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기까지 하는 어떤 대학생의 투신 자살

입력:2011-02-13 일

우와, 정말 놀라운 사건이다. 자살 사건이지만 자살의 이유가 너무나 어이가 없고 황당하기까지 해서 웃음이 나올 정도다. 당사자에게 죄송한 얘기지만 저 느낌이 계기가 돼 이 글을 적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

21살짜리가 사법시험에 2번 떨어졌다고 자살.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건이다. 하기야, 내같은 병신 개백수 새끼가 이런 의식 상태로 존재한다는 게 도저히 말이 안 되는 거지만 이렇게 존재하고 있듯이ㅋㅋㅋ 저런 자살도 없으리라는 보장은 못하는 것이긴 하다. 이 나라에 괜히 수천만, 이 지구상에 괜히 수십억의 인구가 살고 있는 게 아닐테니 말이다. 세상은 이렇게나 넓고 그 구성원들은 이렇게나 다양한거니 내 상식, 내 기대를 깨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물론, 산술적으로 보면, 좋은 일 역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도 있긴 있을 게다. 하지만, 고등생물이든 저등 생물이든 생명체의 본성은 이기적인 것이고, 여차하면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 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다. 남의 눈이 있는 환경에선, 저런 행위가 자신에게 결과적으로 손해를 초래하기에 자제할 뿐이다.

이래서 세상은 좋은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 보단 안 좋은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보는 게 옳은 시각일게다. 이러니 '세상의 중심은 나고, 내 위주로 돌아가고, 세상은 나를 사랑하고 내게 호의적일 것이다~'라는 병신같은 기대는 덜 하는 게 당신 신상에 좀 더 좋지 않을까?ㅋㅋㅋ "나는 병신으로서 있는 그대로의 내 자신을 사랑하고 싶어~"라는 좀 형이상학적인 의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저 사건얘기로 돌아간다. 저 사건에서 유추하자면 쟤도 '나=엘리트'라는 의식이 어지간히도 강했었던 것 같다. 아니, '나=엘리트'로도 부족하고 '나=초절정의 엘리트' 의식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안 그렇다면 21살 짜리가 사시에 2번 실패했다고 자살하는 전대미문(?)의 저런 상황은 내 상식으론 절대 있을 수 없는 것이니 말이다. 어쨋거나 나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젊음을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접했다는 사실에 반가운 마음까지 든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살아 남아 이런 차원(?)의 행복의 단계를 누리고 있는데, 쟤는 젊음이 주는 폭력성, 충동성에다가 엘리트 의식이 부가하기 마련인 지배욕, 권력욕 등을 제어못하고 저렇게 뒈졌구나"라는 생각에 내 존재에 대한 우월감, 뿌듯함 따위의 긍정적 마음이 느껴지기도 하고.

"인정머리라곤 없는 이 시발 병신 새끼!!! 에잇! 탯!!!"하면서 나를 욕할 사람이 있을런가 모르겠다.(이런 류의 변명을 전에 한 적이 있어 링크를 걸어야 하는데, 어느 글에서 언급했는지 안 찾아지네.ㅋㅋㅋ)

내 변명을 하자면, 내가 이 글에서 풀어내고 있는 이런 감정은 겉으론 쟤를 까는 형식을 띄고 있지만 "왜 나는!!!"이라고 분노에 빠져 자살했을뻔한 젊었었던 시절의 날의 나를 추억하고 기리고자 하는 의도가 더 많이 들어 있는 거다. 지나간 나의 젊음에 대한 일종의 제문(祭文)인거지.

본론으로 원위치한다. 내가 삶을 '할 일 없음'의 관점으로 과도하게 봐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저 사건을 보면, 삶의 목표가 사라진, 즉 할 일없는 무기력한 숫컷이 돼 버린 개체가 가지는 충동성, 폭력성, 공격성이란 바로 저런 것이란 생각이 새삼스레 든다. 그 숫컷이 20대에서 덜 먼 나이이고, 엘리트 의식이 강할수록 저 파괴적인 것들의 강도는 더욱 셀 수 밖에 없다. 푸하하~ 저 파괴적인 것들이 만들어 내는 의식의 불안정함을 내 만큼이나 잘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나?(신났다~ 병신새끼~ㅋㅋㅋ)

이래서 남성홀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야기시키는 충동성, 폭력성, 공격성 등의 관점에서 보면, 여자는 여자인 게 정말 행복한 거다. 여자는, 멋 모르는 젊었을 때에 테스토스테론이 야기시키는 공격성과 그로 인한 고통을 남자보단 덜 겪을테니 말이다. 물론, 저건 여자를 테스토스테론적 관점에서만 판단한, 지독히 단세포스러운 생각이지, 전반적으로 보면, 여자는 여자라는 것만으로 불행하다고 해야 할테지만.

여자는 남자에 견줘 열등한 개체인듯
내가 지금 느끼는 바로는, 세상에 여자로 태어 난다는 것은 남자에 견줘 장애를 안고 태어나는 것과 마찬가지인듯 하다. 이래서, 장애를 안고 태어나는 게 좋을 게 없듯이 웬만하면 여자로도 안 태어나는 게 장땡이지 싶다.('여자가 왜 열등한 개체인가?'에 대해 열심히 적었었는데, 이렇게 적다 보니 이 글이 또 괜시리 길어져 '이건 별도의 글로 만들어야 겠다'싶어 들어냈다.)

여자에 대한 이런 시각이 생겼다 보니 나는 내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내가 여자였으면 그냥 처자빠져 있어도 기본적인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지금 이 상황에 이를 수 있었을까?"

