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으로 사는 것, 강간당하는 것 중 어떤 게 더 안 좋을까?
입력:2008-12-30 나는 장애인으로 사는 것만큼 모욕적인 삶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하나이고 게다가 할 일도 없다 보니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장애인으로 사는 것과 여자가 강간당하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고통스러울까?"라는 생각...(하여튼, 또라이 새끼가 맞긴 맞나 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라도 해야 할 일없는 뇌가 미치지 않게 된다.) 워낙 황당한 의문이라 그런지 답이 될만한 내용은 그 어디에서도 본 적도, 들어 본 적도 없다. 남사시러워서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질문이니 외부 자료를 통한 판단이 안 되는 질문인거다. 그래서 내 혼자만의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여자가 아니니 강간당한 여자의 맘을 정확하게 가늠 할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장애인으로 사는 게 더 고통스런 삶이라고 나는 감히 판단내리겠다.
먼저 장애에 대해 생각해 보자. 장애로 인한 수치, 모멸감은 나의 존재를 인지하는 모든 타인으로 받아야만 하는 것일 뿐더러 이러한 부정적 느낌은 항구적인 거다.---물론, 시간이 지나면 그런 부정적 느낌에 익숙해진다는 미덕아닌 미덕이 생기긴 한다. 하지만 그런다고 장애로 인한 자신의 부정적 느낌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그리고 장애로 인한 피해는 나에게만 한정되는 게 아니라 가족들에게까지 직접적인 피해를 줄 정도로 그 범위가 넓다. 어떻게 보면 사회에까지 그 피해가 끼친다고 볼 수도 있으리라. 장애인 수당, 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과도하게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 등등. 이에 반해 강간은 대체로 1회성이고 그 피해는 자신과 가해자만이 아는 차원의 것일 확률이 높으리라. 즉, 가해자와 직접 대면하는 경우가 아닌 한 자신이 강간을 당했다는 것은 절대 표가 나지 않는다. 고로 장애인과는 달리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발생하는 수치, 모멸감 등을 느낄 이유가 없고 얼마든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강간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때문에 모든 남자가 잠재적인 강간범으로 느껴진다는 것같은 정신적 문제가 발생해 정상적인 사회 생활이 힘들 수도 있다. 이건 강간 피해자 입장에선 무지 고통스러운 것이라는 건 분명하겠지만 그래도 강간피해자들이 받는 저런 피해는 '생각하기 나름'의 차원이라고 볼 수 있기에, 장애인이 받는 피해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고 나는 감히 판단을 내리겠다.
강간피해자의 상태로 거리를 걷는 것과 휠체어나 목발 장애인이 되어 거리를 걷는 것을 비교해 보라. 누가 나보고 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생각하고 잦이고도 없이 당연히 강간피해자가 되는 걸 선택한다. 만일 근친상간이라면?
그리고 "저 가족 구성원이 내게 하는 이 친밀한 느낌과 함께 이질적 느낌까지 들게하는 이 행위가 대체 무슨 행위인가?"라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의문이 떠오를 수 밖에 없으리라. 덧셈을 겨우 배우고 있는 애에게 미적분 문제를 풀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거다.(음냐, 저건 내가 어릴 적부터 이 칙칙하고 우울하면서, 성인의 이성으로도 이해될 수 없는 자살의식을 벗하면서 받아 왔었던 삶의 느낌과 비슷한 것이리라. 쟤도 사유, 철학하는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세상살기 힘든 애가 되는거다.ㅋㅋㅋ)
이뿐만 아니라 그 가해자를 집에서 계속 대면해야 하고 그 강간피해를 지속적으로 받게 될 확률도 높다. 그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해줄 대상을 찾기도 힘들 게다. 가해자가 부친이라면 특히 그렇다. 이거는 일반 강간과는 비교도 안되는 정말 치명적인 고통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근친상간은 장애보다 폭력성이 더 셀 수도 있겠다"싶다.
내가 병신장애인이라 "그래도 장애인이 받는 고통이 더 세다"쪽으로 답을 내리는 게 당연할텐데... 나는 삶의 고통때문에 어릴 적부터 사유, 철학하는 능력이 길러질 수 밖에 없었던 인생이다 보니, 장애인과 근친상간 피해자가 받는 고통 이 둘 중에서는 어느 게 더 고통스러운 거라고 감히 답을 못 내리겠다.
보통, 근친상간 피해자들이 10살 무렵에 그 피해를 처음 겪기 시작한다고 하던데 인간 성인 수컷에겐 10살쯤 되는 암컷에서 최초의 성적 매력이 느껴져 그런거지 싶다. 인간 암컷에겐 임신능력이 저 무렵에 비로소 생긴다는 걸 성인 수컷이 무의식의 차원에서 인지하기에 그런 것일테고.
이렇게 10살 때 근친상간 피해자가 되는 게 10살 때 장애인이 되는 것보다 고통이 더 클 것같다. 이러니 일반 강간 피해자들은 "그래도 나는 근친상간의 피해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다"라는 자기최면도 한 번 가져볼만 하지 않을까나? 돈 드는 것도 아닌데 자기 상처를 치유하려면 그 정도의 수고는 해야 하는 거 아니겠는가? 분명한건 이거다. 근친상간 피해자 역시도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된 사람과 마찬가지로 이성을 뛰어넘는 짐승의 강인함같은 걸 만들어내지 못하면 저 뭐같은 상황을 견뎌내기 힘들다는 거.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아버지에 의한 근친상간 피해자는 너무나 어린 나이에 그렇게나 충격적인 사고를 겪는다는 점때문에 처음 그 시기만큼은 장애인보다 더 강한 고통을 겪을 것 같다.(나이도 어리고, 그 가해자를 벗어나선 자기 생존이 확보 안되니 사건에 대한 억압으로 가야만 생존이 가능해질듯.....) 물론, 그 험난한 초기 과정을 버텨내면 장애인보단 덜 고통스러운 삶이 될테고.
