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과 인간의 경계가 명백히 구분지어져 있어 고맙다 ②

짐승과 인간의 경계가 명백히 구분지어져 있어 고맙다 ②

입력:2009-09-23 수

그럼, 이런 생각을 해 보자. 내가 공부 머리도 없고 이 병이 발병한지 얼마 안되는 10대 후반이나 20대의 청년인데 "돈 1억이 있으면 이 병이 나을 수 있다"는 저 뉴스가 나왔다라고...

나이도 나이고 병이 발병한 지도 그리 오래 안 되었기에 "이 병을 평생 갖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 대한 수긍도는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저 나이대의 젊음이라면 병에 대한 고통, 짜증, 분노때문에 뇌가 폭발할 수도 있을게다.

젊음은 괴로운 것?
이렇게 젊음의 활력이 좋은 쪽으로 뻗어갈 환경이 못되는 청춘이라면 그 젊음은 고통만 더해주는 괴로운 요소에 지나지 않는거다. 괴테가 말했다던가? 젊음은 젊다는 것 자체로 괴로운 것이라고... 괴테는 불확실한 삶에서 젊음의 방향성 설정에 고뇌할 수 밖에 없는 정상인 젊은이들을 위해 저런 얘길했지 싶은데 내같은 병신과(科), 장애인과(科)의 사람이 가지는 젊음의 고통에 견주면 저건 애들 장난이라고 해야 하리라. 하여튼, 정상인들은 내가 쓴 이런 넋두리를 읽으면서 정상인몸이 왜 좋은가를 좀 느꼈으면 좋겠다ㅋㅋㅋ

얘한테 특출한 돈벌이 능력이 있어 단기간에 1억원을 벌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몇 년이라는 계획을 들여 1억원을 벌 생각을 할 청년은 그리 많진 않을 것 같다. 너무 가혹한(?) 조건이니 "어디 더 쉬운 방법이 없을까?"라면서 어떻게든 단기간에 돈 벌어 그 병에서 빨리 탈출할 궁리를 하게 되지. 그래야 다른 청춘들처럼 자기도 이른바 청춘이라는 걸 즐길 것 아니겠는가?(철딱서니없는 청년 중에는 부모에게 1억을 마련해줄 능력이 없다고 "아, 무능한 부모밑에서 태어난 게 죄"라면서 부모원망을 하는 사람도 좀 있지 않을까 싶다. 청춘의 미성숙함이란 저런 식으로 발현되기도 하는거다.ㅋㅋㅋ)

특히나 얘가 가난 등등의 이유로 피해의식, 박탈감이 좀 있어 잘 사는 자, 가진 자에 대한 이유없는 적대감등 일반적인 사회규범에서 좀 벗어나 있는 환경에 속해있다면 저런 탈법적인 경향은 더욱 더 강할게다.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자기에겐 없으니 의식이 저런 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는 것일텐데, 비행청소년의 심리상태도 바로 저런 게 아닌가 싶다.(아, 희망없이 병신장애인으로 살다보니 "비행청소년들도 희망이 없어 그렇게 되는구나"라는 것까지도 이해하게 된 것 같다. 하여튼, 병신장애인이다 보니 배우는 게 없지는 않는거다.ㅋㅋㅋ)

보수인들은 저걸 개인의 문제로, 진보인들은 사회의 문제로 보던데 내같은 병신장애인의 시각에선 저건 개인의 문제다. 정상인의 시각에서 보면 사회의 문제인거고. 사람들이 병신장애인의 삶의 비루함, 고통 등을 자기 것처럼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 상승욕구, 탐욕 등등때문에 발생하기 마련인 자신의 문제는 대부분 해결된다고 봐야. 이러면 자연스레 사회 문제도 대부분 해결되지 싶다.