답은 "그럴리 없다."다. 여자는 나이가 들면서 가임기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똥값이 돼 버리는 개체기에 여자는 세월에 대한 공포를 남자보다 더 과하게 느낄 수 밖에 없더라. 이뿐만 아니라, 여자는 남자에게 자기의 매력을 알리는데 있어 외모의 비중이 남자보단 더 크기에 세월이 가져다 주는 외형적 결과물인 늙음에 더욱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더라. 제 아무리 직장이 좋아도, 못 생긴 여자는 결혼하기 힘들지만, 남자는 웬만큼 흉칙하게 생기지 않는 이상, 안정적 직장인이면 대체로 결혼을 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즉, 남여가 같은 조건인데도, 결혼이라는 정상적인 삶의 형태라고 사회적 합의가 돼 있는 조건을 갖출 때에도 여자가 남자보다 불리하다는 의미다.

이래서 "내같은 기질의 사람은 결혼 안 하는 게 낫다"라는 소신이 없이, 그냥 결혼시기를 놓쳐서 독신녀가 된 여자가 느끼는 삶에 대한 불안감이 나이든 독신남이 느끼는 그것보다 더 강하지 싶다. 내 생각엔, 결혼경험이 없는 단순(?) 독신녀가 가지는 불안감은 이혼남이 가지는 삶에 대한 불안감과 비슷한 차원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즉, 독신의 생존에 있어서도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더 불리하다는 것이다.(이래서 여자는 열등한 개체인 것이고...)

이래서 그동안에는 못 느꼈었는데, 지금은 '내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로 존재한다'라는 것에서도 감사함을 느껴야 겠네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감사할 뿐이다. 나이가 들어가니까, 감사할 게 계속 생성돼서... 비판, 저주할 거리만 계속 생각나면 안 그래도 우울, 칙칙한 삶이 얼마나 더 암울했었을까나?ㅋㅋㅋ---내가 여자로 살았으면 지금같이 처자빠져 있어도 기본적 행복감이 느껴지는 이런 요상하고 해괴망측하기까지한, 자신만의 삶의 필살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겠나?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왜냐? 여자는 열등하기 때문이다.

열등한 것들은 열등하기에, 우등한 것들이 그 열등한 것들을 지배하려고 만들어 놓은 이데올로기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받아 들이고 사는 게 가장 합리적인 삶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래서, 여자는 남편수발, 자녀양육같은 남자가 자기들을 지배하기 위해 만들어 놓았을상 싶은 전통적 가치를 믿고 따르는 게 가장 피해를 덜 보는 가치관일 수 밖에 없다.(여자는 열등한 것이라는 걸 은연 중에 느끼고 거기에 저항하다가 죽도, 밥도 못 되고 병신된 여자들이 꽤 되지 않을까 싶다.)

우히히, 나라는 인간은 중년의 나이가 되고 보니, 젊음이 주는 폭력성, 충동성에서 상당히 많이 벗어났다는 것 자체도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드는데, '나=남자'라는 당연한 사실로도 이런 감사함까지 추가로 느끼고 있는거다. 남자로 태어나 남자로 살았다는 지극히 당연한 자신의 존재 상태에 대해서도, 혜택을 누리고 산 것이란 감사함을 뒤늦게 느끼고 있단 말이다.(여자 중에 자기가 여자로 태어난 것에 이런 차원의 감사함을 느껴보는 이가 과연 어느 정도 있을까? 남자로 존재하는 것들은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고.ㅋㅋㅋ)

이건 부잣집 출신의 사람이 '아, 가난한 자들이 있었기에 부자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로구나'라는 걸 깨달음으로써 한 차원 더 격조높은 부자로 재탄생케 되는 그 초월적 느낌 비슷한 게 아닐까 싶다. 부자였지만 깝치다가 가난한 자로 전락하고서 저런 걸 깨닫는 이들도 있겠지만, 부자라는 상태가 여전히 유지되는 상황에서 저걸 깨닫는 부자도 있을진데,(이래서 없어지고서 징징 짜지 말고 있을 때 잘 해야 하는 거다.) 후자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인거다. 불행의 상황이 닥쳐 오기 전에 그 불행의 상황이 선사하는 역설적 이점을 읽어낼 수 있었던 정말 엘리트 중의 엘리트...

재차 우히히다~ 할 일이 없어, 그냥 처자빠져 있기만 하는데도, "휴, 빼도 박도 못하는 병신, 장애인이 아니라는 게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라는 쾌감이 간간히 올라 오는 판국에, 내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는 사실에도 이런 류의 기쁨을 추가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거~ 이거는 새삼스레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는 삶의 행복이리라~ 삶의 의무, 희망, 경쟁, 성취가 주는 쾌락 등등에 코가 꿰여져, 저것들이 부과하는 '습관적 함'에 함몰돼 있는 보통인은 이런 경지가 있다는 걸 느끼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수 밖에 없는 거니까.

보통의 인간들은(관조의식이 또 시비를 건다. "시발놈아, 그리 말하는 너는 얼마나 특별한데???"라면서...할 일없는 새끼의 한계지, 뭐.ㅋㅋㅋ) 자신의 죽음을 진짜로 느껴보고서 '삶이란 습관에 지나지 않는 거'라는 걸(카뮈의 표현이다.) 진정으로 자각해 봐야만 내가 느끼는 이런 경지를 느낄 수 있지 싶다.

그나마 보통인들이 자신의 죽음의 경험을 하고서 저런 차원의 것을 깨닫기라도 하면 다행인데, 보통인들은 자신의 죽음을 경험하면 함, 희망, 성취 등이 공급하는 단물만 쪽쪽 빨아 대는 데에 정신이 팔려 있었던 강도만큼, 자신의 소멸이 주는 적막감에 자아가 붕괴될 수 밖에 없도다. 그리고 삶의 원동력이었던 그 단물이 사라져 버렸다는 공포 역시도 엄청날 것이기에 저런 깨달음은 커녕 의식이 더욱 더 병신같이 돼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인거다.

