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사가 이런 낚시질을 하다니!!! - 다윈의 식탁

입력:2010-01-13 수

다윈의 식탁, 김영사에서 펴낸 책이다. 이 책은 진화론의 다양한 학설을 일반인들에게 소개하는 책인데 책을 독자들에게 선전하는 방식이 거의 사기에 가까운 책이라 이렇게 감상문을 적게 됐다. 지은이는 동덕여대에 재직하는 장대익이라는 자인데, 이 책은 자기가 쓴 '자작 소설'이면서 진짜로 도킨스, 굴드같은 전세계의 초절정 진화론 관련 유명학자들이 모여서 토론을 펼쳤고, 자기가 그 토론의 서기를 맡은 것인양 실화인 것처럼 정말 엄청난 사기질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책이란 말이다.

도서관의 신간 책꽂이에 있던 이 책을 들고, 앞표지와 지은이의 머릿글을 보면서 "이 책이 과연 읽을만한 가치가 있을 것인가? 내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탐색전(?)을 펼칠 때 든 생각은 이거 였었다.

나는 잘 모르지만 진화론 관련 이런 초절정 유명 학자들이 한 곳에 모이기도 힘들텐데, 어떤 유명 노교수가 죽어, 이 노교수의 문상때문에 이런 사람들이 영국에 모이는 대 사건이 발생했고. 님 본 김에 뽕딴다고 모인 김에 이런 토론을 펼쳤구나. 이거 완전 별들의 전쟁이 아닌가?

더군다나, 우연찮게 다른 일로 영국을 방문하게 된 미국의 지성 노엄 촘스키도 이 토론이 있다는 걸 알고나서 이 토론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하니 우와, 세상에나, 우연도 이런 우연이 다 있을 수 있구나!라는 놀라움, 신기함이 느껴졌다. 이건 담배는 피고 싶은데, 돈은 없고, 혹시나 담배가 들어 있을까?싶어 길거리에 버려진 담배곽을 주웠더만 그 안에 5만원짜리 지폐가 들어 있는 사건이 발생한 것과 비슷할 정도의 우연이랄 수 있는거다.

사실상, 있을 수 없는 우연이 발생한거다.(이런 우연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거라면 "나도 로또1등에 걸릴 수 있겠구나"라는 무의식적인 희망도 느껴지더만.ㅋㅋㅋ) 이런 있을 수 없는 우연을 통해 저런 별들이 펼치는 전대미문의 토론이 이뤄졌고, 그래서 이 토론을 BBC에서 중계까지 했구나라는 경이로움... 그리고 이런 별들의 전쟁급의 토론에 감히 한국인이 서기를 봤구나!(지은이는 자기가 이 토론에서 서기를 봤다고 해 놨다.)라는 더 놀라운 경이로움때문에 이 책은 분명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겠다!라는 판단이 서서 이 책을 선택했었는데... 지은이는 책의 후반부에 가서야 이 토론이 가상 토론이라는 걸 밝힌다.

이게 말이 되는가? 책의 앞 표지에도 가상토론이라는 말이 없고, 책의 머릿말에도 분명히 사실인것처럼 못을 박아놓고서는 책의 후반부를 넘어 가서야 이 책은 사실이 아니고, 가상 토론이라고 언급을 한다는 게?---장대익, dog cock같은 이 poet-foot-son야... 세상에 이런 게 어딨냐!!! 니가 전국의 시골장터를 돌아다니면서 원산지, 출처도 불분명한 물건을 파는 무슨 장돌뱅이 장사치냐? 응? 이 poet-foot-son야!!!---저 대목을 읽고 나선 망치로 머리를 정말 세게 맞은 것처럼 멍했었다. 내 기준으론 세상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어이없음이 발생한 것과 마찬가지니까.