삐딱한 청춘 얘기로 원위치한다. 이렇게, 젊고 희망은 없다고 느껴지고, 박탈감에 사회적 시선까지 삐딱한 사람이면 중소기업 사장을 납치해서라도 1억원을 조달하려고 하지 않을까나? 어차피 이렇게 치욕스런 병신장애인으로 사는 거나 납치에 실패를 해 전과자가 되는거나 그게 그거라고 느껴질수 있으니까 말이다.

젊은 나이고 그 병에 저항하려는(저항보다는 '인정안하고 싶음'이 더 맞는 표현일 수도 있다) 혈기왕성함이 아직 남아있으면 비록 위험성이 있을지라도 "성공하면 정상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주는 쾌감에 끌려 의외로 후자를 선택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거라는 말이다.

한탕치기 범죄를 노리는 사람의 심리가 바로 저런 거리라. 정상적인 방법으로 하면 다른 사람들만큼의 이익을 취득할 수가 없으니 "이왕 안되는 인생인데 뭐, 어때?"라는 일종의 자포자기 심정에 "나는 이런 범죄를 저질러도 안 잡힐거야~"라는 과잉의 낙천주의, 자신에 대한 과잉확신이 결합됐기에 좀 더 빠르게 자신의 이익과 쾌락을 충족시키려는 행위를 하게 되는 게 바로 범죄라는 말이다.

범죄가 성공했을 때의 쾌감은 어느 정도일까나?
할 일없는 인간이다 보니 "빈집털이, 강도, 강간같은 범죄가 성공(?)했을 때 느껴지는 그 쾌감이란게 대체 어느 정도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도박중독자가 도박에서 돈 땄을 때의 쾌감보다 더한 쾌감이 아닐까 싶다. 범죄자들이 범죄 성공시에 느끼는 쾌감은 말로 형언이 불가능한 쾌감일텐데 그런 쾌감은 공개적으로 논의되어질 수가 없으니 고작해서 도박중독자의 쾌감이 가장 중독성이 있는 것처럼 희자되고 있을 뿐이지.

그리고 자기 병치료비를 마련키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의 경우, 범행에 실패해 경찰에게 잡히더라도 다른 범죄자와는 달리 유흥의 목적이 아니라 생존의 목적이니 정상참작의 사유도 생길테니 더욱 더 한탕치기 범죄에 빠질 수 밖에 없으리라.

짐승과 인간의 경계
저게 짐승과 인간의 경계가 결정적으로 구분지어 지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저 사람이 가지고 있는 뭔가를 내가 뺏어내면 지금 처한 이 치명적으로 불행하고 우울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때 내가 그 행위를 하게 되면 나는 짐승으로 변하는 거고, 그런 상황에서도 그런 탐욕적인 생각을 억제하는 큰 그릇을 갖췄다면 나는 인간으로 유지가 되는거라는 말이다. 내가 힘의 우위에 있고, 내 힘과 비교 조차 안되는 약한 상대에게 내게는 정말 없어선 안 될 절대적 뭔가가 있다면 나도 당연히 그 약자에게서 그 뭔가를 빼앗지 않을까 싶다.(넓게 보면 우리가 음식을 먹는다는 행위자체도 이런 개념에 속하는 거다. 음식 섭취행위란 게 뭔가? 동식물의 시체를 먹는 행위지 않은가?)

만일, 그 약자가 그것을 뺏기면 생명이 위태로워 진다고 해도 그 탈취행위에서 발생하는 나의 이익이 워낙 명확하니 그래도 빼앗게 될 것이다. "그게 내 눈이 띄이면 내가 달려들어 뺏을 거란 걸 모르지 않을텐데, 왜 내 눈에 띄게 뒀어? 이 죽음은 니가 자초한 거야" 이렇게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말이다. 나도 이 병이 만일, 사람의 뇌를 끓여 먹으면 낫는 병이었다면 사람을 죽여서 그렇게 안 했었으라고 절대 장담못한다. 아니, 이렇게 남에게 보이기 위한 글쓰기가 아니라 솔직함에 좀 더 중점을 두자면, 분명히 살인해서 끓여 먹었을 거다. 내 자신의 사족 쾌락같은 유흥을 위한 것도 아니고 정상인이 되려는 생존의 차원인데 못할 이유가 없다.