웃기게도, 인간은 자신의 삶에서 저런 마약성 단물이라도 빨아내지 못한다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기 힘들다는 거다. 저런 마약성 단물을 과도하게 빨아대면 많이 빨았다고 문제가 발생하고, 적게 빨면 적게 빨았기에 또 문제가 발생한다. 삶이란 평생 이런 불안정한 단물 빨아대기만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삶은 본질적으로 이렇게 불안한 것이다. 불안하니까, 그 불안을 잊으려고 함, 희망따위라는 개념을 생성시켜 거기에 더욱 더 몰두하려 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삶이란 게 이렇게나 부조리한 거다. 내식 표현으로 하면, 삶이란 개좆~ 개씹~ 같은 거~란 말이다. 뭐, 세상에 태어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태어난 개체는 있을 수 없는 것 같으니,(물론, 병신같은 것들이 잘하는 자기최면을 그렇게 걸면, 자기는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게 되긴 된다.ㅋㅋㅋ) 저건 존재하고 있는 이상 우리가 영원히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라고 해야겠지.

우히히~ 나는 짐의 가짓수가 얼마 안되고 언제든 저 짐을 내려놓을 자세가 돼 있고, 죽을 때 이 단출한 짐을 별로 힘 안들이고 내려놓으면서 "덕분에 운동 한 번 잘 했고 , 이렇게 잘 죽을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고맙다, 삶아~"라고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갈수록 그럴 가능성은 점덤 더 높아지고 있어 기분은 좋아진다. 이런 기분이 저하되는 일이 없도록 더욱 더 분발해서 살아야지~ 우히히.

사실상의 인생 포기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게 사실, 내 스스로도 이해가 좀 안되는 구석이 있긴 하다. 하지만 저런 의지가 나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래서 내 인생 자체가 오묘하고 심오한 예술적 인생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산 채로 자신의 죽음을 경험해 본 자만이 느껴낼 수 있는 감정이라고 해야 할까나? 임사체험을 경험한 자들의 마음도 이와 비슷한 게 아니었을까?라는 추측을 해 본다.

사설이 길었다. 본론으로 원위치한다. 내가 궁금한 건, 쟤는 어떤 연유로 '나=초절정의 엘리트'라는 의식을 발동시켜 자신의 근원적인 열등함, 초라함을 방어해야 하는 환경에 처해졌을까?하는 거다. 어릴 적부터 저런 엘리트 의식을 가지고 성장해 온 내같은 자칭 타칭 선천적 엘리트 였던 걸까?(아, 기분이 좋으니 날이 갈수록 이렇게나 뻔뻔한 표현을 태연하게 쓰고 있다. 얼굴이 좀 화끈거리고 자기 모멸감이 증가되는 부작용이 없는 것 같진 하지만 계속 이렇게 가는거다.ㅋㅋㅋ)

아니면 자기가 예상조차 못했었던 어떤 비루한 환경에 처해져, 자신의 자아상이 엉터리라는 게 입증되기 시작함과 동시에 비로소 느껴지기 시작한 자신의 초라함, 나약함, 열등함, 모멸감 등을 억누르기 위해 엘리트 의식을 발동시켜야만 했었던 엘리트, 즉 짜가 엘리트인걸까?

엘리트 의식을 가진다는 것의 위험성?
어쨋거나, 엄한 노인네에게 칼부림을 함으로써 자신의 엘리트 의식이 근거없는 것임을 스스로 증명하고만 이 남자처럼 쟤도 저렇게 자살을 함으로써, 자신의 엘리트 의식은 근거없는 것이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 버리고 말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모든 일에는 음양이 같이 있다고, 엘리트 의식 역시도 소유자로 하여금 반드시 어떤 대가를 치루게 하는 건지도 모른다. 이래서 엘리트 의식은 범인들은 함부로 가져선 안 되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추락할 때의 그 기분과 상실감... 후덜덜하다. 모든 의식이 붕괴돼 버린다. '궤멸'이란 게 이런 거구나라는 걸 누구보다 잘 실감할 수 있다.ㅋㅋㅋ 어이~ 자칭 타칭 엘리트인 당신, 엘리트로 존재하는 그 상태가 당신의 불행의 씨앗일 수도 있다우~ 지금 당장엔 내 말이 이해안될지라도,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건 기억하기 바라우~ 내가 지금 하는 이 말엔 당신을 빈정거리려는 의도도 분명히 들어 있지만, 엘리트인 당신 앞날을 진정으로 걱정하는 맘이 좀 더 많이 들어 있는 거라우~ 하늘을 날던 엘리트가 바닥으로 처박힐 때의 그 궁극의 모멸감, 초라함을 먼저 경험한 인간이 당신에게 주는 궁극의 진솔한 조언이라우~ 굿럭이요~ㅋㅋㅋ

어쨋거나, 나중에 결과가 어찌 나오든 엘리트 의식을 소유하고 있는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초라함, 열등함이 안 느껴져 기분이 좋다는 게 문제인 거다.(나도 이 느낌이 좋아 이런 기분좋음을 이렇게 글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고.) '나는 너희들보다 잘 난 놈이야~'이라는 우월적인 의식은, 설사 그게 구체적 근거가 없을지라도, 맘에 안 드는 현실에 대한 초월적 느낌같은 요상스런 쾌감을 주기 마련이고, 그러니 별 병신같은 새끼들까지도 저런 근거없는 엘리트 의식에 취하려 하고, 그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것 아니겠는가? 무능력자가 유능력자들을 따라하다간 골로 가기 쉽상인데 말이지.

