 전도연씨처럼요.

그런데 박씨와 친하게 지내던 수녀가 박씨의 이런 신세한탄을 들으면서(그 수녀는 박씨의 말벗인 것 같음) 그냥 지나가는 소리로 하던 얘기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네요. "...왜 네게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는 건데..."

제가 저 내용을 2001년도 쯤에 한겨레신문에 연재됐었던 '내 영혼을 올린 한마디'라는 유명 인사들의 컬럼에서 읽었더랬었는데, 정말 망치로 몇 대 두들겨 맞은 충격과 함께 어떤 깨달음(?)을 얻었더랬죠.(최근에 시지프의 신화에 나오는 카뮈의 자살론을 처음 알았을 때 느꼈었던 그 놀라운 충격보다는 좀 떨어지지만 그래도 저 각성이 있었었기에 카뮈의 자살론이 주는 자극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해야 겠네요)

"그렇다, 이 수녀의 말이 맞다.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거다. 내가 자기 힘으로 똥오줌도 제대로 못 가리는 수준의 휠체어 장애인이 될 수도 있고, 내 부모가 전신 불구가 되어 내가 부모의 똥오줌을 수발하게 될 수도 있다. 내 근처로 이런 불행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나만 특별하게 혜택받기를 요구하는 일종의 특권의식의 발로다"라는 걸 분명히 깨닫게 된 거죠. 이 말을 달리 표현하자면, "나는 특별한 혹은 보편에 맞는 대우를 받아야 하고 받을만도 하다"는 기대와 희망을 접었다는 의미일텐데, 이런 깨달음을 얻고 나니 절망에서 새로운 의미가 느껴지면서 삶이 이전보다 덜 비루하게 느껴지더라 이 말입니다.

이 때 받았었던 자각이 자살에 대한 저의 용기없음을 더욱 더 용기없음의 상태로 만들어 자살 실행을 더욱 더 힘들게 하는 기본적인 힘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람은 이래서 배움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현실이 아무리 뭐같아도 어떤 배움을 취득케 되면 그 절망적인 느낌이 이전보다 분명히 개선될 수 있으니까요. 외형적인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지만, 어떤 배움을 얻었느냐에 따라 상황에 대한 감정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죠.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삶이 내게 온화하지 않았으니까, 나는 단련될 수 밖에 없었고, 이렇다 보니 이런 개념을 이 많지 않은 나이에 깨닫게 되는구나.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이딴 자각을 하게 되다니..."라는 생각요.

그래도, 50, 60대에 암을 선고받고 뒤늦게 "남에게 나쁜 짓 않고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왜 내게 이런 병이..."라고 자책하는 것보단 분명히 낫긴 하지만 씁쓸한 구석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이런 개념이 제 안에서만 머물러 있었다면 생각이 저기서 끝이었겠지만 이런 생각이 타인에게로 확장되다 보니 추가적으로 이런 생각도 듭디다.(물론, 가장 큰 이유는 제가 할 일없는 인간이라 그런 거라는.ㅋㅋㅋ) "비록, 나는 이 나이에 이런 자각을 했지만 내보다 더 가혹한 환경에 사는 사람들 중에는 이런 자각을 더 어린 나이에 해서 어린 나이로는 도저히 소화가 불가능한 삶의 가혹함에 쩔쩔 매다가, 결국 애 늙은이가 되거나, 그 무게를 못 버티고 그 나이에 스스로 삶을 종결시킨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요.

어쨋든, 저 컬럼을 읽고서 "내가 전생에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병을..."라는 개념으로 더 이상 제 슬픔을 달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는 거는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런 걸 인간이 성장하는 모습이라고 해야 하지 않나?"라고 감히 주장하고 싶네요.

하여튼, 그 이유야 어떻든 간에, 희망이 없어 뭘 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건, 역설적으로 자신의 구체적인 모든 희망이 이뤄진 세상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런지, 세상에 감사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아지는 웃기고 신기한 현상이 발생하더군군요.(병신장애인 주제에 살면서 이런 류의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저는 정말 복받은 병신장애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자신에게 일어난 그런 불행한 사건을 소설로 써 외부세계에 알린 박씨에게도 고맙고, 저 얘기를 소재로 저런 컬럼을 써준 그 분에게도 고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고맙다면서 그 컬럼을 쓴 사람의 이름도 기억못하는 걸 보면 저는 무례배가 아닌가 싶네요.ㅋㅋㅋ한겨레신문에서 검색을 해도 2001년도 기사는 아예 검색이 되질 않네요.

사족입니다만, 이 세상에 제일 편한 인생은 남들 하는 거 보고 그걸 따르려고 노력하면 그러저럭 살아가지는 인생이 아닌가 싶습니다. 도처에서 자신의 역할모델을 배울 수 있는 인생이란 말이죠. 병도 다수의 사람이 앓는 병을 앓아야(특히 선진국 사람들이 많이 앓는 병) 그나마 그 병에서 구제받을 확률이 높아지지, 듣도 보도 못한 말그대로 듣보잡의 별 희한한 병(특히, 아프리카의 풍토병 같은 후진국 사람들이 많이 앓는 병)을 앓으면 구제받을 확률이 낮아지는 것과 마찬가지인거죠. 아프리카 풍토병은 약을 만들어도 돈이 안되기에 선진죽의 제약사에선 약을 개발하지 않기 때문이죠.