힘이 딸려 다른 사람을 도저히 못 죽일 환경이라면 "병신으로 존재하는 자식을 위해 책임을 지세요"이러면서 부모 중 한 사람을 죽여서라도 끓여 먹었을 것 같다. 내가 짐승과 인간의 경계가 분명히 구분되어 있는 걸 이렇게 고마워 하는 게 바로 이런 까닭때문이다. 장애인과 정상인의 경계에서 정상인계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었다면, 나는 100번, 1000번이라도 짐승으로 변해 그 방법을 택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래서 각 개체에게는 최소한 자기를 보호하는 힘이 있어야 희생양으로 몰리게 되는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타인에게는 상대가 인간에서 짐승으로 변하는 기회를 억제케 하는 미덕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자위력이 나를 위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타인을 위한 성격도 무척 강하다는 말인거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 조직이든, 단체든 힘의 균형이 이렇게나 중요한 거고 입법, 사법, 행정의 민주주의 3권 분리의 개념도 바로 이런 차원에서 등장한 게 아닌가 싶다.(병신장애인이다 보니 민주주의 체제에서의 3권 분립의 의미를 이렇게 의미심장하게 배우게 되는 장점이 있는거다.ㅋㅋㅋ)

자연계의 굳건한 질서가 이렇게 고마운 것
정말 황당한 가정이지만, 타인의 눈을 뽑아내 내 눈으로 바로 쓸 수 있는 세상이라고 가정을 해 보자. 즉, 법으로는 안 그렇지만, 자연계의 법칙으로는, 주인없는 물건을 주워서 자기가 가져도 되는 것처럼 남의 눈을 뽑아내 내 눈으로 쓸 수 있는 세상이라고 가정을 해보자는 말이다.

만일 이런 세상이면 사람들은 자기 눈을 지키기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을 것이고(항상 전쟁인 상황일게다) 사람들은 누가 뺏어 갈까봐 눈을 꼭꼭 숨긴다고 눈이 눈 본래의 역할을 수행 못하고 있을 것이다. 즉, 시력 안 좋은 사람이나 맹인이 다른 사람의 눈을 훔칠 수 없도록 자연계의 법칙이 견고하게 설정 돼 있기에 눈이 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걸 보면 질서라는 것은 자기 것을 구축, 혹은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개나 소나 다 알고 있는 너무나 당연한 내용을 지 혼자 알고 있는 것처럼 글을 적고 있는건가?)

수십억년 전에 눈이란 게 존재치 않았던 생명체 진화의 초기에는,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는 삐대한 혹은 깨인 세포가 자기 주위의 세포들에게 "야, 심심안하냐? 그냥 이렇게 살다 죽을래? 같이 힘을 모아 지금보단 나은 형태의 존재가 되어 삶을 살아 볼 생각없냐?"라면서 개별세포들을 규합해 일정 수준의 집단을 형성해 내면서 진화라는 생존경쟁에 뛰어들게 됐을 것 같다.(아니면 어떤 이유로 지존의 평화 상태에서 쫓겨난 것들만 진화라는 생존경쟁에 휩쓸리게 됐던가...)

이렇게 형성된 여러 세포집단들끼리 좀 더 발전된 형태의 존재로 거듭나기 위한 경쟁을 벌이다가 지금의 눈을 밀었던 집단이 승리를 이뤄냈고 그 뒤로도 계속 그 자리를 안 빼았기고 계속 고수할 수 있었기에 생명체에게 눈이 생기는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처음 자리잡기가 제일 중요한 건지, 아니면 계속 그 자리를 수성할 수 있었기에 그런건지는 판단불가지만 하여튼 이런 식으로 최초로 눈이라는 개념이 생겨났고 그 개념이 일정 시간 유지되면서 진화계에 있어 이건 기정사실, 즉 질서가 성립돼 버려 그 이후로는 눈이 안 사라지고 당연히 후대로 전달되어야 할 기능이 된 게 아닐까 싶다.