물론, 쟤도 "이 세상에서 더 뽑아낼 게 없다, 더 배울게 없다, 배운 거 까 먹고 말겠다"는 차원에서 충만감, 감사함을 가지고 자살했었을 수도 있을텐데, 그런 자살이라면 '부모에게 미안합니다'같은 유서는 남기지 않았을 게다. 저런 유서를 남긴 걸 보면 지극히 평범하고 대중적인 자살, 즉 지극히 우울한 자살이라고 봐야 하는거다. 하지만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자살사이트를 통한 집단자살같은 상병신 새끼들의 자살법을 활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나름 평가를 해 줘야 할 것 같다. 저건 쟤가 사시 공부를 어영부영 안하고 나름 열심히 했다는 의미가 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내가 느끼기론,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심지어 병신지랄이든 뭔가를 열심히 한 자는 의식에는 어떤 독립성이 강화되기 마련이라서, 혼자서 자살할 용기조차 없어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랑 인터넷으로 연락해서 하게 되는 집단 자살같은 병신짓은 안 할 것 같기 때문이다. 저 상병신 새끼들의 의식 수준은 중증 장애인의 의식과 거의 같은 수준인거다. 자살할 육체적 자유가 자신에게 주어져 있지 않은 중중장애인은 자살하려면 자살사이트를 기웃거릴 수 밖에 없는 게 당연한거니 그걸 그 누구도 비난할 순 없는거리라. 하지만 저 상병신새끼들은 그런 것도 아니면서 의식이 중증장애인들의 의식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으니 자살사이트를 기웃거리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러니 시발 상병신새끼들이라고 경멸당해도 싼거지.

"이 시발놈들아, 방구석에 처앉아 이런 병신같은 글쓰기나 하는 이런 개백수 병신새끼한테서까지 경멸당하기 싫으면, 집단자살 사이트를 기웃거리고 있는 자신을 납득시킬 수 있는 정당한 이유를 만들어 내라."(사실, 자살을 결심한 놈이면 타인의 이런 경멸에 신경쓸 겨를이 없기에, 이 말이 자기 귀에 들어갈리가 없다는...)

타당한 이유도 없이, 의식이 중증 장애인 수준으로 떨어지는 거를 멍하니 보고만 있었던 시발 상병신 새끼들에게 그럴 능력이 있을리는 만무하겠지만 말이다. 저런 새끼들은 자살도 아까운 새끼들이니 자살하기 전에 강제로 장기들을 다 들어내, 열심히 살고자 하는데 장기가 없어 비루한 삶을 사는 중증 환자들에게 이식시키면 정말 좋겠는데... 저런 새끼들은 자살하기 전에 내가 먼저 패죽이고 싶다니까. 푸하하~

각설하고, 나는 할일이 지독시리도 없는 놈이고 타인의 자살 사건에서 내 자신의 자살에 도움이 될법한 정보를 뽑아내야 하니 "어떻게 하면 사법시험에 2회 떨어졌다고 자살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걸까?"싶어 머리를 한 번 굴려 봤다.

하나
부모가 말기 암 선고를 받아 수명이 얼마 남지 않는 상황이었고 쟤는 타고난 효자였다. 쟤는 "부모가 죽기 전에 궁극의 효도를 하자"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고 "궁극의 효도로 어떤 게 있나?"를 고민, 고민을 했다. 결국, 부모가 암으로 죽기 전에, 사시합격자라는 잘난 자식을 둔 영광을 그들에게 안겨주는 것으로 궁극의 효도를 실천하는 걸로 낙찰했다. 이런 사연은 뉴스에도 당연히 나오기 마련이니, 그 결과물은 부모에게만 좋은 게 아니라 자신에게도 엄청난 이득이 되는 것이다. 님도 잡고 뽕도 따는 셈이니 저런 궁극의 효도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학교를 휴학하고 필사적으로 사시공부에 전념. 그러나 실패했다. 부모는 아직 타계 안했지만 어쨋든 자신이 모멸스러워 졌거나, 혹은 평생동안 쓸 열정, 정력을 2년의 기간에 다 소비했기에 더 살아갈 힘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자살. 어쨋든 삶에다가 자신의 열정, 노력 등을 뽕을 뽑을 정도로 치열하게 투입한 것은 분명한, 정말 열심히 산 사람이란 것은 분명한거지 싶다.

둘
군에 정말 가기 싫다. 보병으로 가면 맞아죽거나 못 견뎌 자살하고 말 것 같다. 학원에서 기술을 배워 기술병으로 가면 좀 편할텐데, 그렇게 하긴 싫다. 얘는 내처럼 남들은 학원다니면서 할 때, 자기는 10원 한 푼 안 쓰고, 독학으로 그걸 해내면 그 기쁨은 따따블~이 되고, 자신의 우월성, 자신에 대한 뿌듯함은 더욱 더 강화된다는 쾌락법칙을 알고 있는 놈이다.(이거 알고보면, 정말 위험한 발상인데... 내같이 인생줄을 놓고서 언제든 죽을 각오가 있는 놈이나 가능한 전략...)

이렇게나 엘리트 의식이 강하고 위험한(?) 발상까지 가지고 있는 놈이다 보니, 최고로 잘난 인간의 모습으로 군대에 가는 방법인 군법무관으로 가기 위해 사시에 전념했다. 2년 공부했는데 떨어졌다. 아, 군에 가는 건 죽는 것보다 싫은데 보병으로 입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 "나는 내 자신을 잘 안다. 나는 가 봤자 못 견딘다. 갔다가 다른 군인들에게 총질을 하고 나서 나도 자살하고 마는 최악의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른다."(링크:희망이 없는 놈은 고생을 견뎌낼 능력이 없다.) 결국 자기 자신과 가족, 미래의 자기 군 동기의 안위를 위해서 자살.

