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장애인이 아니었다면 지금보단 나은 삶을 살고 있으려나? ③
내 인생에 대한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었기에, 아니, 이런 기대가 생기려 하면 "이건 내게 사치다"라면서 저런 의식을 마구 마구 처눌러 사실상 자발적인(?) 무기력, 우울 상태로 만들었기에 오히려 늘그막에 이런 기쁨아닌 기쁨을 느끼고 있는거라고 해야 하리라. 싶다.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속담이 딱 들어먹는 경우라고 해야 겠다.
그런데 "내가 왜 이런 얘기를 적고 있을까?"생각해보니 "나는 이렇게 정말로 힘든 과정을 버텨내 왔다"고 우쭐대고 싶어 이런 글을 적고 있구나?싶다. 뭐, 병신장애인이니 이런 식으로라도 우쭐댈 수 밖에 없는 것이니 너그럽게 봐 주시기를 바랄 뿐이다. 사실 무저갱의 이 절망을 잘 버텨냈다는 이 뿌듯함이 남에게 자랑할 수 있는 차원의 그건 아니지만 정말 자랑하고 싶은 건 사실이다. "정상인들아, 너희가 100년을 살아봐라, 이런 걸 느낄 수 있는지를..." 이렇게 크게 외치고 싶다는 말이다.ㅋㅋㅋ아이고, 얼마나 비루한 인생이면 모니터 앞에서 이러고 있을까나?ㅋㅋㅋ 과거의
불행에 대한 과장은 지금 행복으로의 지름길 '나=병신장애인' 얘기로 다시 원위치한다. 나는 병신장애인이라 내 기준은 지극히 소박했었다. 나도 이 병이 없었으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했을텐데 그게 안되니, 정상인들은 당연시하는 개념을 나도 당연시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란 게 나의 희망일 수 밖에 없었다. 병신장애인에게 안 어울리게 기대가 크면 그게 자신을 치는 칼로 돌아오니 자신이 생존하려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내게 안 주어져 있는 것이 너무나 명확했기에 꿈을 크게 가지기는 커녕 이 열등한 현실에 위축될 수 밖에 없었고 이 상황은 인력으론 어쩔 수 없는거라 "이 병이 나아 다른 사람들의 조건이 내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는 말이 되겠다. 내 삶의 조건이 이렇다 보니 당연히 꿈도 소박해 질 수 밖에 없었고.... 이건, 정말 잘난 자식을 둔 부모는 "애가 1등을 자주 못하는 게 불만"이라고 얘길하고, 중병을 앓는 애를 둔 부모는 "애가 자기 발로 학교라도 다닐 수 있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일게다. 그런데 할 일이 없는 인간이다 보니 이런 호기심도 생긴다. "이렇게 이질적인 환경에 사는 부모가 서로 친하게 지내게 되는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건 나와 정상인들간의 관계를 저 두 부모를 통해서 드려다 보려는 의도일게다.) 애가 없었을 적에는 서로 친하게 지내는 관계였다고 할지라도 애가 태어나고 저 애들에 의해 저렇게 서로간의 행불행이 좀 더 극단적으로 대비되게 되면 그들이 제 아무리 친했었던 관계였을지라도 소원해지고 결국 관계는 단절될 수 밖에 없지 싶다.(이건 후천적 장애인이 된 사람과 정상인들간의 관계를 투사하려는 의도다) 본격적인 넋두리성 얘기를 한다고 말이 괜시리 길어졌다. 간단히 표현하면 나라는 인간은 주변 환경에게 워낙 강하게 현혹당해서, 혹은 희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워낙 강하게 현혹당해서(나만 저런 거에 현혹당한 게 아니라 저건 모든 사람들이 다 저렇게 현혹당한다고 봐야 하리라.) 제 때 제대로 주제파악을 못했기에 병신장애인에게 어울리는 희망을 못 찾아 은둔형외톨이가 된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을게다. 이건 후천적 장애인이 자기가 후천적 장애인이 된 걸 인정하지 않고 "나는 정상인이다"라는 시각을 계속 고수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야 겠다. 저건 장애인계에 존재하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정상인계의 사람들에게도 적용되는 얘기리라. 대기업 명퇴자가 대기업 재직시의 자신만 생각하고 중소기업에는 취직할 생각을 잘 못 하는 것과 저거는 별반 다르지 않는 거니까. 자신의 자존심, 혹은 타인과의 경쟁의식때문에 눈을 낮출줄 모르는 저 사람들은(어떻게 보면 저 사람들도 경쟁사회의 피해자인지도.) 대기업 재직시의 월급 혹은 그 이상을 벌겠다, 그리고 잘 될 것이다라는 그전까진 통해 왔었던 자신의 능력과 희망이 주는 힘을 믿고서, 결국 자영업등으로 갈 수 밖에 없을텐데 그러다가 망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지 않은가?(쩝, 몸이 성치 못한 인간은, 자기랑은 거리가 먼 성취의 쾌감을 배척, 경원시하면서 매사를 이렇게 소극적, 부정적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부작용이 있다) 저렇게 자기 눈을 낮출 줄 몰랐기에 자영업으로 갔다가 망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병신장애인일지라도 정상인이나 가질만한 기대를 미리 접고 자기 눈을 낮쳐 자기 주제에 맞는 자기찾기를 추구했었던 사람이면 내같은 비루한 삶을 안 살고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그런데 나는 병신장애인으로 살 바에야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이 워낙 강하니 계속 이런 삶의 방식으로 갈 수 밖에.) 결핍자,
박탈자의 그 좁은 틀에 갇혀 있었도다 결국, 다른 사람에겐 다 주어져 있는 기본 조건이 내게는 안 주어져 있다 보니, 정상인이 누리고 있는 저 조건이 나의 최대 이상향일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내 꿈은 이렇게 항상 '정상인의 몸'이라는 소박한(?) 차원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었던거다.(정상인들은 이 병신이 무슨 개소리를 이렇게 길고 하고 있냐?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ㅋㅋㅋ 넋두리가 괜히 넋두리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