자기 자식이 사고로 죽었다는 비보를 전화로 전해 받은 부모의 그 어이없는 황망함이 이런 걸까나?(후속으로 있을 정서적 충격의 강도는 비교대상이 아니지만 그 순간 자체에 느껴지는 황망함은 비슷한 것일게다.) 아니다, 저것도 이 어이없는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자식이 죽는 사건은 자기에게 발생해서 문제인 거지 이 세상에서 항상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영사라는 나름 이름있는 출판사에서 펴낸 이 책이 선사하는 이런 형이상학적인 어이없음은 내 상식으론, 이 세상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느 신생 출판사가 한탕치기 개념으로 '짝퉁 김영사'를 만들어 책을 출간하지 않은 이상에는 말이다.

이 어이없음은 뭐랄까? 여자에게 술을 엄청 먹여 인사불성 상태에 이르게 해 그 여자를 모텔로 데리고 가는 비행 청소년 급의 방법 밖에 모르던 놈이(우리 동네 애들이 딱 저 수준이었다.) '한 단계 더 높은 인간이 돼 보자'라는 자각 끝에 온갖  사탕발림과 정성을 다해 여자를 모텔로 데리고 가는 데 성공했고 '이제 나도 한 단계 더 높은 급의 인간으로 태어나는 구나'라는 희열 속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여자의 팬티까지 벗겼는데...

거기에 있어야 할 게 없고 그 흉측한(?) 자지가 덩그러니 붙어 있는 걸 볼 때의 심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좀 민망한 표현이지만, 이 표현만큼 저 책이 주는 어이없음을 제대로 묘사한 표현이 없기에.)

하여튼, 이렇게 망치로 크게 한 방 맞고서, "어라? 어쩜 이럴 수 있지? 별 일 아니라는듯이 어쩜 이런 설명을 어쩜 이렇게 태연히 할 수 있지? 이럴리가 없는데? 내가 내 부주의로 뭘 빠뜨려놓고서 지 풀에 내가 흥분하고 있는건가?"싶어 책을 다시 살펴 봤다. 역시나 앞표지, 머릿말에는 그런 얘기가 전혀 없고, 뒷표지에야 겨우, 가상토론이라는 언급이 돼 있다.

인정한다. 뒷표지에 분명히 가상토론이라고 돼 있는데 뒷표지까지 확인못하고 이건 진짜 토론이라고 기대했었던 내가 잘못이라는 거 인정한다. 그런데, 김영사나 이 책의 지은이의 양심의 기준으로는 앞표지, 머릿말에는 진짜 토론인 것처럼 얘기를 하고, 뒷표지에만 가상토론이라고 해 놓으면 자기들의 윤리에는 아무런 문제없는 게 되는건가?

독자를 이 정도로 야비하게 기만한 책이 또 있을까? 나는 이런 식으로 독자를 기만하는 책은 여태껏 한 번도 보질 못했다. 내가 책을 잘 안 보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래도 나름 좀 봤다는 사람인데... 이건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고 기사거리가 별로 없으니 연예인 관련 과장 뻥튀기 제목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스포츠 신문의 그 졸렬한 제목 낚시질보다 더 죄질이 나쁘다고 해야 할 게다.

이 새끼들의 행태를 보니 80년대 말엽에 주윤발이 한참 인기끌 때, 주윤발이 단역으로 살짝 등장하는 영화인데도, 비디오제작사에선 비디오케이스에 주윤발이 주연인 것처럼 표현해 손님들을 향해 막강 낚시질을 하던게 생각난다. 쌍팔년도의 군소 비디오제작사가 아닌 김영사라는 나름 이름있는 출판사가 이런 저급의 낚시질을 하고 있다는 게 정말 어이가 없다.

만약에 출판사가 책 표지를 이렇게 만드는 거를 알았는데도 저자가 수정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저자는 진짜 나쁜 새끼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학교수라는 작자가 말이지...(대학교수도 사람이 먹고 살기 위한 하나의 직업일뿐인데 내가 대학교수에게 과도한 도덕적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건가?라는 반문도 들긴 든다.ㅋㅋㅋ) 아마도 이게 책이라서 사람들이 그냥 너그러이 봐주는 거지, 일반 공산품을 이렇게 낚시질해서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했었다면 틀림없이 소비자의 항의가 빗발쳤을 것이고 김영사는 악덕 업체로 낙인찍히지 않았을까 싶다.