셋
대학에 입학하긴 했는데, 자기가 원하던 대학이 아니었다. 적응할 맘이 안 생기고 적응도 안 된다. 뭐뭐 이유만 아니었다면 내 맘에 드는 대학에 다니고 있을텐데 라는 자괴감, 수치심, 모멸감만 가득하다. 지가 원하던 대학이 아니었다 보니 과의 애들도(이제는 '학부의 애들'이라고 해야 하나?) 다 허접 병신새끼로 밖에 안 보인다. 자신이 저런 허접 병신새끼들이랑 같은 학교의 학생이란 게 정말 쪽팔리고 자신이 모멸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존재의 모멸감, 치욕감을 보상받기 위해 휴학하고 사시 공부에 2년 동안 전념했지만 실패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성공할거야'라는 희망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을 때에는 생각지 못한 거엿었는데, 실패하고 보니 그전엔 못 느껴지던 게 느껴진다. "아이코야, 나는 병신같이 2년을 이렇게 허송세월하고 말았는데, 이제 보니 저 허접 병신 새끼들이 내보다 2년이나 앞서가고 있는 정말 병신같은 상황이 도래해 버렸다"라는 걸 깨닫게 된거다. "아, 저런 허접 병신 새끼들보다 더 못한 진짜 허접 병신새끼가 됐구나. 아, 난 이런 병신같은 내 자신을 도저히 용서못해. 넌 죽어 마땅한 인간이야. 죽어라!" 그래서, 자살.(니미, 얘기 만들어 낸다고 진짜 용쓴다.ㅋㅋㅋ)

넷
가족 중에 위로, 혹은 아래로 사시나 고시같은 고급 시험(?)에 합격한 이가 있다. 쟤는 다른 우등한 가족 구성원때문에 훼손된 자신의 존재감을 복구키 위해 필사적으로 사시에 매달렸다. 그런데 실패, 결국 자살. 가족이 웬수같지 않을까?

자살을 한 건 아니지만 이런 경우에 해당되는 전형적인 예를 들어 보겠다.(지인에게서 들은 얘기다.) 대학생 아들 둘이 있는 어느 집안이다. 형은 사시 공부 중이다. 동생은 자기 형이 사시 공부하는 걸 보고서, 심각하게 생각 안하고, '나도 한 번 해보자'라는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공부했는데, 재학 중에 사시에 덥석(?) 합격해 버리는 초대형 사건을 터뜨렸다!!! 이건 부모에게야 뭐, 두말할 것도 없는 최대의 기쁨이자 행운이겠지만, 형에겐 지구가 쪼개지는 것 같은 대재앙인거다, 대재앙.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더 잘 팔리면 현대차, 기아차의 사장인 정몽구와 고위 임원들은 여전히 싱글벙글할 수 있지만, 현대차의 일반 직원들에겐 생존 위협이 되는 것과 똑같은 거다.

동생이 저렇게 어이없는(?) 방식으로 합격함으로써 불행히도 그 형은 자신의 귀책사유없이 병신으로 전락하고 만게 된다. 동생이 결혼할 때에도 형은 서울에서 계속 사시 공부한다는 핑계로 결혼식에 참석못했다고 하더라. 부모, 친지들 보기가 쪽 팔려서 참석못한 거라고 봐야 할 게다.(이래서, 잘 난 놈은 사람들 많은 걸 좋아하고, 못 난 놈은 사람들이 적은 걸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의식이 성숙해지면 잘 난 놈이든, 못 난 놈이든 결국에는 자기의 내면에서 궁극의 좋음 혹은 궁극의 우울을 보게 되는 날이 올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결국에는 사람이 적은 걸 좋아하게 되면서 혼자있는 거에 애정을 가지게 되지 싶다.)

저 형이란 사람에겐 자기가 형으로 존재한다는 게 불행이리라. 차라리 자기가 동생이었으면 저런 병신낙인이 찍힐 리는 없으니까. 그리고 자기 동생이 어릴 적부터 저런 천재성을 발휘해 온 애라면, "분하지만, 내 동생은 내가 대적할 수 없는 놈이다"라는 걸 인식하고(이건 동생과 비교해 자신은 치명적으로 열등하다는 걸 인식하는 느낌이리라. 장애인은 세상의 모든 것과의 비교에서 그런 치명적 열등함을 느끼는 것이고...) 동생의 우등함에 적응하는 생존법을, 쪽팔리지만 체득해 왔을 게다. 하지만 동생이 20대에 들어, 저렇게 돌발적으로(?) 자신의 잘남을 과잉으로 구현해내는 바람에 저 형은 저 상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역설적으로, 부모는 정말로 감격했었을 것이고~) 저렇게 병신 낙인이 찍히게 된 거다.

이왕 찍혀 버린 병신 낙인, "하늘이 날 분발하라고 그렇게 한거다"라면서 이걸 계기로 형은 더욱 더 사시 공부에 전념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성과는 여전히 안 나오고, 뇌가 조바심 따위에 힘입어 더욱 더 병신 모드로 돌입해 버렸다면, "이런 환경을 초래한 동생이 밉다!"면서~ 동생에게 칼부림을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안다, 이건 너무 지나친 비약, 과장의 얘기라는 걸.

하지만, 근거없는 과잉 자기최면을 걸어가면서까지 이렇게나 처절하게 노력, 시간을 투입했는데도, 자기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뇌가 어느 정도로 분노하고, 그 결과 어느 정도로 지랄, 발광하게 될런지는 아무도 예측못하는 거다. 뇌의 충동성, 이기성이란 정말 무서운 거니까.