그런데 근친 상간 피해자에겐 장애인에겐 없는 장점이 있다. 근친 상간 피해자는 외형적으론 표가 안나기에 마음만 독하게 먹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얼마든지 가능한 게 바로 그 장점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은 당신에게 당하고 있지만 나이들어선 내가 꼭 당신에게 복수를 하고야 말겠다!"라는 각오를 다지는 삶도 가능하다. 장애인에겐 결코 꿈도 꿀 수 없는 호사를 근친 상간 피해자는 누릴 수 있는거다.ㅋㅋㅋ(음냐, 장애인의 삶을 너무 무시하고 있는건가? 아니면 가감없이 제대로 기술하고 있는 건가?) 보통인도 저런 삶의 의지를 다지기 힘든데, 저런 강렬한 삶의 의지를 다질 수 있는 근친 상간 피해자의 삶은 역설적으로 보면 정말로 행복한 삶일 수도 있는 거다.
본론으로 원위치한다. 이렇게 일반 강간피해자는 근친 상간 피해녀, 장애인 피해자(?) 이 둘에 견주면 애들 장난이다라는 말이다. 이렇게 자기보다 더 못한 혹은 험난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습성을 버릇하게 되면 비루한 자신의 삶이 주는 아픔, 고통이 상대적으로 엹어 지는 이득이 있다. 쩝, 진취적인 성취는 꿈 못 꾸고 이 따위 걸로 자신의 비루한 삶에 대한 위안을 삼는 인생이라니.ㅋㅋㅋ 참으로 씁쓸하고 찌질한거로구나라는 생각이 안 드는 건 아니지만, 이 참혹할 정도로 초라하고 모멸스런 삶을 버텨내려면 어쩔 수 없는 거 아니겠는가?ㅋㅋㅋ 재수없는 근친 상간 피해녀 얘기는 그만하고 일반 강간 얘기로 돌아간다. 그래서 나는 강간피해자들에게 다른 교육도 중요하겠지만, 장애인으로 사는 삶의 비참함을 설파하는 게 정신적 피해에서 더 빨리 탈출하게 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거다. 병의 치료에도 동종요법이라고 비슷한 것을 투입해 병을 중화시키는 기법이 있던데(백신 주사도 그런 이론을 적용시킨 거...) 장애인의 삶같은 정말로 비루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당신이 입은 강간 피해는 장애인의 삶에 견주면 별 피해도 아니다"라는 의식을 강화시켜주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자발적으로 발상의 전환을 유도시켜 피해자 스스로가 이런 생각을 하게 해야지, 피해자의 고통을 의도적으로 무시, 폄하하려는 것같은 꼬롬한 의도로 이런 생각을 주입시키는 경우라면 당연히 저항해야 하리라. 나는 저런 생각을 누구의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한다. 이 병신장애인 삶이 워낙 비루하다 보니, 오리지널(?) 장애인의 비루한 삶을 떠 올리면서 "나는 저것보다는 낫다, 위안을 가지자"라는 생각을 내 삶의 고통에 대한 심리적 위안책, 해결책으로 활용하고 있는거다.
비록 외견상으론 허접할지라도 저런 생각에 긍정적 가치도 꽤 들어있고 효과도 좋으니, 나는 계속 저런 생각을 읊을 수 밖에 없고 그짓을 계속한다. 굳이 강간피해자 뿐만이 아니라 학교에서도 장애인 삶의 실상(?)을 가르치게 되면 그 효과는 꽤 있을 것 같다. 저러면 '내가 정말 행복한 삶을 사는 거'라는 걸 자각하는 학생들도 당연히 늘어날테고 그럼 학생들뿐만 아니라 부모, 가족들의 행복지수도 당연히 높아질테니 전국민의 행복지수도 당연히 높아지지 않겠나? 그럼, 청소년들의 사고, 범죄도 상당히 줄어들테고 결국 성인들의 범죄까지도 줄어들게되지 싶다. 장애인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그 동안 자기와는 상관없었던 일이라고 생각했었던 장애인에 대한 관심도 당연히 높아져, 관련 복지제도의 수준도 당연히 높아질테니 장애인에게도 분명히 실제적인 도움이 되리라. 그런데 "교육에서 이런 소극적인 자세를 가르친다는 게 말이 되는건가?"싶긴 하다. 장애인 삶을 가르치면 애들이 "지금 장애인이 아닌 이 상태가 이렇게나 좋은 거였었구나~"에 안주해 탱자~ 탱자~하면서 아무 것도 안 하고 이 순간 자체를 즐기려고만 하는 애들이 늘어나는 부작용도 늘 수 밖에 없으리라. 그런데 "저런 인간들이 많은 사회가 진짜 평화롭고 행복이 넘치는 사회라고 봐야 하는 거 아닐까나?"라는 생각도 들긴 드네. 하여튼 만사는 생각하기 나름이로다.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