약삭빠른 경제적 동물이 되면 되수록 더 유능한 정상적인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자본주의의 냉정함이란 게 바로 저런 거겠지요. 하지만 저는 이건 어쩔 수 없는 인간 사회의 필요악이라고 생각하지, 사람의 탐욕을 강제로 억제해 하향평준화를 만드는 사회주의국가보다는 자본주의 세계가 냉정하긴해도 백배는 더 좋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건 제가 비록 인생포기자, 은둔형 외톨이로 살지만 경쟁, 성취욕의 긍정적 가치를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겠지요.ㅋ

잘못된 생각인진 모르겠지만, 그래서 저는 인간의 욕심을 이끌어 주는 동력소가 없어 집단적인 무기력증, 우울증에 빠져 있는 듯한 사회주의 국가에 안 태어나고 자본주의 사회에 태어난 거에 무척 감사해 하고 있답니다. 특히나 영문 국가명은 같은 'Republic of Korea'를 가지고 있지만 그 앞에 'Democratic People's'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냐? 안 붙이고 있냐?에 따라 삶의 조건이 처절하게 달라지는 상황에서 저 수식어가 안 붙는 Republic of Korea, 즉 남한에 태어난 게 저는 얼마나 감사한지 모를 일입니다.

남한과 북한은 지형적으로든 인종적으로든 국적으로든 뭘로 보나 완전 한끗 차이라 북한에 태어나도 억울하다고 말못할 형편이 아닌데도 말입니다.("내가 북한에서 병신장애인으로 존재했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나?"라고 생각해 보니 정말 섬��해 지네요. "지금 남한에 이렇게 병신장애인으로 존재하는 게 북한에서 정상인으로 존재하는 게 더 행복한게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드네요.ㅋㅋㅋ)

물론, 자본주의의 치열한 경쟁 속에 살다가 돈이든 건강이든 화목이든 이런 삶의 활력소가 소진당해 버린 환경에 처한 사람은 이런 경쟁이 덜할 것 같은 북한에 사는 게 부러워 보일 수도 있긴 있을 겁니다. 그런데 남탓을 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는 것이고, 그래도 소진되기 전에는 남들과의 경쟁이 가능해서 열심히 살려고 했었던 자신을 생각해 보면 비록 결과는 안 좋게 나왔을 지언정 그 치열한 경쟁에서 느꼈었던 활력, "열심히 하면 된다"라는 희망을 느꼈었던 것은 분명히 좋았었던 것이라고 기억될 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물론, 현재의 불행이 과도한 수준이면 그럴 맘의 여유, 겨를이 있을리가 없긴 하겠지만 말입니다.(주제넘은 얘기인 것 같은데, 그렇게 느껴졌었다면 죄송합니다)

저의 경우, 젊었을 적에 자살했었으면 삶에서 좋게 느꼈었던 저런 것들까지도 분노 속에 함몰되어 분노, 저주등등만 주구장창 안고 죽었을거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비루한 삶이긴 하지만 그래도 자살안하고 이렇게 살아 있는 경험(?)을 지속하고 있다 보니 그 분노, 저주들을 헤아릴 수 있는 아량이 갖춰졌다는 게 느껴져 저는 기분이 꽤나 좋습니다.

그리고 이런 평화 모드(?)의 도래에 힘입어 젊었을 적에는 분노, 절망 등에 기세가 밀려 어느 구석으로 숨기 바빴던, 작은 기쁨들을 느낄 수 있는 감각들이 이제는 완전히 돌아 왔다는 것도 느껴져 너무나 좋고요. 그동안 이런 게 없었다는 사실에 자극받아 지금은 이런 기운을 더 잘 느끼려고 오바질까지 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드네요.ㅋㅋㅋ(역시 행복은 결핍에서 탄생되는 거지 싶습니다.)

아마도, 이런 흐뭇한 기분이 들기 때문에 "지금은 자살해도 좋은 맘을 가진 채 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황당한 생각이 드는 거겠지요. 어라? 분위기가 계속 이렇게 나간다면 안락사, 존엄사 센터가 있으면 좋겠다 글에서 농담삼아 얘기한 "극한의 행복감을 가진 채로 자살한다는 목표"도 불가능한 게 아니겠는데?라는 생각까지 드는군요ㅋㅋㅋ

하여튼, 제 관점에선, 놓을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세상줄을 한 번 제대로 놔 보는 것도 삶에서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 결과로 막대한 후유증이 올지, 막대한 성취가 올지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판단을 못 하는 거니, 그 결과에 대해 제가 책임은 못집니다~ 주식이든 도박이든 삶이든 모든 것은 자기 책임하에서...ㅎㅎㅎ(세상줄을 놓는 건 인간이 할 수 있는 도박 중에서 가장 궁극의 도박이기에 그 결과는 반드시 모 아니면 도로 나오게 될 듯...)

"아이고... 병신장애인 새끼, 얼마나 불쌍하고 비루한 삶을 살길레, 삶에 대한 애착이 사라지는 게 두려워서 자살에 대한 두려움을 자살에 대한 이런 반발성 생각으로 덮으려고 이렇게나 노력하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긴 듭니다. 사실, 저도 어떤 생각이 제 진심인지 모르겠네요. 아휴, 어쨋든 자살할 때가 되면 판가름 날 것입니다. 저의 이런 ��두리성 생각들이 저의 진심인지, 아니면 할 일없는 인간이 하기 마련인 헛된 잡생각에 지나지 않는 건지를 말입니다.

"죽을 때에는 분명히 판가름날거다..." 어쨋든 저게 제가 죽을 때에 느끼게 되는 지적 쾌감 중의 하나인건 분명하지 싶습니다. 물론, 이건 온전한 정신으로 의도한 죽음을 맞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한 건데... 자신이 어떤 죽음을 맞게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역시 저런 궁금증에 대한 답이라는 지적 쾌감을 얻으려면 자살이 제일 좋은 죽음법이 될 수 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군요. 씁쓸하다고 해야 할지? 기대된다고 해야 할지? 하여튼, 가보면 알겠죠.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글이 이상한 쪽으로 샌 듯...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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