당신이 지금껏 자신의 뇌를 잘 통제해 왔다고 해서, 자신을 너무 과신하지 마라. 물론, 당신의 뇌 통제력이 훌륭해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당신이 평범의 경험만 해 왔기에 뇌가 이제껏 그렇게 잘 통제돼 온 것일 수도 있다. 당신의 뇌가 당신이 결코 예측못한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되면 문명의 경계를 넘어서는 경험을 언제든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다. "저런 경험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느냐? 저 경험을 하고서 완전히 망가진 상태로 진입하느냐, 그 전보다 더 나은 상태로 진입하느냐"에 그 경험의 한 뒤의 인간 상태가 달라지는거다.

이런 생각이 든다. 저 형이 결국에는 사시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룩해 내, 동생때문에 자신에게 찍혔었던 병신 낙인을 벗어 버렸을까? 사시에 합격 못했다면, 그 병신 낙인에 계속 괴로워(?) 하며 지냈을까? 아니면 그 낙인을 어떻게 완화시킬 방법을 찾아내 나름 잘 살고 있을까나?(음냐, 할 일이 없으니까 맨날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 비루한 삶에서 재미를 느껴낸다. ①비루한 삶+재미 ②안 비루한 삶+별 다른 재미, 의미, 자극도 없는 삶, 이 두 삶 중 어느 게 나은 형태의 삶인 걸까나?)

다섯
학교에서 맘에 드는 여자 친구를 사겼다. 그런데 이 여친이 안정성때문인지, 자기를 버리고 재학 중에 7급 공무원에 합격한 다른 남학생으로 갈아 탔다. 얘는 마음과 돈, 몸까지 다 서비스했는데 여친에게서 배신을 당했다 보니, "내게 어쩜 이럴 수 있어!!!"라면서 매우 우울해 했다. 내 가치가 이것 밖에 안돼 배신을 당했다는 생각에 자기도 시험합격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로 했다.

같은 7급이 돼 봤자 승산이 그리 있을 것 같지 않으니, 이왕 하는 거, 최고의 시험인 사시에 매진했다. 자신의 가치를 7급 공무원보다 더 혁혁히 상승시켜 저 여자를 자기에게 다시 돌아오게 만들기 위해서다. 아니면 사시합격자라는 걸 무기로 더 우월한 여자를 옆구리에 장착한 자신의 모습을 전 여친에게 과시하기 위해서거나. 당연히, 붙을 줄 알았는데 사시에 실패, 그래서 자살.(아니면 저 전 여친이 이미 7급 남이랑 결혼을 해서 사시합격의 목표가 사라져서 그랬던가.)

다른 사람은 어떨런지 몰라도, 내가 정상적인 몸을 가진 젊음이고 저런 배신감을 느끼는 상황에 처해 졌었다면 당연히 저런 공격적 마음을 품었을상 싶다.ㅋㅋㅋ 저것도 젊음의 충동성, 폭력성, 황폐함 등에 해당되는 것일진데 나이드니 참, 부질없는 거란 생각이 든다. 기업이나 알짜배기 자영업을 하는 집안의 장남이 아닌한 젊을 때 지켜야 할 게 많은(혹은 있는) 젊은이가 몇이나 있겠나?

지켜야 할 게 그리 없으니 새로운 일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이고,---그런데, 지켜야 할 게 없는 상태니 의외로 이 상태가 정말 위험한 상태일 수 있는 거다. 그러니까 저 나이때에는 핫김에 의한 사고를 그리 많이 치는 것이기도 하고. 그 중의 가장 강력한 사고가 자살.---그렇게 함으로써 지켜야 할 것을 만들어 나가는 게 젊음이 아니겠는가?

우히히, 나는 지켜야 할 것도 없고, 희망, 즉 할 일까지 없었던 젊음이라 어떤 초대형 사건을 쳐도 누가 뭐라 못하는 인생이었는데,(내가 겪었었던 이런 비참, 칙칙, 우울의 젊음을 겪고 있을 청춘들에겐 정말 연민이 인다.ㅠㅠ) 이런 모멸적이고 치욕적인 젊음을 나는 잘 넘겼다는 게, 내 자신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이런 감정은 누구한테도 자랑못하는 거라 살포시 내 맘 속에만 간직할 수 밖에 없도다~

신기한 건,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류의 자랑거리(?)는 남에게 자랑할 수 없는 거라서,(하면 "나 병신이요~"라고 내 스스로 인증하는 격이 되니까.) 원통하기까지 했었는데, 몇년의 세월이 지나고 나니, "내만 간직할 수 있는 이런 비밀스런 자랑거리가 오히려 더 가치가 있는거구나"라는 발상의 전환이 일어나더구만. 나는 이런 혼자만의 비밀스런 기쁨을 폐쇄적이고 음흉한 인간들이나 가지는 특징인 줄 알았는데, 이런 류의 기쁨을 가질 것을 권장하는 글들이 의외로 많아 위로와 함께 꽤 놀랐기도 했었다. 즉, 내가 그동안 내스스로 쌓아온 이 진귀하고 값진 보물들의 가치를 이제야 느끼고 있단 말이다.

외로움, 고독이 죽기보다 싫다고 말하는 이들은 자기만의 이런 비밀의 세계를 못 가진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젊은 얼치기 명품족은 오로지 남들에게 과시할 목적으로 평범한(?) 대중적 명품으로 치장하지만 진짜 부자들은 사람들에게 잘 안 알려진 명품으로 치장하면서,(값은 대중적 명품보다도 훨씬 더 비싸다고 하더만.) 얼치기 명품족들과 구분되는 자기 차별화, 내적인 기쁨을 느끼는 것과 비슷한 게 아닐까 싶다.