코, 입 등등도 마찬가지리라
코, 입 등도 마찬가지리라. 그리고 "이런 진화가 이뤄지는 데 과연 어느 정도의 세월이 필요했었겠나?"를 생각해 보면 생명체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안 생길레야 안 생길 수가 없다. 하여튼, 미묘한 행복감을 느끼는 상태가 돼 버려서인지 내게 있어 이 세상은 감동할 게 너무나 많은 곳으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궁극의 우울, 무기력 상태라서 그런 것 같기도...

다시 말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눈을 훔칠 생각을 하는 사람이 없는 것도 자연계의 질서가 이렇게 공고히 확립돼 있어 그런건데 만일 이런 자연계의 질서가 일시적으로 정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신장이 아픈 사람은 남의 신장을, 간이 나쁜 사람은 간을 훔치려 하고 있지 않을까?싶다. 이런 상황은 인간 역사상 그 어떠한 전쟁시절보다도 더 격렬한 전쟁이 펼쳐지는 상황이라고 해야 할게다. 이런 세상이면 군대를 동원하는 오늘 날의 전쟁이 그나마 좋았었던 것이라고 느껴질 것 같다. 군대를 쓰는 전쟁은 최소한 자연계의 질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었던 나름 괜찮은(?) 조건에서의 전쟁이었던 셈이니 말이다.

그리고 좀 똑똑한 사람의 경우, 자기가 선망하는 유명 스타의 삶 자체를 훔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타주의 기질을 갖고 있는 어떤 사람은 사회의 암적존재라고 생각되는 사람의 삶을 훔쳐 자기가 자살해 버리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다.(인간은 알 수 없지만 보다 넓은 시각에서 보면 , 자살자는 실제로 이런 인과관계로 죽는 것일 지도 모른다. 누가 안 그렇다고 단정할 수 있겠는가?)

신체 장기가 아닌 돈같은 재물의 경우에는 질서의 힘이 신체 장기보단 약하고---재물은 훔치면 바로 자기 것이 되고 훔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이에 반해 장기는 훔치는 것도 정말 어려울 뿐만 아니라 훔친 뒤에 자기 것으로 만들기도 정말 어렵다. 이런 장기 절도는 이식수술이 가능한 고급 병원을 활용가능한 최상류층 만이 할 수 있는 절도리라---그 수도 정말 많고 다양해서 재물관련 범죄는 그렇게 빈번하고 대부분의 범죄의 원인이 되는 것이리라.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 재물의 소유자가 자신이랑 동등한 개체이고 자기에 못지 않은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아래 탄탄한 질서를 느끼고 있기에,(더군다나 법이라는 무시무시한 것도 존재한다!) 특별한 기회가 되는 경우가 아닌한에는 남의 재물을 잘 넘보지 않을 게다. 하지만, 욕심이 과도하고 이런 질서를 무시하려는 잠재적인 범죄자 축에 속하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고 이런 사람들 중에 "나는 범죄를 저질러도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자기 자신에 대한 근거없는 과도한 확신 혹은 헛된 보상심리, 과잉의 낙천주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결국 그 질서를 깨는 범죄자의 길로 가게 되지 싶다.

정상적인 삶을 포기했기에 외부에 바라는 게 없어 감사함 과잉 상태가 되어서인지,---희망이 없어 인생을 포기했는데도 냉소의 바다에 안 빠지고 이런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는 게 나의 능력이 아닌가?싶기도 하다~ㅋㅋㅋ---나는 질서에 기반한 경계가 이렇게나 뚜렷한 이 세계에 감사함이 느껴지는거다. 이게 이렇게나 맘에 들고 좋다.