책 내용 자체는 좋고, 지은이의 진화론에 관한 전문 지식도 해박하고 이걸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재밌게 글을 쓰는 능력도 좋더만,(지은이의 소설창작 능력은 인정~) 왜 이따위 낚시질로 소비자를 기만해서 결과적으로, 책의 질을 스스로가 이렇게 떨어 뜨렸는지를 모르겠다. 자승자박이란 개념이 적용될 수 있다면 저 낚시질이 바로 저 경우가 아닌가 싶다.

하기야, 이렇게 낚시질을 해서라도 독자들을 잘 낚아 매출을 증대시키는 게 출판사나 지은이에게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나도 할 말없긴 하다.("먹고 살기 위해 저러는 건데, 누가 탓할 수 있겠는가?"라는 바다같은 넓은 이해심을 발동시키면 모든 게 용서된다.ㅋㅋㅋ) 그래도 내 상식으로는, 김영사라는 꽤 유명한 출판사가 저런 식으로 독자들을 낚으면 안 되는 거다. 한탕치기 책 한권으로 독자들을 많이 낚아 책매출을 많이 올린 뒤에 감쪽같이 튀겠다고 작정한 '짝퉁 김영사'가 아니라면 말이다.

앞으론 뒷표지까지 열심히 살펴보겠다는 각오!
그래도 이 책의 이런 전대미문의 낚시질에 당한 것때문에 배운 게 없진 않다. 앞으로 책을 고를 때에는 앞표지, 머릿글뿐만 아니라 반드시!!! 뒷표지까지도 읽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을 뿐만 아니라 나의 빈곤한 정서상태를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으니 말이다. 이 책의 이런 낚시질에 내가 이렇게 흥분(?)하는 걸 보니 역시나 내가 정서적으로 여유가 없구나라는 걸 내 자신이 새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말이다.(역시나 자기성찰같은 나의 관조능력은 정말 우수하다. 할 일없음을 건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리라.ㅋㅋㅋ)

'인심은 쌀독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옛 속담이 있듯이, 내같이 쌀독에 쌀이 안 들어 있고, 채워질 가능성도 별로 없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어떻게 마음의 여유가 있을 수 있겠나? 불안한 미래때문에 현실은 항상, 과잉 불안의 상태에 있을 수 밖에 없지. 이래서, 정상적인 정신을 갖고 있는 백수는 불행할 수 밖에 없는 것일게다. 차라리 미쳐버리던가...

그리고, 내가 이 책의 사기질에 이렇게 분노한 것은 내가 이까짓 책의 낚시질에 속았다는 사실에 내 자신에게도 화가 났으니 이런 자신의 귀책사유때문에 발생한 화 부분을 수용하기 싫어 출판사와 지은이를 싸잡아 욕을 하는 구석도 있을 것이다.

사회적 약자는 조심해야 한다
이래서, 사회적 약자들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지금 적는 이 내용은 논리의 비약일 수도 있긴 하다.) 자본주의 사회는 물질적으로, 문명적으로는 분명히 엄청난 발전을 하지만, 집단을 이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개체의 특성상, 인간에게는 타인과 자신을 항상 비교하면서 자신의 상태를 가늠하는 기질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여기서 윤리, 도덕같은 좋은 것도 생겨나지만, 상대적 빈곤감, 박탈감이라는 아주 고약한 것도 생겨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 속의 사회적 약자들에겐 자연스레 열등감, 위축, 분노, 적개심등도 줄줄이 사탕처럼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이래서, 경쟁이 미덕인 자본주의 사회에선 아래로도 보는 습성등으로 마음관리를 하는 방법을 익히지 않으면 인간은 저런 부정적인 것들에 항상 시달릴 수 밖에 없고 이러다 보면 개개인들의 정서는 오히려 퇴행을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즉, 문명적으로는 지금이 30년전보다 비교조차 안될 정도로 월등한 발전을 했지만, 개인의 정서적 측면에선 30년 전이 오히려 좋은 시대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래서, 장기적으로 넓게 보면 문명은 인류에게 악일 수도 있는게 아닐까?싶다. 물론, 단기적으로 보면, 막대한 쾌감을 선사하는 성취를 느끼기에 문명만큼 좋은 게 없다. 특히나 경쟁을 미덕으로 여기는 자본주의제도는 더 그렇다.