여섯
가족들이 전부다 서울대에 다니고 있고 심지어 부모도 서울대 출신인 초절정의 엘리트 가정이다. 이렇게 외형도 엘리트지만 뼈속 자체도 엘리트 기질로 가득 찬 사람들이라 자신보다 열등한 것들을 보면 "아, 눈 베렸다, 혐오스러워~"같은 마음을 품는 사람들이기까지 한다. 저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저런 엘리트 상태를 이룬 이들이라 자신들의 저런 자부심을 차별적 시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 아무리 명문대라고 한들 비서울대는 무조건 알로 보는 집안이다. 가족들이 전부다 초절정 엘리트급이라 지방대에 입학한 얘는 무시를 당해왔다. 어차피 서울대에는 못 들어가 버렸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없지만 집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회복하고 인정을 받기 위해 사시에 매진했다.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아, 우리 집안의 엘리트 기질은 내가 결코 깨고 들어갈 틈 조차 안 줄 정도로 견고한 것이었구나"라는 걸 새삼 깨닫고 자살.

아, 이까지만 해야 겠다. 계속 머리를 쥐어 짜다간 진짜 병신될 것 같다. 하기야 더 쥐어 짜도 들어간 노력에 견줘 새로 나올 건 별로 없겠구다 싶기도 하고.ㅋㅋㅋ

과도히 이상적인 자신과 과도한 사랑을 나눴다
쟤는 사시에 합격한 이상적인 자신과 너무나 열렬한 애정을 나눈 사람이라고 해야 할 게다. 현재는 너무나 초라해서 현재의 자신을 사랑해줄 능력은 없으니, 미래의 판타지성 자신을 과하게 사랑한 사람이란 말이다.(달리 보면 극한의 행복을 누렸던 사람일 수도 있을 게다. 이런 꿈 자체를 못 꾸는 사람도 적지 않으니까. 나도 그랬었고. 그래도 나는 희망같은 마약에 별로 의지를 안 하고 살아온 덕분에 살아 남아 이런 단계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기도 한 것이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나 역시도 그렇고 모든 인간은 다 이런 거지 싶다.

보통의 인간들은 이걸 '꿈'이라고 표현하던데,(나는 평생 구체적인 꿈이란 게 별로 없었던 인생이라, 이런 잘난 척하는 표현을 써도 도덕적 문제가 안 발생하는 사람이라는...) 저 말 자체가 삶이란 늘 미래를 생각하고, 지금 현재만으로 살 수 없는 불안정한 것이라는 걸 어느 정도 방증하는 거라고 해야 할게다.

어쨋거나, 쟤의 자살에서 내 젊었을 적의 모습이 느껴진다.(☜이게 이 글을 쓰게 된 가장 근원적 동기다.) "이 병이 내게 주어지지 않았었다면 이 세상에서 제대로 날고 있었을 애가 이런 치욕적인 개백수 새끼로 존재해 이런 치욕감, 모멸감을 이렇게 느끼고 있다니!!!"라는 분노를 씹고... 근원적 초라함, 열등함, 자기 모멸감 등등 온갖 부정적 감정에 휩싸인 채로, 이 시발 좆같은 병이 없는 내 자신을 상상하는 내 모습이 쟤의 자살에서도 느껴진 거다.

저건 꿈을 가진 자의 상태가 아니다. 그냥 이 개좆~ 개씹~같은 현실을 부정하고픈 마음만 가지고 있는 폭력 그 자체의 상태일 뿐이다.(희망이 없는 현실에 절망해, 그 좆같은 현실에 비행, 범죄로 대응해버리고마는 비행 청소년들의 심리가 이런 걸거다.) 이 병은 내가 노력을 해도 낫는 병이 아니니, 사실상 평생 저런 폭력 그 자체의 상태일 수 밖에. 젊음에게 저 상황을 해석할 능력이 있을리도 만무했었으니까.(나이가 드니 젊었을 적에는 몰랐던 게 해석이 되는 기쁨이 있다.ㅋㅋㅋ 늙어감이란 인생의 질문들을 하나 하나씩 풀어 나가는 재미를 느끼는 거라고 해도 될 듯 하다.)

인간은 나약하기에 희망이 없다는 상황을 견뎌내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은 현실성이 없을지라도 꿈, 종교같은 건설적 망상을 만들어 내어서라도 희망이 있는 것처럼 자기 자신을 속이게 된다. 나는 그럴 능력도 없었는지, 아니면 그러는 것까지도 귀찮았는지, 어쨋든 버텨냈고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 개나 소나 다 가지고 사는 꿈, 종교같은 건설적 망상없이 나는 이 우울하고 칙칙한 존재를 지속해 냈다의 의미다. 이러고 나니 정말로 기괴하지만 가치있는 내만의 자부심이 만들어 지고 말았을 수 밖에~ 이거 정말 엄청난 성취인거다!!! 서울대, 하버드대, 하버드 할배대를 나온 놈이라고 한들 이런 고급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

내 자랑 그만하고, 쟤 얘기로 원위치한다. 신기한 건, 쟤는 내가 겪은 우울하고 칙칙한 감정의 정점을 내보다 최소한 10년은 빨리 겪은 것 같다. 그러니 사시 공부를 고작 2년하고 21살의 나이에 저렇게 자살을 실행한 것일테고. 이래서 "어느 정도로 현실성이 있는 미래의 자신과 사랑을 나눌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가?"가 그 인간의 진정한 능력이 아닐까 싶다. 쟤는 자신의 초라한, 열등함을 느끼지 않으려고 자기 분수에 안 맞는 얼토당토않은 자아상을 만들었기에 사시에 2번 떨어졌다고, 더군다나 21살짜리가 자살한 것이라고 봐야 할테니 말이다.(하여튼 21살 짜리가 사시에 2번 떨어졌다고 자살? 이건 내 상식으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건이다.)