힘의 균형에 의해 '내거'와 '내거가 아닌 거'가 정확히 구분돼 있어 내 자신의 폭력성, 악마성뿐만 아니라 당신의 폭력성, 악마성도 억제되는 이런 자연계의 질서에 대해 감사함이 느껴진다는 말이다.("얼마나 외부자극이 없고 무미건조한 삶이면 이런 거에까지 감사함을 느낄까?"라는 생각이 안 드는 건 아니다. 아웅, 그래도 좋게 생각하자ㅋㅋㅋ)

곰곰히 생각해 보면, 나는 병신장애인이라 상승욕구가 대부분 내게 의미가 없는 고통스러운 것이었다는 경험 밖에 못했었고 그 결과 삶을 소극적으로 포기해야 했었던 사람이라서 정상적인 욕망까지도 '불행의 씨앗'이란 차원으로 인식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이래야 이 비루한 병신장애인의 삶이 지탱된다.)

이러니 사회에 바라는 게 있을리가 없고 사회와 연관된 끈도 얼마 없어 나름 초연해 질 수 있기에 일반인들은 존재 자체를 별로 느낄 수 없는 이런 자연계의 질서(?)까지 느낄 수 있고, 이왕 느낀 거 이렇게 좋게 느낄 수 있는 거리라. 그래서, 세상에 바라는 것을 버리고 삶을 소극적으로 포기하고 살고 싶은데도 부양의 의무 등등의 이유로 사회에 계속 연결되어 사회에 대한 요구사항이 계속 생겨날 밖에 없는 사람의 삶은 꽤 괴로울 것같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의 질서가 맘에 든다"는 이런 시각은 가진 것이 많은 기득권자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을터인데 사실상, 사회의 최하층에 속하는 내가 이런 기득권의 시각(기득권의 시각이 아니라 할일이 없는 무기력한 조로인의 시각일런지도.)을 가지게 됐다는 게 참 어이없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역시나 극과 극은 통하는 것인걸까? 이 말이 맞다면 어차피 최상위 상류층은 되기 힘드는 거니, 어정쩡한 하위층보다는 확실한 최하층이 되어서 최상위 상류층의 기득권적 기분을 약간이라도 느껴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는 있지 싶다. 물론, 이건 상승욕구를 포기한 진정한 최하층의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재미다.

끝으로 이런 생각이 든다. 세상에는 일반인들은 잘 느끼지 못하는 궁극의 재미란게 존재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 수려한 외모에 희대의 사이코패스라는 칭호를 얻은 강호순씨도 여자관련 살인범만이 느낄 수 있는 궁극의 재미를 느꼈기에(혹은 습관화, 혹은 중독됐기에) 그런 사고를 친 것일테고, 삼성재벌의 이건희씨도 재벌회장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궁극의 재미를 느끼기에 일 안해도 먹고 살수 있는데도 계속 그 일을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내같이 소극적으로 인생을 포기한 사람도 세상줄을 놓은 인생포기자만이 느낄 수 있는 어떤 궁극의 재미를 느끼고 있기에 아직 자살안하고 이렇게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게 아닐까?싶기도 하고.

물론, 저 둘은 '함'에서 나오는 궁극의 재미이고---이 둘을 굳이 구별한다면 강씨는 불법의 깊이 차원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은 사람이라고 해야 할 것이고, 이씨는 합법적인 경쟁의 차원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은 사람이라 할 수 있을게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삼성그룹을 터치할 수 있는 존재는 잘 없으니 삼성이 하는 일에는 '합법'이란 말이 안 맞을 수도 있긴 하다---나는 '안함'에서 나오는 궁극의 재미라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어쨋든 이게 좋은 현상임에는 도저히 부정못하겠다. 부정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내가 무저갱의 절망을 통해 겨우 겨우 느끼게 된 이 재미를 왜 부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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