나는 무저갱의 절망 속에서 워낙 오랫동안 견뎌내서 인지 작은 거, 별 거 아닌 거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꽤나 트여진 것 같다.

이 비루한 삶에서 얻은 최대의 수확이 바로 저게 아닌가 싶다. 정말 감사할 뿐이다.ㅋㅋㅋ 절망, 무기력 속에서 버텨내는 거에 나의 모든 힘이 집중됐기에, 이런 게 있으리라는 기대를 할 힘 조차 없었었는데 말이지. "궁극의 행복을 느끼는 능력은 궁극의 절망 속에서 깨우쳐 지는 것이로구나"라는 깨달음아닌 깨달음이 드는 중이다. 그냥 단순한 개념의 깨달음이 아니라 궁극의 깨달음이다 보니 긴지 아닌지를 정확히 인지하는 데에도 이렇게 시간이 엄청 걸리는 것 같다. 아, 궁극의 초절정 매저키스트가 된 것 같기도...ㅋㅋㅋ

나는 이 비루한 삶에서도 이런 거대한 보상아닌 보상을 얻었다는 나름의 성취감을 느끼고 있어서인지 내가 기거하고 있는 이 자본주의 사회가 너무나 맘에 든다. 경쟁을 최우선시 하는 자본주의와 니죽고 나 살기의 전쟁의 공포가 아니었다면 '아르파넷'이 효시인 인터넷이 이렇게 존재할리 없었으리라. 그럼 나는 이런 류의 넋두리성 글을 적지 못 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내가 경험했었고 하고있는(?) 절망, 좌절, 우물, 무기력에 대한 사고의 재정립 효과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자신의 우울하고 칙칙한 느낌을 글로 기술하는 거, 이건 정신과 의사의 주장대로 정신적 상처 치유에 엄청난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극과 극은 통하는 법이라고, 이 행복감은 자본주의 사회의 최상류층에서나 겨우 느낄 법한 행복감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아, 최고수준의 자기최면의 경지에 올라서는 그 속에서 이렇게 행복한 활보를 하고 있도다~ㅋㅋㅋ 인생 뭐 있나? 세상은 다 제 멋에 사는 거야~---하지만, 이건 내같이 정상적인 삶을 포기할 여력(?)과 그 속에서 자신을 건사할 자질(?)을 갖춘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경우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경우는 아닐게다.

그래서 이 세상에 양발을 딛고 아둥바둥 살아갈 수 밖에 없어 상대적 빈곤에 강하게 갇혀 있는 비행복자(非幸福者)들은 항상 화가 나 있는 상태에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자기성찰 능력이 있거나 자기만의 건설적이고 지속가능성이 높은 화 소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닌한 자기보다 못한 개체에게 화를 전가시켜 그 화를 풀려는 손쉬운 방법을 채택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이래서, 사회적 약자, 즉 을은 갑에게 과잉으로 착취, 핍박을 당할 수 밖에 없지 싶다.

착취, 핍박당한 을은 또 어딜가서 자신보다 못한 을에게 그 행동을 다시하게 될 것이고... 이렇게 자신이 을에게 내뱉은 타당성이 떨어지는 화분출은 돌고 돌아 결국에는 자신에게도 돌아오는 게 아닐까?싶다.

글이 좀 이상한 쪽으로 샜다. 낚시질 얘기로 원위치한다. 하여튼, 동덕여대의 장대익 탓인지, 김영사의 이 책 담당자의 탓인지, 아니면 둘의 뻔뻔스런 합작품인진 모르겠지만, 저 인간들은 '이렇게 독자를 기만하는 낚시를 해도 괜찮을거야'라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좀 어이가 없다.