나는 어쩌다가 쟤가 저런 이상적인 자아를 만들어내 그거랑 열렬한 사랑을 해야만 했었을 정도로 자신의 근원적인 열등함, 초라함, 나약함 등을 느끼게 하는 스위치가 켜졌을까?가 궁금할 뿐이다. 하기야, 젊음의 충동성, 폭력성이 사실상의 난동을 부리는 20대의 숫컷에겐 저런 사건이 그리 어렵지 않게 일어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쟤가 참으로 특이한 건, 20대 초반의 숫컷이 젊음의 난동(?)을 부릴 대상으로 택한 게 사시라는 거다. 인원을 많이 뽑는다고 요즘 들어선 사시가 그렇게 똥값이 됐나? 아니면 혹시 쟤는 지력이 정말로 강한 영재출신이라 21살의 나이에 감히 사시를 상대로 난동을 부릴 수 있었던 걸까나?

사시를 2회 치르는 동안 신림동, 노량진에서 공부한다고 집의 꽤 많은 돈을 꼴아 박았기에 그 죄책책감이 자살에 한 몫했을까나? 인터넷 강의로만 했기에 그런 죄책감은 없었을까나? 어쨋거나 휴학을 2년이나 하고 고시공부를 하는 것 역시 엄청난 도박이다.(지딴에는 잘 한다고 배수의 진을 친거긴 하겠지만.) 희망의 꼬득임에 과도히 빠질 수 밖에 없는 젊음의 매력이자 마력이리라. 인간의 생리상 저리 되는 게 당연한 것이기도 하고.

역시나 자기 주제 파악못하고 희망의 꼬득임에 손 쉽게 빠지는 병신새끼가 되면 그 상태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힘든 법이다. 하기야, 나이든다고 저 꼬득임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인생은 늘상 실존의 선택을 하게하는 도박인거다. 이러니, 베팅을 어떻게 하는가가 대단히 중요한 거다.ㅋㅋㅋ

쩝, 얼마나 할 일이 없으면, 이제 이렇게 자살자를 까는 글까지 올리고 있구나~(병신들아, 이런 병신새끼한테까지 빈정거림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싶지 않으면 우울한 자살을 하지 마라.ㅋㅋㅋ) 시간이 흐르면, 이렇게 자살자를 깐 것에 대한 죄책감, 모멸감이 들어 우울한 자살로 들어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내 인생 목표는 '잘 죽자'이고, 저 '잘 죽자'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잘 자살하는 것'이 될 수 밖에 없으니까 나는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면서 우울한 자살이 될 확률을 최대한으로 줄여야 하기에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거다.(근데, 당신은 당신의 삶을 어떤 죽음으로 마무리하게 될 것 같은가? 시간있으면 이걸 잘 생각해 봐라. 은근히 삶에 긍정적인 긴장이 느껴지고 색다른 재미가 느껴질런지도 모른다.)

김삿갓이 젊어서 그렇게 쌔빠지게 공부할 적에, 나중에 자기가 자기 조상을 모멸한 것에 대한 모멸감 때문에 삿갓을 쓰고 전국을 유랑하게 되리라는 생각을 했었겠는가? 천재지변, 병, 사건, 사고는 예측 불가능한 게 당연한 거라 그런 사고에 처해지디고 하는 게 인간의 삶이지만 서로간의 자발적 행위만 있는 일상에서도 이런 차원의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삶은 역시나 불안한거다.

김삿갓은 시험 문제에 대한 답을 적어내는 일을 한 것뿐인데 그런 당연한 일로 인해 정상적인 삶을 포기하게 된 정말 특이한 인생이란 말이다.

자살자님, 이 글로 님을 좀 까서 죄송합니다. 덕분에(?) 지나간 제 젊음에 대한 애증관련 배설을 제대로 한 것 같습니다. 남의 자살 뉴스에 저의 젊음의 폭력성, 충동성, 불안성 등등을 투사시켜 묘사를 제대로 해 냈다는 의미지요. 글로 자신의 우울함, 칙칙함을 이렇게 뱉어내면 생각이 재정립되는 효과가 있거든요. 어쨋든 님을 까려고 한 건 아니고, 님의 자살을 차용해 저의 비참, 우울, 칙칙했었던 젊음을 조문한 것이니 양해 좀 바라겠습니다.

어떤 비루한 삶을 사는 인간이 저를 이용해 자신의 우울, 칙칙함 등을 제게 투사해서 자신의 의식의 어떤 도약을 이뤄내거나 위안을 얻는다면 저 역시도 너그러이 봐줄거거든요. 심지어 제 얼굴에 침을 뱉어서 그런 효과를 얻어도 저는 용인해줄 것 같습니다. 비루한 것들의 그 비루한 맘을 제가 너무나 잘 알 뿐만 아니라, 잘 살고 있는 것들도 그렇게라도 해야 권태로운 일상에 덜 무너진 채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이죠.

음냐, 비참, 비루했었다고 내게서 늘 박대 당해왔고, 아무도 접근하지 않던 곳에 짱박혀만 있었던, 나의 젊음에 대한 내 감정이 이런 조문, 혹은 위로글을 뒤늦게나마 이렇게 거창하게(?) 받았으니 얘도 기분이 무척 풀렸을 것 같다. 내니까 이런 글쓰기가 가능하지, 누가 가능할까나~ㅋㅋㅋ 이런 면에선 나는 정말 인간 최강급의 호강을 하는 거다.

아... 어쨋거나 이 글은 금방 마무리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꽤 오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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