진화론 관련 이런 책을 읽는 사람들은 수준이 높고 교양도 있고 온화한 사람들이라 이런 걸 겸허하게 수용하리라고 생각한걸까? 어허, 이 양반들아, 녹색 평론의 발행인인 김종철씨가 한 말을 모르나? "녹색평론 구독자는 수준이 높을 거라는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녹색평론 구독자 중에도 이상한 사람도 정말 많다"라는 말. 녹색평론같은 열혈 환경주의자들용 계간지 발행인이 저런 말을 할 정도인데 독자와 아무런 연결끈이 있지 않은 이깟 단행복 책 독자에게 그런 과도한 너그러운 태도를 바란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거 아니겠는가?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든다. 저들이 독자를 상대로 사기를 친 건 분명하지만 내가 금전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그렇게 손해 본 게 없는데 내가 이렇게 흥분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라는 생각.(책을 내 돈으로 산 것도 아니고 도서관에서 빌려 본 것 아닌가?) 할 일없는 사람의 장점이 이거다. 어차피 할 일 없었는데, 좋은 지적 자극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겪어 볼만한 부정적 지적 자극이었고, 그리고 나는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으로 자신을 과도하게 학대하는 고등 경제적 동물이 아닌 개백수 새끼니 그냥 그럴려니 하고 넘겨 버릴 수 있다는 거...(물론, 백수 주제에 기회비용 개념을 적용시켜 자신을 더 학대하는, 즉 진짜 상병신새끼가 되려고 작정한 놈도 없진 않을게다.)

외부자극이 줄어들수록 인간은 위험해 진다
단, 내가 이 상황에서 더 퇴행하게 되면 이런 병적인 생각이 들런지도 모른다. "안 그래도 할 일없는 사람이 모처럼 책을 읽는 행위를 했는데, 감히 내게 이런 실망을 시키다니!!! 이 개새끼들, 당신들을 처찢어죽일만큼 증오한다!!!...

절망에 빠져서든 어떤 이유로 별다른 외부자극이 없는 상황에 처해져 버린 사람은 저런 상황이 실제 상황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나도 퇴행을 계속했으면 저렇게 안 됐으리라고 보장못하고, 앞으로도 그렇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못하기 때문이다. 저건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에 나오는 개념이기도 한데, 내가 내 삶에서 느끼고 있던 개념이어서 좀 놀랬기도 했다. 이건 내가 삶에서 느낀 절망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 남은 자들이 느꼈었던 절망과 별반 차이가 안 나는 것이라는 말도 성립되는 것이리라.

하기야, 내가 겪었었던 그 참혹한 절망, 좌절, 우울, 무기력같은 게 할 일없는 놈이 가지기 마련인 단순 관념, 망상이 만들어 내는 거에 지나지 않았었다면 지금 내가 이런 은은한 행복감을 느낄리가 없다는...

어쨋든 외부자극이 별로 없는 좁흔 환경에 갇혀 사는 은둔형 외톨이과(科)의사람은 이렇게 외부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지 싶다. 은둔형 외톨이과의 사람들은 이렇게 민감해지는 자신의 정서를 좋은 쪽으로 굴리는 능력을 습득하지 못하면 정말로 주변에 방해를 끼치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테니 하여튼 조심해야 한다. 사람이 미치는 건 한순간이니까... 이래서 내가 누누히 주장하는 게 육체보다 정신이 더 무서울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하는 거다.

궁금하긴 궁금하네.ㅋㅋㅋ 이런 낚시질 책이 나오게 된 게, 즉 이 poet-foot-son라는 욕을 들어먹어야 할 대상이 김영사의 편집자인지, 동덕여대의 장대익이라는 인간인지, 아니면 저 둘의 합작 플레이라 두 놈이 같이 해당되는건지...

장대익 저 교수는 진화론 얘기가 나오면 매스컴에 자주 나오는 걸로 봐선 진화론계에서 좀 알아주는 사람인가 보던데, 당신의 의도때문에 이런 사기질 책이 나온 거라면, 당신이 학문적 자질은 뛰어날지 몰라도 나는 당신같은 인간은 인간으로 취급안한다. 당신의 그 학문적 재능과 글쓰는 능력이 폄하되는 게 안타까워서라도 이렇게 독자를 기만하는 책이 나오게 된 게 당신 탓이 아니라 오롯히(?) 김영사의 이 책 담당자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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